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로 살아남기 - 산후 우울증 탈출 스토리
테레사 웡 지음, 정미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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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성애는 타고 나는 것이다!"

"숭고한 모성애"

란 말 어떠신가요?

 

전 저 말 들으면 반발심 100000% 장전이예요.

언제적 고리짝 사상 강요하며 여자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여자들에게 죄책감을 씌우는 말인지? 화딱지납니다.

 

 

아래는 배우 이보영씨가 <마더>출연 중 한 인터뷰예요.

                                

"모성이 강요되는 사회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아이를 낳고 나서는 예쁘지 않았어요. 100일까지는 '내가 나쁜 엄마인가' 싶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쌓이면서 아이가 예뻐졌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아이를 낳으면 바로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주변에서 '모유수유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등 다들 자꾸 저를 혼내는 거예요. 그러다가 남편(지성)이 안고 있으면 '대단해' '착해' '결혼 잘 했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엄마는 똑같이 처음인데, 엄마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아서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요. '왜 엄마는 나와서 커피 마시면 안 돼?' '엄마는 왜 예쁘게 하고 미니스커트 입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보영은 "사회가 너무 강압적인 것 같다"며 또 다른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단유를 하러 갈 때도 울면서 갔어요. 애한테 못 할 짓을 하는 건가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랑 같이 육아를 하는데, 팔 힘도 그렇고 아기는 아빠가 안는 게 더 편해요. 어느 날은 제가 남편이랑 아이 옆에서 대본을 보고 있었거든요. 어떤 할머니가 남편한테 ‘고생이 많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말없이 남편 등을 두드리고 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처음에는 의식 안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나쁜 엄마가 된 기분이 너무 싫었어요. 남자가 아기 띠 하면 '역시 대단하다'고 하고 제가 하면 '뭐 힘들다고 하냐'고 그러고. 드라마를 통해 이런 강압적인 모성애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또 낳았다고 다 엄마가 아니라는 것도요. 그런 이야기들이 잘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실제로도, 극 중에서도 엄마가 된 이보영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된 듯 했다. 그리고 이보영은 "저는 아기를 낳으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다"며 사회적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는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해도 대기가 300번이 넘고, 일을 관둬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사회의 도움 없이는 키울 수가 없어요. 저는 아기를 낳고 어른이 된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누구나 해야 될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경험해도 나쁘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직업 특성상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잖아요. 남편이 쉴 때는 애를 봐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해도 월급의 3분의 1일 때가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이 사회는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포기해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할 수는 없죠. 사회적으로 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육아휴직을 남녀 다 쓸 수 있고, '칼퇴'해도 눈치 안 주는 등 제도와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http://stoo.asiae.co.kr/article.php?aid=44561132964#rs

요즘은 결혼 안하려는 분도 많고, 딩크족도 많죠.

 

그러면 꼭 듣는 말!

애를 안낳으면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이기적이다!

국가를 위해 애를 낳다니... 민주주의 국가 맞나요?

애 안낳아도 세금 다 내는 데요...?

 

이런 저런 개인 사정으로 애를 기를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면

돈 없어도 애는 어떻게든 자란다.

일단 낳으면 지 혼자 큰다.

일단 낳으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밥만 먹이고 옷만 입히고 애 키우고 싶지 않은 걸요? 돈 주실 거예요?

자기 일 아니라고 일단 낳아보라는 무책임한 말을 던지다니! 책임져 줄 거 아니잖아요!

 

예전엔 직장동료분과 대화하다가, 출산율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애 낳으면 몸 망가지는 거 싫어서 애 낳기 싫다는 친구도 있어요. 저도 몸 망가지는 거 싫고요.

라고 하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생각이 짧냐고,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데 내 몸 망가지는 거 때문에 애를 안낳겠다고 생각하냐는 말을 들었어요.

심지어 본인이 항상 쌍둥이 낳고나서 몸이 망가졌다고 하는 분이었는데!

전 절대 이런 말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걸로 어른들과 은근한 말씨름도 많이 했어요.

 

아이는 소중한 존재죠 암만...

근데 전 제 몸이 더 소중한데요!

 

그런데 이렇게

난 내가 제일 소중해!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 권리가 있어!

여자한테만 모성애를 강요하지마!

하고 외쳐도,

유교관습이 아직 깊게 뿌리 박힌 나라에서 2x년 살았으니 마음 한 켠엔 은~근히 이런 말 해도 되나 싶은 게 있었어요.

 

이런 말을 하는 나는 나쁜 엄마가 될까? 불량 엄마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초보 엄마로 살아남기>,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외의 각종 에세이와 웹툰들, 나를 엄마가 아닌 나로서 바라보게 해주는 각종 좋은 글들과 그 글로 바뀐 주변 사람들 덕에 점점 더 당당해지고 있답니다.

 

<초보 엄마로 살아남기>책의 작가님도 처음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임신을 미룹니다.

                                

 

고민하는 사이 시간은 꽤 흘렀지만, 작가님이 그 동안 초조해지지 않도록 남편분이 잘 잡아줍니다.

 

                                

 

캐나다에 사는 작가님도 임신을 결정할 때 까지 이런 말을 듣는데, 한국에선 얼마나 더 심하겠어요?

그래도 현명한 남편 분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주변의 말에 휩쓸려서 초조해지기 시작하면 내몰린 몸과 마음에 올바른 결정을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TV에서는 출산한 직후에도 깔끔한 모습의 연예인들이 나오지만, 이게 현실이죠?

특히 치질과 오그라든 배.... 회음부절개;; 정말 너무 싫어요!

 

                                

 

아기를 임신한 순간부터,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아이가 어디 한 구석이라도 안좋으면 엄마의 죄책감은 커져만갑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되뇌이지만 설마, 내가 이랬기 때문에? 란 생각에 죄책감이 떠나질 않죠.

 

전 태교 전~~~~~~~~~혀 안하고 (책 읽는거야 원래 많이 읽었고, 태교하겠다고 소리내 읽은 적도 없어요. 어색해요; 비효율적이고;)

밀가루와 당을 사랑하며 운동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러다 애가 태어났는데 몸이 약하거나 하면 날 전혀 탓하지 않을 자신? 없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전혀 내탓이 없다고 생각할까요? 그것도 아닐거예요.

 

정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도 아닌데, 엄마들은 아이를 10달 동안 배며 고생했지만 태교까지 어디 하나 흠잡힐 데 없이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거죠.

 

몇 달 전에 임신관련으로 보건소에 갔는데,

모유수유의 기적인지 뭐시긴지 팜플렛을 주더라고요.

 

전 모유가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지만 딱 100일 만 할 예정이예요. 안나오면 말고요.

저희 엄마도 모유가 나오지 않았는데 전 너무 잘컸거든요!

젖이 잘 나와도 해보고 힘들면 100일도 안 할 수도 있어요. 그때 내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결정 할거예요.

 

그런데, 이 사회는 보건소에서 받아오는 팜플렛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엄마 자격 미달로 만들고 있어요.

 

이 책의 작가님도 젖은 나오지만, 산후우울증으로 모유수유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가 될 순 없으니 모유수유 상담실에 찾아가지만

"하고 싶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듣고 안심하게 되죠.

 

그런데 모유수유를 안해야지! 한다고 엄마의 몸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예요!

계속 분유를 타야하고, 세척, 소독해야하며, 끔찍한 젖몸살로 고생하게 되죠.

 

모유랑 분유는 서로 장단점이 있어요. 선택은 엄마가 하게 내버려두세요.

 

 

‘다른 엄마들은 다 잘하는데

왜 나만 약해 빠지고 부족한 엄마일까?’

 

란 생각에 사로잡혀 엄마들은 산후우울증이 와도 밝히지 못합니다.

내가 아기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내가 못난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날 부정적으로 볼테니까요.

 

하지만 솔직하게 산후우울증임을 인정하고 털어놓는 과정에서

작가님은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의 영혼없는 위로 혹은 이해못한다는 반응도 만나지만,

진솔한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며 자신을 치유해나갑니다.

 

                                

 

그렇게 셋째를 낳고 나서야 작가님은 비로소 남들이 말하는 모성애를 깨달았다고 해요.

너무 늦었다고요?

 

그렇다고 해서 작가님이 첫째랑 둘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예요!

모성애를 느끼는 방식과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좋은 엄마가 무슨 의미든 간에 '좋은 엄마'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저 '지금 여기'에 있기만 하면 되었다."

 

남과 비교하며 내가 좋은 엄마인지 아닌 지 저울에 올려놓지 마세요.

산후우울증이 있다면 혼자 썩히지 말고 당당하게 얘기하세요!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03837

 

성교육에서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임신과 출산, 육아의 현실을 담은 웹툰이예요.

애낳기 싫어지는 만화들이랍니다. 애 낳기 싫어할까봐 이런 현실을 알려주지 않는 걸까요?

하지만 어떻게 아기가 생기는 지에 대한 과학 지식이나 모성애에 관한 내용보다 이런 현실을 알려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택은 본인 몫이구요 ^^.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받을 수 있는 사회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들이 본인도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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