씩씩한 엄마 달콤한 아빠 풀빛 그림 아이
마우고자타 스벵드로브스카 지음, 요안나 바르토식 그림, 이지원 옮김 / 풀빛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의 일, 아빠의 일?

자기한테 맞는 일!

전 벌레를 정말 잘 잡아요. 말벌 같은 것도 도구만 있으면 때려잡을 수 있어요.

남편은 벌레를 쳐다도 못봐요.

남편은 빨래를 잘 개고,

전 빨래를 왜 개는 지 모르겠어요.

둘 다 설거지도 청소도 싫어하지만 집은 깔끔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 해요. (거의 나)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달라요.

하고 싶은 것도 다르고, 여유 시간도 달라요.

하지만 성별에 따라 바깥에서도 집안에서도 역할이 나뉘어요.

안사람은 아내를, 바깥 사람은 남편을 뜻하는 단어부터 이미 역할을 나누고 있죠.

대부분의 싱크대는 남자가 사용하기에 너무 낮아요. 여자 평균키에 맞춰서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집에 불이 나가거나 전자기기가 안되는데 남자가 아무 것도 모르면 이것도 모르나 싶어 갑갑해요.

설거지 / 컴퓨터고치기 / 육아 / 빨래 / 돈벌어오기 / 청소 / 전구교체 / 인형 / 분홍색 / 로봇 / 요리 / 파란색 / 못질

성별과 관련없이 만들어진 단어지만 우리 머릿 속에선 이미 착착착 남녀의 기준을 세워 분류되어 있어요.

말 안해도 뭐가 어딘 지 아시죠?

5살 짜리 아이나, 40먹은 어른이나 똑같이 분류할거예요.

사회가 변해서 남자들도 집안일 하는 비율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뭐 하나 하고 나면 도와줬다는 생각에 뿌듯해합니다. 같이 사는 집인데도요!

<씩씩한 엄마 달콤한 아빠>는 아이의 눈에서 전개됩니다.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예요. 가정은 아이가 제일 처음 만나는 사회입니다. 가정 바로서지 않으면 무슨 요술을 부려도 한 번 박힌 인식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엄마아빠는 아이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요?

                                    

엄마아빠는 둘 다 여러가지를 잘합니다.

그런데 서로 잘하는 분야가 달라요!

엄마는 못을 잘 박고,

아빠는 요리를 뚝딱 잘 합니다.

                                    

아빠는 나를 위로해주고

엄마는 나를 웃겨줍니다.

엄마는 따뜻하게 아빠는 엄하게 해야 가정에 균형이 맞고 아이가 올바르게 자란다고 생각한 과거와는 다르죠?

전 위로를 잘 못해요. 위로와 공감보다 당장의 해결책을 찾아 제시해요. 우는 친구 웃겨볼라고 쉰소리하다가 쫓겨 난 적도 있어요. 근데 남편은 내가 속상한 일이 있어 털어놓으면 해결책보다 극대노해주는 편이예요. 불을 토하고 있는 모습보고 있으면 저는 오히려 차분히 가라앉아요.

괜히 가면을 쓰고 아이를 대할 필요 없어요!

내 성향에 맞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깔고 다가가는 게 좋답니다.

                                    

글만 읽으면 어리둥절해요.

엄마는 무지개를 그리고 아빠는 산을 옮겨...?

엄마는 화가고 아빠는 건축회사인가..? (이것도 직업적 편견이죠?)

아이의 눈에는

색색 빨래 너는 엄마는 무지개로, 빨래를 옮기는 아빠는 산을 옮기는 걸로 보였나봐요.

그림과 글이 서로를 보완해주는 그림책이랍니다.

그림을 가리고 보여주거나, 글만 먼저 읽어주고 엄마아빠가 뭘 하는 지 맞추는 것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읽기 중 활동이 되겠네요.

                                    

엄마 아빠가 뭘 잘하고 못하든,

아이에게 엄마아빠는 이 세상 전부입니다.

이 책에서 그리는 엄마 아빠는 고정된 성역할이 아닌 개인의 성격과 재능에 따라 일을 분담합니다.

그렇게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상대의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얼마나 행복하게 자랄까요?

아이의 첫 사회생활인 가정을 배경으로 성평등 의식을 다룬 그림책 <씩씩한 엄마 달콤한 아빠>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이 안 나와요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5
장스라이 지음, 핑자오자오 그림, 김영미 옮김, 유진상 감수 / 아이노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슴에 돌을 올려놓은 것 같고 손 발이 저릿저릿합니다.

구슴 속에 있는 듯 정신은 명료하지 않고 계속 뒤척이게 됩니다. 안색은 파리해지고 배가 점점 부풀어오릅니다.

중병같죠? 변빕니다.

변비는 엄연히 국제질병분류기호도 있는 병입니다.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오늘은 그를 만나고자 교실을 나서면 응원해준 친구들. 기대하며 떠났지만 패잔병으로 돌아온 힘없는 발걸음. 여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흔한 질병이 아닐까요?

흔히 개그소재로 쓰이곤 하지만,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을 망치는 악의 축!!

오죽하면 이런 기사까지... 도대체 전 이때까지 몇 억을 손해본거죠?

어른도 고통스러운 변비. 아이들 변비는 부모 마음까지 아프게 합니다.

아이들의 변비는 대부분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양육에서 비롯됩니다.

지혜로운 변비 탈출을 위해 읽으면 좋은 그림책 <똥이 안 나와요>입니다.

                                    

나와!

안 나가!

ㅠㅠ

똥이 안나와서 병원에 가게 된 주인공.

의사선생님은 마치 마법사처럼 내 평소 나쁜 습관을 척척 알아맞힙니다.

고기만 먹고 채소는 먹지 않는 식단,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 TV에 빠져 화장실에 제 때 가지 않는 습관이죠.

                                    

결국 좌욕과 연고 처방을 받고

앞으로는 규칙적인 식사, 채소를 많이 먹는 식단, 물도 충분히 마시고 화장실에 제 때 가기로 다짐하는 주인공입니다.

아이에게 얘기하는데 왜 제가 찔리죠?

아이들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잔소리 하는 것은 크게 효과가 없습니다.

이렇게 책을 같이 보며 책 속 주인공의 문제를 발견하면, 자기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나만의 부끄러운 고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겪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책의 뒤에는 이렇게 의사인 작가가 쓰고, 의사가 검수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변비에 대한 QNA가 있답니다.

어릴 때 잘못 된 습관은 평생 이어집니다. 성장기에 변비를 겪어 장기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몸이 성숙하면 안되겠죠?

변비가 있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꼭 같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사랑하지만 힘든 걸 어떡해
캐런 클아이먼 지음, 몰리 매킨타이어 그림, 임지연 옮김 / 한문화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어디서도 누구와도 말하기 힘들었던

불안하고 두려운 초보 엄마들의 진짜 속마음

숭고함으로 포장되어 강요되던 엄마의 희생이 당연시되던 시절이 저물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어도 엄마는 강인하고 완벽한 울타리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숨어있던 엄마들이 용기 내어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관련 서적이나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몸이 조금만 아프거나 조금만 일상이 틀어져도 사람들은 짜증과 화가 치미곤 합니다.

그때 나오는 짜증과 화는 '내가 너무 힘드니 이래도 돼!'라며 당연하게 여겨지죠.

그런데, 아기를 가지면서 몸 이곳저곳이 말도 못 하게 아프고, 일상은 180도 바뀌었으며, 호르몬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는 엄마들은 평소와 달라선 안됩니다. (호르몬은 정말 정말 정말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확 바꿔놓는 물질인데도요.)

평소와 같은 정도가 아니라, 애를 가지자마자 엄청난 모성애를 발휘해서 평소의 300%는 해내야 하죠.

아이의 안전을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동안 뇌와 몸의 긴장지수는 한없이 높아져서 더 피곤하고 고되지만

우울하고 짜증 나도 티 내면 안 돼요! 어디 엄마가 감히?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자라면서 몇 번이나 들은 말이 메아리칩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약해진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게 됩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며 이 상황이 나아지는 날이 오기는 할까? 하며 두려워합니다.

보통 남편들은 출근하기 마련이니, 혼자 말도 통하지 않는 아기와 둘이 있으면 머릿속에 걱정과 잡념이 스며듭니다.

'이걸 얘기하면 미친 여자 취급받지 않을까? 남들은 다 괜찮아 보이는걸.'

'이게 남에게 털어놓을 정도로 큰일일까?'

'내가 얘를 제대로 된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숨기면서 엄마라는 껍데기만 남고 내면의 나는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다,

지금 이런 나의 모습은 당연한 것이다.

간신히 견디는 초보 엄마를 지탱해 주는 책 <너무 사랑하지만 힘든 걸 어떡해>입니다.

                                    

차례만 봐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답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어요.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내가 공감 가는 부분만 봐도 된답니다.

                                    

초보 엄마가 하는 말과 진짜 속마음이 말풍선을 통해 대비됩니다.

필요한 거 없냐는 말에

폭풍같이 몰아치는 속마음을 삼키고 괜찮다고 내뱉는 엄마.

한쪽 면에는 이렇게 만화가 있고, 그 옆에는 직접 내 생각을 쓸 수 있는 노트가 마련되어 있어요.

생각만 하면 금세 잊힙니다. 생각을 내뱉고 적음으로써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보다 명확해지죠.

                                    

애 낳고 모유 수유 한 분들 얘기 들어보면 진짜 무섭습니다.

모유 안 먹고 컸는데 전 너무 잘 자랐고, 제 애도 초유만 먹이거나 100일만 먹일 거예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도 않은 모유 만능 설론 엄마를 괴롭히지 마세요.

분유도 모유도 둘 다 힘들어요. 장단점이 있죠. 내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근데 분유를 먹이는 엄마에게는 죄책감까지 느껴야 합니다.

아기가 모유로 인생이 결정되는 거 아닙니다.

                                    

초보 엄마의 우울증 뿐만 아니라, 초보 아빠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엄마만큼은 아닐지언정 아빠도 급변한 상황에 분명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요.

내가 힘들다고 나에게만 갇혀 있으면 벗어날 수 없어요. 잠시 고개 들어 주변을 둘러보고 대화하는 게 나를 지키는 더 건강한 방법입니다.

                                    

아이를 키우면 주변에서 얼마나 입을 대는지 몰라요.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외국도 똑같나 보네요.

속마음에 보이는 '어머니 아들은 뭐 완벽한 줄 아세요?' ...ㅋㅋㅋㅋㅋㅋ

좋은 말이어도 계속 들으면 짜증 납니다.

나쁜 말은 들으면 화내기라도 하지, 좋은 의도로 하는 훈계는 화내기도 좀 그렇고 100배쯤 더 짜증 납니다.

내 애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중간중간 이렇게 심각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는 SOS 코너가 있어요.

맛있는 것,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 남편의 정다운 말로 마음이 누그러지면 다행이지만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약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그런 처방을 무서워해선 벗어날 수 없는 기나긴 터널에 갇히고 맙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내 주변 사람들이, 내 아기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이 다른 산후우울증 책과 구별되는 점은,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유독 공감되고 위안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내 약해진 부분을 꺼내는 건 약점을 드러내는 게 아닙니다. 대화와 해결을 위한 발걸음이죠.

유병재가 한 말 중에 자주 되뇌는 말이 있어요

                                                                     

힘들면 얘기하세요.

우리 10개월 동안 배불러서 하고 싶은 거 못하고 밤에 끙끙 앓고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몸 망가져가며 애 낳은 사람들이거든요!

왜 참기까지 해요!

슈퍼우먼 될 필요 없어요.

말만 하세요. 동지는 내 생각보다 훨씬 많답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점점 까먹어가는 초보 엄마에게 꼭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 전쟁 -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의 비밀
로라 밴더캠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이상합니다.

임산부 배려로 재택근무 중이라 출퇴근 시간을 아꼈고,

역시 감사한 배려 덕에 올해 업무도 가벼운 걸 받았기에 시간에 쫓겨 허둥대지 않아도 근무 시간 내 계획한 일을 다 할 수 있는데, 초조합니다.

남들이 오늘 뭐 했냐고 물어보면 한 달째 늘 "바쁘다. 정신없어 죽겠다. 근데 한 거 없이 시간만 갔다."라는 모순된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일상입니다.

주어진 절대 시간은 늘어났는데 재택근무로 인한 불안감, 출산 준비(를 안 해서 생기는) 초조함이 시간을 좀먹는 느낌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일은 많이 하는데, 여유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멘탈甲인가보다~ 나는 멘탈이 저렇게 안돼.'라며 마냥 부러워 하기만 했는데, 그럼 타고나지 못한 저는 평생 시간에 쫓기며 살아야 하는 걸까요?

시간 없다는 변명은 그만.

<시간 전쟁>에 시간 관리에 대한 해법이 담겨있습니다.


시간 파악하기

시간 관리를 하고 싶으면 먼저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시간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많은 노하우와 조언이 들어있지만, 책의 초반부부터 자신의 시간을 파악하는 방법과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부터 기술한 건 그런 이유일겁니다.

하루할 일을 체크리스트로 작성하는 분은 이미 많으시죠?

전 정말 어마어마하게 급하고 중한 일이 아니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기한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저자도 체크리스트 작성을 추천하는데, 3개의 유형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 2-3개를 작성해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권합니다.

- 일

- 인간관계 (남편과 외식, 친구와 조깅 등)

- 나 (치과 예약, 박물관 전시 관람 등)

오늘 하루할 일을 저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봤어요. 모두 체크하고 끝낼 수 있었네요.

오늘도 내일 할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잠들려고 합니다 ^^.

중요한 것은 스케줄을 꽉꽉 채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일정에 빈칸이 있어야 여유를 가지고 하루를 보낼 수 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연속해서 일하는 것보다 중간에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게 효율도 더 좋죠.

빈 칸을 꽉 채우지 않음으로써 저도 오늘 갑자기 온 택배와 배당된 업무로 생긴 일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네요.

시간의 빈칸을 만들기 위해선 YES맨을 포기해야 합니다. YES만큼 NO를 말할 수 있어야 시간을 절제할 수 있고, 그 절제한 시간은 자유로 돌아옵니다.

내일의 나에게 미루는 습관도 시간 관리를 못하게 하는 주범입니다.

나를 너무 믿지 마세요. 오늘 못한 거 내일도 못하는 거 다들 몇십 년째 경험 중이시잖아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룬 나 덕분에 내일도 나는 정신없습니다. 결국 기한을 얼마 남기지 않고 도저히 못하겠다고 징징거리는 것보다, 초장에 내 역량과 스케쥴을 파악한 후 거절해야 합니다. 거절당한 사람도 그래야 새로운 계획을 세우니까요.

인간 관계

위의 체크리스트 작성법에 특이하게 인간 관계가 들어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바쁠 땐 인간 관계에 드는 시간부터 줄여 시간을 확보하곤 합니다.

'일'과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나의 개인 스케쥴'에 비하면 인간 관계는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듯 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바로 아래에 후술된 것처럼 기억할 만한 일들로 시간을 채울수록 늦게 흘러갑니다.

너무 힘들 때 혹은 혼자 있는 게 좋은 데 무리해서 인간 관계를 쌓으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저녁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이 계획되어 있는 날 업무 시간 내내 기분이 업되고 효율이 높아지는 느낌, 느낀 적 있지 않으신가요?

견고히 형성해놓은 인간 관계는 시간을 확장 시켜줄 뿐 아니라 다른 좋은 인연으로의 확장, 기회가 되어 돌아옵니다.

기억할 만한 일들로 시간을 채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갑니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에 비해 5G의 속도로 흘러갑니다.

어릴 때는 처음 경험해 보는 것도 많고, 평범한 일상 하나하나를 재밌고 즐겁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상대적입니다.

책임 / 강렬한 감정 / 색다른 기억 / 가족, 친구와 보내는 긴밀한 시간의 기억이 많을수록 시간의 속도는 늦춰집니다. 같은 시간이 주어져도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낸 사람보다 시간을 확장해서 느낄 수 있죠.

기억할 만한 일을 만들겠다고 늘 색다른 것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늘 가던 식당, 늘 시키던 메뉴를 벗어나 도전하기, 평소와 다른 곳에 주차하고 풍경을 즐기며 걷기 등 일상을 살짝만 바꾸어도 그날의 시간은 확장됩니다.

평범한 오늘 속에서 살짝 바꿀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매일 아이를 씻기지 않아도 된다

- 상사가 들어왔을 때 바빠 보이지 않으면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야. 상사 출근 전에 책상에 앉아있어야겠어.

- 매일 애를 씻기고 빨래를 해놓지 않으면 쑥대밭이 될 거야!

- 1시간 이내에 이메일에 답장하지 않으면 상대가 날 무능하게 볼 거야!!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평소 시간에 쫓기며 초조하게 해내던 일을 그만둬도, 서로가 자신의 작은 세상 안에서 자신의 일을 하기 때문에 남들은 허탈하게도 변화를 캐치하지 못합니다.

내 신속한 세탁 서비스는 며칠 안 해도 티도 안 나며, 상사는 내가 밥을 30분 만에 먹고 일을 하고 있는지 1시간 동안 먹고 일을 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내 '시간 탈옥'이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적절한 논리를 대어 협상을 하면 됩니다.

협상 시도도 해보지 않고 (대부분은 협상 할 필요도 없이 허무하게도 나 말곤 아무도 모르겠지만)매일 하지 않아도 되거나 위탁할 수 있는 일로 내 시간을 좀먹을 필요 없습니다.

시간 배당금

주식이 두고두고 수익을 내듯, 시간도 미래를 위해 지금 투자해놓으면 계속 시간 배당금을 줍니다.

요즘 온라인 고객센터에 들어가거나 전화를 걸면, 자주 묻는 질문을 모아놓고, 직원 연결 대신 안내 음성으로 대신합니다. 처음 데이터를 구축하는데 시간이 들지만,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습니다.

집안일도 마찬가지죠.

남편이 하면 뭔가 어설프고 느리고 내 일이 오히려 더 늘어나는 것 같지만, 시켜야 합니다.

시켜서 숙달되게 만들면 그 후로 내 시간은 주기적으로 확보됩니다.

안락한 미래를 위한 약간의 시간 투자는 막대한 배당금으로 보상됩니다.

시간을 음미하라

잠시의 짬이 생기면 바로 휴대폰을 켭니다.

사실 짬이 없을 때도 화면이 켜지거나 알람이 울리면 바로 휴대폰을 확인하지만...

겨우 생긴 여가시간에 휴대폰으로 '모양 모군 스캔들' '오늘의 핫딜' 따위를 보고 나면 쉰 것 같지도 않습니다.

휴대폰을 보는 10분보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주변을 감상하는 10분은 훨씬 천천히 갑니다.

속도를 늦추고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시간이 하나하나 분명하게 인식됩니다.

돈과 생각의 힘

돈이 전부는 아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다지만 행복을 보다 쉽게 가질 수 있는 도구는 되는 것 같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으니까요.

당장 가전제품만 해도 그렇습니다. 세탁기 건조기 무선청소기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모두 내 시간과 노력을 돈으로 아끼게 해주는 효자템입니다.

짜증 나는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즐거운 시간을 늘려주죠.

돈으로 시간을 살 것인지, 시간으로 돈을 아낄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어릴 땐 늘 시간으로 돈을 아끼려고 했는데, 지금은 내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 돈을 쓰는 경우가 더 많고,

삶은 더 풍족해졌습니다.

하루의 어느 순간 책 진짜 읽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책장을 덮고 싶은데, 딱히 덮고 할 일도 없습니다. 그럴 땐 딱 1장만 더 읽자며 이를 갑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막상 1장 읽고 나면 다음 장이 궁금해서 이어지곤 합니다.

한때 운동을 열심히 할 때도, 정말 너무 드릅게 하기 싫으면 딱 한 세트만 더 !!! 한 세트만 더!!! 속으로 외치며 하다 보면 1시간이 금방 가곤 했습니다.

이게 생각의 힘이죠.

기나긴 겨울이 싫어도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축제를 생각하면 힘이 되곤 합니다.

'이것 역시 지나갈 것이다. 이것 역시 좋다.'라고 되뇌며 생각을 훈련하다 보면, 어차피 흘러갈 같은 시간을 보다 행복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계획을 세울 때 자신을 과대평가하곤 합니다. '이 정도는 하지' 목표를 높게 잡고 기대가 현실을 넘어서는 순간, 고통이 됩니다. '<시간 전쟁>을 읽었으니 내일부터 3시간의 여유시간을 갖겠어! ' '내일부터 당장 하루에 1시간씩 운동할 거야!' 나오지 않는 시간을 억지로 쥐어짜내면 자기혐오에 걸리기 십상입니다. 초조한 마음은 시간을 좀먹기에 조금씩 천천히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작은 목표를 삼고 "이 정도면 됐다"라는 마음가짐이 시간을 불러들입니다.


직장에서는 늘 바빠 보여야 한다. 절대 먼저 하면 안 된다. 먼저 하면 당한다!

라는 생각으로 6년 차 직장인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누가 한량으로 보는 것도 아닌데 "요즘 어때?"라는 질문엔 "바빠 죽겠다"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바빠 보이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은 나보다 더 많이 하는 게 분명한데, 여유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드는 생각은

'부럽다. 똑똑해 보인다. 배우고 싶다.'

매일 바쁘다고 불평불만 투덜투덜 대는 사람들한테는

'아 왜저랩'이라고 생각하며 은근히 피했죠. 내가 그러면서!

여유 넘치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는 문구에 깊게 공감했습니다.

여유가 넘쳐서 괜한 일을 맡아 바쁜 게 아니라, 쓸데없는 일을 거절 못 해서 바쁜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시간은 유한하고,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같은 24시간을 6시간처럼 쓰는 사람이 있고, 30시간처럼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돌이켜 보면 하루가 텅 빈 것 같은 분들께 <시간 전쟁>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생 설계 강의, 10주년 전면 개정증보판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때 할 수 있었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

20살의 나에게 말을 걸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하실건가요?

일단 멱살부터 잡을 분 많으시죠?(ㅋㅋㅋ)

갓 20살이 됐을 땐 앞으로 인생의 큰 고난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12년 동안 대입을 위한 공부를 했고,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으니까요.

20살 때부터 노는 데 쓰는 돈을 모으기 위한 알바와, 놀기에만 집중했어요.

도전? 스펙쌓기? 할 필요 없죠. 시험에 통과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제 주변 친구들은 거의 다 비슷했기에 휴학하고 다른 일을 경험하러 가는 동기를 보면 '쟤는 왜 저런 쓸 데 없는 일을 한대?' 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취직을 하고 야생의 사회에 덩그러니 던져진 상태로 든 생각은

'교내 동아리 좀 해볼 걸' '교환학생 가볼 걸' '대외 활동 좀 할 걸' '경험 좀 쌓을 걸'

6년 차 직장인이 된 지금은

'결혼 하기 전에 좀 할 걸!' '애 가지기 전에 좀 할 걸!'

매번 핑계로 점철된 채로 이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남들이 보면 아직도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아이로 볼 나인데도,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실패하면...? 이라는 핑계 속에 저를 가두고 있어요.

표지에 저를 사로 잡은 문구가 있어요.

'그때 할 수 있었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

인생을 재설계하고 싶으신가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으로 주목받는 스탠퍼드 대학 ‘디 스쿨(d.school)’에서 글로벌 인재들을 가르쳐온 저자의 명강의가 죽어가는 열정에 어떤 말로 불을 지펴줄까요?


이 책에서 얘기하는 대부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규칙은 학교 밖 세상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주입식으로 배우고 경쟁적으로 풀어 재껴 배운 죽은 지식은 유연함과 도전정신이 필요한 사회와는 맞지 않더라고요.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막상 우리는 문제 해결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법이 등장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현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 너무 강해 다른 시각을 갖지 못해서라고 얘기합니다.

내 분야에 대해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보수적인 태도가 고착화는 이상한 풍경입니다.

내 지식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까요?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는 굳은 머리로 예전의 방식으로만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면서 인생은 재설계되길 바라시나요?

기존의 규칙에 편안히 몸담근 상태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규칙만 안전장비로 둔 채 발걸음을 떼야 합니다.

모든 규칙과 권고를 다 지키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규칙만 따라 빠르게 도전하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실패하면요?

우리는 어떤 도전을 하기에 앞서 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발목잡히곤 합니다.

이 책에는 <실패자 이력서>가 실려있어요.

                                

보통 직업이나 재산상의 실패만 실패로 여기기 마련인데, 인간관계 미숙이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등 자신의 성격적 결함도 적어 놓은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성과에 대한 이력보다 내 실패에 대한 이력을 주목함으로써 배우고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혹여나 실패했더라도, 실패는 외부의 평가에 불과할 뿐.

회사나 제품의 실패가 '나 자신'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명심하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도전 할 수 있습니다. 나를 움직이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너무 일찍 진로를 결정하고 그 길로만 가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지 말라'

N잡 시대, N잡 시대 하지만 막상 입학 할 대학을 고를 때는 내가 가는 과가 내 인생을 다 결정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취직할 때는 이직을 고려하지 않고 평생 일해도 될 것 같은 곳에 이력서를 넣습니다.

평생을 생각하고 골랐기 때문에 쉽게 진로를 바꾸지 못합니다.

다른 직종에서는 내 전공이 필요없다고 할 것 같고, 다른 회사에서는 날 안받아 주면 어쩌지 두려움이 앞서거든요.

27살 쯤 취직한다고 하면, 100세 인생 80세 현역인 사회에서 55년 가까이 일해야합니다.

"무수한 선택지가 펼쳐질 내 인생의 지도를 하나의 길로 좁히지 말라.

즉흥으로 선택한 것이 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여행처럼."

이제 막 진로선택의 시작단계에 접어든 20살 에게도, 이직이나 재취업을 생각하는 어른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운'이었어요.

운은 타고나는 걸까요?

운은 어쩌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에게나 가는, 나랑은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늘 자신은 운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정육점 주인을 관찰하는 영국의 다큐<THE SECRET OF LUCK>입니다.

관찰 대상자 웨인은 다큐에서 웨인의 운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모든 기회를 날려버립니다.

설문에 참여만 하면 상금을 주는 리포터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발 밑에 던져 둔 지폐를 못알아보며

우편함에 넣어둔 스크래치 복권도 긁지않고 버려버리거든요.

그제서야 웨인은 자기 자신이 행운이 오는 것을 막고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저자는 어떤 상황이든 행운과 기회는 곳곳에 숨어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이용하느냐 마느냐는 나의 선택에 달렸을 뿐입니다.

물론 기회가 요란하게 티를 내며 달려들지는 않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혹시 모를 기회를 위해 주변에 친절하고 촉각을 곤두세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살펴야 하는 거죠.

내 운은 오늘도 앞만 보고 달리는 나를 비켜가진 않았을까요?


예전 30대와 지금 30대의 느낌, 전혀 다르지 않나요?

예전엔 이제 정말 성인. 어른이라고 여겨졌는데, 지금 30대는 좀 얼라같은 느낌입니다.

성대하게 열었던 환갑잔치도 요즘 60세가 무슨 노인이냐며 축소하거나 없애는 추세죠.

70-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넘치는 시대입니다.

무엇이든 하고 일어설 수 있는 80세 청년 인생, '어떻게' 사실건가요?

스무살에 몰랐더라도, 당신의 상상력이 존재하는 그날까지 우리는 도전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