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
천레이 지음, 김정자 옮김 / 정민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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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사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한국사도 모르는데 무슨...'

전 고등학교 때도 국사, 한국근현대사를 배웠기 때문에, 세계사는 사실 정말 큼직큼직한 사건말고는 아는 게 없었어요. 어릴 때 세계사 접할 기회라고는 <먼나라 이웃나라>정도...? ㅋㅋㅋ

역사를 배울 땐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흐름을 알아야 하는데, 영화에 나오는 사건 부분부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분부분만 알다보니 연결이 안되더라고요.

이제 세계사 좀 알아볼까~ 하면 보통 책이 너무 두껍고, 지루하기 마련이니 자꾸 뒤로 미루게 됩니다.

마치 영어공부처럼......

근데 영원히 미룰 수야 있나요.

세계사를 처음부터 꼼꼼히 배울 필요가 있나요?

전체적인 흐름을 훑고 나면 내가 유독 흥미가 생기는 부분이 생기고, 그 부분을 찾아보다 보면 또 궁금한게 생겨서

지식이 확장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유기적이라 하나를 파다보면 연결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닌 그리스 로마사부터 시작해서 제일 젊고 강한 국가인 미국의 역사, 일본의 근현대사까지 빠르게 훑어 볼 수 있습니다.

                                

세계사책 생각하면 빽빽한 글자부터 떠올리게 되죠?

이 책은 설명부터 어렵지 않은 데다가 유쾌한 캐릭터들까지 설명을 도와주기 때문에 더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외국 전쟁영화나 시대물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설명과 그림에서 익숙함을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특히 영화 300과 캐리비안해적! 전 300은 안봤지만.... 캐리비안 해적은 몇 편 봤었는데 그냥 영화 제목인 줄로만 알고 있었더니 정말 있는 지명이고, 정말로 대해적시대를 이끌었던 곳이더라구요!

대해적시대는 원피스에서 나오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ㅋㅋㅋ

이름만으로도 뭔가 두근두근하는 해적시대, 왜 등장하고 왜 몰락했을까요?

10분도 안걸리는 시간동안 재밌는 캐릭터들 덕에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중간중간 작가의 적절한 TMI덕에 재밌는 역사비화도 덤으로 배울 수 있어요.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미국이예요.

책에서 '하나님이 보우하는 미국'이라고 되어있는데,

어찌나 국가 성장 시기를 잘탔는 지.... 정말 하나님이 보우하나 싶을 정도로 (무교임)

술~술 풀리는 모습이 그때 우리나라의(조선말) 상황이랑 대비되어 질투가 날 정도였습니다.

미국에게 원폭을 맞아 망한 일본이 우리나라의 6.25전쟁으로 다시 나라를 부흥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나라의 흥망성쇠에 주변국의 상황과 타이밍에 참 많은 영향을 받는구나 싶었어요.

빠르게 훑은 기나긴 5천년의 세계사 속에서도 반복되는 양상이 있었습니다.

1. 나라가 돈을 벌면 전쟁에 쓴다.

2. 역사적으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전쟁은 없다. 모든 전쟁의 원인은 돈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더니 지금도 여전한 것 같죠?

세계사가 아니라 전쟁사라고 불러야할 지경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여전히 전쟁들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지만,

그래도 위안을 주는 작가의 말이 있답니다.

역사와 세계가 인간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심이 수많은 전쟁을 일으켰지만, 인간의 참되고 착하며 아름다운 마음이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참혹한 일이 벌어지지만, 그만큼 또 따뜻한 일도 일어나니까요.

앞으로의 세계사는 또 어떤 방향으로 변하게 될까요?

예전엔 강대했던 나라가 지금은 사라지거나 약화되고, 별 볼 일 없었던 나라들이 떠오른 걸 보면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세계사 입문도서로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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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혁 단편선 화점
오민혁 지음 / 거북이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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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화에 담아낸 인생

 

 

1. 화점

2. 달리와 살바도르

3. 아이스크림

4. 룰렛

5. 매듭

6. 우주어 (宇宙魚)

 

총 6장으로 구성된 만화입니다.

 

원래 네이버에 <오민혁 단편선>으로 2015-2016년도에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단편 연재를 하였는데

마지막 장인 신간 6. 우주어를 포함하여 책으로 나왔네요.

 

워낙 웹툰을 잘보는지라 이미 알고 있던 인상깊은 만화였는데, 이렇게 나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웹툰에선 1-5장까지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13학번 이시라는데 13학번이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인가...? 라는 놀라움이 절로 나오는 명작이니 시간 나실 때 꼭 보시길 바랍니다! 단편이라 부담없이 볼 수 있어요.

 

 


1. 화점

                                

교사와 스승의 차이

비슷한 것 같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죠?

교사는 학교나 학원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고,

스승은 나를 가르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젊은 프로바둑기사 한수는 어릴 때 부터 신동으로 추앙받았고, 드높아진 자신감은 자만감으로 변해 승리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어른으로 자라납니다.

어릴 때 부터 한수를 봐온 스승님은 그런 한수에게 다른 가치를 알려주려고 하지만, 한수는 스승마저 무시합니다.

스승님이 돌아가신 후, 악몽을 꾼 한수는 자기도 모르게 스승님과 지냈던 옛 집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어떠한 계기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져도 재밌게 하기만 하면 돼!"

제가 늘 하는 말인데, 사실 저도 지면 기분 안좋습니다.

"패배자의 변명일 뿐이지"

이기지 못하면 내가 밟아왔던 모든 과정들이 무시당하고, 부정당하게 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승리만을 위한 인생을 살면 너무 피곤하잖아요.

돌을 잠깐 내려놓고 세상을 둘러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됩니다.

 

2. 달리와 살바도르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2개 중 하나입니다.

 

불쾌한 골짜기 아시나요?

인간이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그것이 인간과 더 많이 닮을수록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입니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혹성탈출 등을 보면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로봇, AI, 동물이 나옵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적용한 영화죠. (최근 캣츠 영화도 있었지만 캣츠는 그것 땜에 망했죠;)

특히 과학의 발달로 인공지능이 발달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수도 있다는 공포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가진다면, 로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감정을 가진다해도 로봇은 로봇인걸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단편이었습니다.

 

 

4. 룰렛

                                

가장 인상깊었던 2번 째 에피소드예요.

너무나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던 쌍둥이형제.

내기 도박을 하며 부를 쌓은 '포우'가 3살 때 고아원에서 헤어진 형제 '도일'을 찾아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내기를 합니다. 잘나가는 부자 '포우'가 왜 '도일'을 굳이 찾은걸까요?

 

에드가 엘렌 포, 아서 코난 도일 모두 추리소설의 대가죠.

그들의 이름을 딴 만큼 한 눈 팔면 함정에 빠져버리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도박에서 속임수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들키지 않으면, 속임수가 아니니까."

 

 

5. 매듭

                                

우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은 거대한 고독뿐이다 - 알베르 카뮈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죠.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이는 것은 광활한 까만 우주와 제한된 사람만 만나는 (그것도 친하지도 않은!) 우주탐사선 속에 있다보면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을겁니다.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면 이렇게까지 외로움을 느끼진 않을텐데, 여럿 속에서 느끼는 고독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집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 그런 문제를 정말 소름끼치는 방법으로 표현한 작가의 능력이 놀랍습니다.

 

 

6. 우주어(宇宙魚)

                                

처음엔 한자 제대로 안봐서 우주의 말(語)인 줄 알았어요.

능력있는 축구선수 토비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딸을 사고로 잃습니다.

그에 따른 상실과, 어떠한 계기로 인한 회복을 다룬 에피소드입니다.

6장은 웹툰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보시길!

 


하나하나 깊은 울림을 주는 명작입니다.

 

짧은 단편에 어쩜 이렇게 긴 여운을 주는 내용을 담았을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작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한 번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내내 생각나고 한 번 더 읽으면 다시 또 다른 의미로 와닿는 그런 만화입니다.

웹툰으로 1-5장까지 볼 수 있는데도, 곁에 두고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 있게 책으로 소장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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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로 살아남기 - 산후 우울증 탈출 스토리
테레사 웡 지음, 정미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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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성애는 타고 나는 것이다!"

"숭고한 모성애"

란 말 어떠신가요?

 

전 저 말 들으면 반발심 100000% 장전이예요.

언제적 고리짝 사상 강요하며 여자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여자들에게 죄책감을 씌우는 말인지? 화딱지납니다.

 

 

아래는 배우 이보영씨가 <마더>출연 중 한 인터뷰예요.

                                

"모성이 강요되는 사회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아이를 낳고 나서는 예쁘지 않았어요. 100일까지는 '내가 나쁜 엄마인가' 싶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쌓이면서 아이가 예뻐졌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아이를 낳으면 바로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주변에서 '모유수유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등 다들 자꾸 저를 혼내는 거예요. 그러다가 남편(지성)이 안고 있으면 '대단해' '착해' '결혼 잘 했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엄마는 똑같이 처음인데, 엄마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아서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요. '왜 엄마는 나와서 커피 마시면 안 돼?' '엄마는 왜 예쁘게 하고 미니스커트 입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보영은 "사회가 너무 강압적인 것 같다"며 또 다른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단유를 하러 갈 때도 울면서 갔어요. 애한테 못 할 짓을 하는 건가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랑 같이 육아를 하는데, 팔 힘도 그렇고 아기는 아빠가 안는 게 더 편해요. 어느 날은 제가 남편이랑 아이 옆에서 대본을 보고 있었거든요. 어떤 할머니가 남편한테 ‘고생이 많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말없이 남편 등을 두드리고 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처음에는 의식 안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나쁜 엄마가 된 기분이 너무 싫었어요. 남자가 아기 띠 하면 '역시 대단하다'고 하고 제가 하면 '뭐 힘들다고 하냐'고 그러고. 드라마를 통해 이런 강압적인 모성애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또 낳았다고 다 엄마가 아니라는 것도요. 그런 이야기들이 잘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실제로도, 극 중에서도 엄마가 된 이보영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된 듯 했다. 그리고 이보영은 "저는 아기를 낳으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다"며 사회적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는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해도 대기가 300번이 넘고, 일을 관둬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사회의 도움 없이는 키울 수가 없어요. 저는 아기를 낳고 어른이 된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누구나 해야 될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경험해도 나쁘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직업 특성상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잖아요. 남편이 쉴 때는 애를 봐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해도 월급의 3분의 1일 때가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이 사회는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포기해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할 수는 없죠. 사회적으로 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육아휴직을 남녀 다 쓸 수 있고, '칼퇴'해도 눈치 안 주는 등 제도와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http://stoo.asiae.co.kr/article.php?aid=44561132964#rs

요즘은 결혼 안하려는 분도 많고, 딩크족도 많죠.

 

그러면 꼭 듣는 말!

애를 안낳으면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이기적이다!

국가를 위해 애를 낳다니... 민주주의 국가 맞나요?

애 안낳아도 세금 다 내는 데요...?

 

이런 저런 개인 사정으로 애를 기를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면

돈 없어도 애는 어떻게든 자란다.

일단 낳으면 지 혼자 큰다.

일단 낳으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밥만 먹이고 옷만 입히고 애 키우고 싶지 않은 걸요? 돈 주실 거예요?

자기 일 아니라고 일단 낳아보라는 무책임한 말을 던지다니! 책임져 줄 거 아니잖아요!

 

예전엔 직장동료분과 대화하다가, 출산율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애 낳으면 몸 망가지는 거 싫어서 애 낳기 싫다는 친구도 있어요. 저도 몸 망가지는 거 싫고요.

라고 하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생각이 짧냐고,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데 내 몸 망가지는 거 때문에 애를 안낳겠다고 생각하냐는 말을 들었어요.

심지어 본인이 항상 쌍둥이 낳고나서 몸이 망가졌다고 하는 분이었는데!

전 절대 이런 말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걸로 어른들과 은근한 말씨름도 많이 했어요.

 

아이는 소중한 존재죠 암만...

근데 전 제 몸이 더 소중한데요!

 

그런데 이렇게

난 내가 제일 소중해!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 권리가 있어!

여자한테만 모성애를 강요하지마!

하고 외쳐도,

유교관습이 아직 깊게 뿌리 박힌 나라에서 2x년 살았으니 마음 한 켠엔 은~근히 이런 말 해도 되나 싶은 게 있었어요.

 

이런 말을 하는 나는 나쁜 엄마가 될까? 불량 엄마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초보 엄마로 살아남기>,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외의 각종 에세이와 웹툰들, 나를 엄마가 아닌 나로서 바라보게 해주는 각종 좋은 글들과 그 글로 바뀐 주변 사람들 덕에 점점 더 당당해지고 있답니다.

 

<초보 엄마로 살아남기>책의 작가님도 처음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임신을 미룹니다.

                                

 

고민하는 사이 시간은 꽤 흘렀지만, 작가님이 그 동안 초조해지지 않도록 남편분이 잘 잡아줍니다.

 

                                

 

캐나다에 사는 작가님도 임신을 결정할 때 까지 이런 말을 듣는데, 한국에선 얼마나 더 심하겠어요?

그래도 현명한 남편 분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주변의 말에 휩쓸려서 초조해지기 시작하면 내몰린 몸과 마음에 올바른 결정을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TV에서는 출산한 직후에도 깔끔한 모습의 연예인들이 나오지만, 이게 현실이죠?

특히 치질과 오그라든 배.... 회음부절개;; 정말 너무 싫어요!

 

                                

 

아기를 임신한 순간부터,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아이가 어디 한 구석이라도 안좋으면 엄마의 죄책감은 커져만갑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되뇌이지만 설마, 내가 이랬기 때문에? 란 생각에 죄책감이 떠나질 않죠.

 

전 태교 전~~~~~~~~~혀 안하고 (책 읽는거야 원래 많이 읽었고, 태교하겠다고 소리내 읽은 적도 없어요. 어색해요; 비효율적이고;)

밀가루와 당을 사랑하며 운동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러다 애가 태어났는데 몸이 약하거나 하면 날 전혀 탓하지 않을 자신? 없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전혀 내탓이 없다고 생각할까요? 그것도 아닐거예요.

 

정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도 아닌데, 엄마들은 아이를 10달 동안 배며 고생했지만 태교까지 어디 하나 흠잡힐 데 없이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거죠.

 

몇 달 전에 임신관련으로 보건소에 갔는데,

모유수유의 기적인지 뭐시긴지 팜플렛을 주더라고요.

 

전 모유가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지만 딱 100일 만 할 예정이예요. 안나오면 말고요.

저희 엄마도 모유가 나오지 않았는데 전 너무 잘컸거든요!

젖이 잘 나와도 해보고 힘들면 100일도 안 할 수도 있어요. 그때 내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결정 할거예요.

 

그런데, 이 사회는 보건소에서 받아오는 팜플렛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엄마 자격 미달로 만들고 있어요.

 

이 책의 작가님도 젖은 나오지만, 산후우울증으로 모유수유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가 될 순 없으니 모유수유 상담실에 찾아가지만

"하고 싶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듣고 안심하게 되죠.

 

그런데 모유수유를 안해야지! 한다고 엄마의 몸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예요!

계속 분유를 타야하고, 세척, 소독해야하며, 끔찍한 젖몸살로 고생하게 되죠.

 

모유랑 분유는 서로 장단점이 있어요. 선택은 엄마가 하게 내버려두세요.

 

 

‘다른 엄마들은 다 잘하는데

왜 나만 약해 빠지고 부족한 엄마일까?’

 

란 생각에 사로잡혀 엄마들은 산후우울증이 와도 밝히지 못합니다.

내가 아기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내가 못난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날 부정적으로 볼테니까요.

 

하지만 솔직하게 산후우울증임을 인정하고 털어놓는 과정에서

작가님은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의 영혼없는 위로 혹은 이해못한다는 반응도 만나지만,

진솔한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며 자신을 치유해나갑니다.

 

                                

 

그렇게 셋째를 낳고 나서야 작가님은 비로소 남들이 말하는 모성애를 깨달았다고 해요.

너무 늦었다고요?

 

그렇다고 해서 작가님이 첫째랑 둘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예요!

모성애를 느끼는 방식과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좋은 엄마가 무슨 의미든 간에 '좋은 엄마'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저 '지금 여기'에 있기만 하면 되었다."

 

남과 비교하며 내가 좋은 엄마인지 아닌 지 저울에 올려놓지 마세요.

산후우울증이 있다면 혼자 썩히지 말고 당당하게 얘기하세요!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03837

 

성교육에서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임신과 출산, 육아의 현실을 담은 웹툰이예요.

애낳기 싫어지는 만화들이랍니다. 애 낳기 싫어할까봐 이런 현실을 알려주지 않는 걸까요?

하지만 어떻게 아기가 생기는 지에 대한 과학 지식이나 모성애에 관한 내용보다 이런 현실을 알려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택은 본인 몫이구요 ^^.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받을 수 있는 사회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들이 본인도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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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 반성합니다. 내 아이를 부수었던 대화를…
베르나데트 르모완느.디안느 드 보드망 지음, 강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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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내뱉은 말은 영혼에 상처를 입힌다

플라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좋은 말이 더 강력한 힘을 가지면 좋을텐데, 보통은 나쁜 말이 더 기억에 남곤합니다.

왜 그럴까요?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공포나 분노, 수치심 같은 강렬한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편도체에 더 오래 저장된다고 합니다.

하루에 100번 긍정적인 말을 들었어도, 1번 들은 부정적인 말이 더 오래 남아 침대에서 날 괴롭힙니다.

심지어 그 부정적인 말이 정말 별 거 아닌 말이어도 끈덕지게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아요.

별 거 아닌 말도 이렇게 가슴에 남는데, 영혼에 상처를 입을 만큼 아팠던 말들은 가슴에 아로새겨져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 희미해 지는 것 같아도 어느 순간 불쑥 고개를 내밀고 절 쳐다보고 있어요.

잔잔해 보였던 수면 밑에서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아서 잘 지내다가 갑자기 의기소침해지거나 우울해질 때도 있죠.

무한도전에서 예전에

                                

<나쁜 기억 지우개> 라는 특집을 한 적 있어요.

다 좋아보이고 행복해 보였던 사람들도 어딘가 하나 아니, 몇 개 쯤 지우고 싶은 나쁜 기억이 있더라고요.

마냥 숨기고 싶은 나쁜 기억을 대면하고 털어버리면 좋겠지만,

지우개로 지워도 연필 자국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는 것처럼 이미 겪은 나쁜 기억을 없애는 건 참 힘든 일이예요.

제일 좋은 방법은 나쁜 기억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죠.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내가 그 말을 할 당시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바빠 죽겠는데 느려터져서"

"오늘 내 기분이 너무 안좋아서"

"한 말을 또 하게 하니까"

"말해도 말해도 고치질 않아서"

"보고 있자니 너무 속터지는 행동을 해서"

"니가 나빠. 그러니까 넌 이정도 소리 들어도 싸.'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내가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는 걸 정당화하곤 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나 그때 왜 그렇게 말했지?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하기 일쑤입니다.

앞으로는 말조심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답답하면 다시 끓어오르죠?

여러분은 누구에게 말로 입은 상처가 가장 강렬하게 혹은 많이 떠오르시나요?

부모님인 경우가 많지 않나요?

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그만큼 가장 서로에게 상처를 쉽게, 깊게 새겨버려

가장 사랑하고 가장 불편한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죠.

내 아이에게 만큼은 그런 상처를 주기 싫은 부모를 위한 책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입니다.

1. 상처 주지 않고 말하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2. 자존감과 사회성을 키우는 마음을 읽는 대화

3. 혼내기 전에 아이의 불안감 이해하기

4. 공부 태도가 바뀌는 따뜻한 말의 기적

5. 아이의 마음을 지옥으로 만드는 말 끊어내기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상황을 자세하게 나누고

상황 별로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에게 해주면 좋은 말>

<이렇게 하지 마세요>

<왜 그렇게 해야 할까요?>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솔루션>

을 제시해 막막한 부모가 당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되어있습니다.

                                                                                                                            

내 막막한 상황에 남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보통은 해결책보다는 두루뭉술한 위로가 오곤하죠.

위로도 정말 필요하지만,

당장 아이에게 주는 상처를 차단하고 아이를 올바르게 자랄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게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직접적인 대화비법이 적혀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이렇게 해보세요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지 마세요가 같이 있어 더 큰 깨달음을 줬어요.

이렇게 하지 말라는 건 거의 다 하고 있더라고요; 전혀 잘못된 행동인지도 모르고 하는 것도 많았구요.

사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지 않기만 해도 남에게 주는 상처가 훨씬 줄어들죠.


완벽한 아이는 없듯이 완벽한 부모도 없습니다.

나도 부모가 처음이니까요!

다만 부모도 배우고, 반성하고, 이해하고 노력하며 아이와 같이 성장해나가야겠죠?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아이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분이나 어른끼리 대화할 때도 공감하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기에 남에게 말로써 주는 상처를 없애는 대화를 배우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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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물고기 사계절 그림책
박정섭 글.그림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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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다고?

거짓 소문이 몰고 온 한바탕 소동

코로나로 인해 온 국가에 비상이 걸린 지금.

손에 손잡고 다같이 토닥이며 혼란을 극복해야 겠지만,

혼란을 같이 이겨나가려는 노력보단 각종 혐오와 가짜뉴스로 국민이 분열되어가는 모습만 보이는 요즘 뉴스에 씁쓸합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국에 일침을 날리는 그림책 <감기걸린 물고기>입니다.


                                

배고픈 아귀.

아귀는 물고기 떼를 잡아먹고 싶지만,

하나하나는 미약한 녀석들이 똘똘 뭉쳐 헤엄쳐 다니니 잡아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배고파! 저 녀석들을 잡아먹으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좋은 방법을 떠올린 아귀.

"얘들아~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

처음엔 아귀의 말을 무시하던 물고기 떼지만...

                                

"감기 걸리면 열이 펄펄 나잖아. 그래서 빨간 거야! 그런 것도 몰랐어?"

                                

"어쩐지... 빨간 게 기분이 안 좋더라고."

"우리 가족이 위험해지겠어."

"우리한테 옮을지도 몰라. 같은 색끼리 뭉치자!"

"당장 내쫓지 않고 뭐하는 거야!"

다양한 색의 물고기들이 서로 힘을 합쳐 모여있던 물고기 떼였지만,

아귀의 말에 분열이 시작됩니다.

"아니야... 우린 감기 안걸렸어. 원래부터 빨간색이었어!!!!"

빨간 물고기의 항변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당장 나가!!!"

결국 무리에서 쫓겨나는 빨간물고기.

이제 더이상 무리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빨간 물고기는 아귀에게 잡아먹히고 맙니다.

                                

그렇게 계속 아귀에게 속아 다른 색깔 물고기를 쫓아내는 물고기 떼.

무리의 수가 점점 작아지네요.

                                

그러다, 검은 물고기 한 마리가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소문은 누가 내는 거지?"

"믿어도 되는 거야? 이상하지 않아?"

"진짜 감기에 걸린 걸까? 감기 걸린 물고기 본 적 있어?

"하! 뭐? 지금 감기 걸린 물고기 편드는 거야? 너희들 의심스러워."

                                

분열은 더 심해지고,

서로에 대한 비방까지 일삼는 물고기들의 모습.

결국

.

.

.

                                

아귀한테 모두 잡아먹히고 맙니다.

(책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건 아니예요.)


며칠 전 <JTBC 팩트체크>에서

코로나 환자들로 퍼지고 있는 사진 5장을 검증하더라고요.

지하철, 대형쇼핑몰, 빵집 등등 5곳에서 전신보호복을 입은 구급대원들과 쓰러진 사람 등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결과는 전부 코로나와 관련없는 환자들을 SNS에서 코로나로 둔갑시킨 가짜사진이었습니다.

최근엔 코로나19 관련이 아니더라도 소방대원 출동 시 전신 보호복을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전신보호복을 입은 구급대원과 쓰러진 사람을 본 시민들이 오해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고 합니다..

길가다가 이런 광경을 보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혹시 모르니 다른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건 좋지만, 상관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올리거나, 올린 후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는데도 내리지 않는 행위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문제는 관심을 끌기 위해 본인이 가짜 뉴스를 만들어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죠.

안그래도 불안해 죽겠는데 페이크뉴스들 덕에 각종 혐오와 걱정만 더 늘어갑니다.

혐오 사회

틀딱충 급식충 맘충...

여성혐오 남성혐오 노인혐오...

뉴스와 댓글을 보고 있자면 요즘의 대한민국은 '혐오 사회'라고 불러도 될 만큼 각종 혐오 표현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상황과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정사실 마냥 퍼지는 '페이크뉴스(가짜뉴스)'가 분명 혐오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죠.

곰곰히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을텐데,

현대인은 너무 바빠 사실을 분석하고 깊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는지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거짓 소문에 금세 휩쓸리고 맙니다.

물고기들이 분열되면서 하는 말 읽어보셨나요?

정말 공감되고 깊게 생각하게 하는 대사가 많습니다.

"같은 색끼리 뭉치자!"

"너희 쟤네 편드는거야? 너희도 수상해"

"내가 직접 봤다고!"

떠오르는 생각이 많지만... 속으로 삼킵니다.

한발짝 떨어져서 보니 참 바보같은 물고기들인데, 마냥 즐겁게 볼 수 없는 건 물고기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 사회를 닮았기 때문이겠죠.

비판이 아닌 비난과 혐오가 만연하는 사회가 아닌,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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