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귀열의 초초 요리법 - 쉽게 맛있게 자신 있게
유귀열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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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오기 전에는 전기밥솥 취사 한번 눌러 보지 않았던 저.

시집은 이후에는 밥을 하긴 해야 하는데 무슨 반찬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매일매일 고민이었어요.(엄마 미안...)

 

레시피가 담겨 있는 어플을 다운받아 그날그날 하고 싶은 요리를 생각해서 검색한 후 따라 하곤 했는데, 사실 요리하는 것보다 무슨 식단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게 젤 어렵고 귀찮았어요.

 

학생 때처럼 누가 급식표 좀 짜 줬으면 싶더라구요. 겨우겨우 생각해 낸 식단은 어제 먹은 거, 그저께 먹은 거, 며칠 전에 먹은 거ㅠㅠ... 맨날 똑같은것만 생각나더라고요. 요리를 모르니 생각나는 게 있어야죠...

그래서 요리책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요리책 앞에 적힌 메뉴를 보면 내가 스스로 떠올릴 필요 없이 그중에서 괜찮은 걸 고르면 되니까요!

나같은 요알못도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적혀 있고, 쉽고 빠르고 맛있는 요리가 가득 담긴 책 어디없을까요?

 

저같이 매끼니마다 헤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유귀열의 초초 요리법>!

저자인 유귀열 셰프는 경력 30년의 한식조리기능장이자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베테랑이시랍니다. 주부들에게 갓귀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계시죠.

 

표지에 적힌 말부터 너무 마음에 들어요.

쉽게 맛있게 자신있게 초간단 초스피드 레시피 110선!

110개면 하루에 세 개씩만 해도 정말 무궁무 진한 조합을 만들 수 있겠어요!!

 

밥 숟가락, 종이컵 계량법을 사진으로 설명하여 '0.3 스푼이 정확하게 얼마라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저도 이젠 확실하게 알 수 있답니다.

 

저같은 요리초보는 멸치육수 다시마육수도 정확히 어떻게 끓이는지 몰라요. 각종 육수를 어떻게 끓여야 제대로 맛이 나는지, 고추와 참기름은 언제 넣는지까지 적혀 있어요. 전 늘 참기름 불 키고 넣었는데... 끄고 넣어야 하는 군요ㅠㅠ...또 집에 조청이나 올리고당이 늘 있는 게 아니죠! 대체할 때 무엇을 얼마나 넣으면 되는 지 까지 적혀있답니다. 정말 초보들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아시는 지!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요리책은 처음입니다.

 

이제 메뉴를 살펴볼까요?

 

부추전에 청양고추 몇 개 넣은 적은 있어도 청양고추전은 생각 못해봤는데 간단한 재료로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집에 처치 곤란 가지가 있었는데 강정해먹어야 겠어요! 냉장고에 저처럼 처치곤란 식재료가 있다면 책에서 메뉴보고 바로 적용하면 되겠네요^^

 

흔한 재료를 생각지 못하게 요리한 메뉴가 많아 시도하고 싶은 게 많았어요.

늘 청포묵은 김가루 참기름에 무쳐먹었는데, 콩가루라니! 정말 고소하고 맛있겠는 걸요? 손님이 놀러 왔을 때 내면 모두들 놀랄 것 같아요 ^^.

 

메뉴마다 팁도 자세하게 적혀 있어 요리를 좀 더 맛있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답니다.

 

지금 당장 장보러 가야겠네요. 해보고 싶은 요리가 너무너무 많아요.ㅎㅎ

 

저같은 요리초보에게는 그야말로 G.O.D....

요리만 생각하면 머리아프신가요?

내가 하면 망할까봐 걱정이신가요?

갓귀열셰프님의 <유귀열의 초초 요리법>으로 더이상 요리 걱정 놉!

요리 교과서 유귀열의 초초 요리법으로 쉽게 맛있게 자신있게 한상 뚝딱 만드시기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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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똥 (보드북) 둥둥아기그림책 25
조영지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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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는 똥도 귀여워!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났어요. 길벗 어린이 출판사의 둥둥 아기 그림책 25 <아기똥> 입니다. 표지의 저 빵실빵실 귀여운 엉덩이 좀 보세요 ㅎㅎ.

똥 하면 어떤 이미지인가요?

아유 더러워 냄새나! 어디서 보게 되면 눈살을 찌 푸리며 피하게 됩니다. 특히 어쩌다 화장실에서 남의 똥을 보게 되는 날에는 찝찝하기 이루 말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나니 우리 아기 똥은 매일매일 보고싶어요. 처음에 아기 똥을 보고 정말 놀랬던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똥에서 구수한 밥 냄새가 나더라구요! 요플레 냄새 같기도 하구요. 더럽다는 생각은 전혀 되지 않고 마냥 신기하기만 했어요.

남편이 뀌면 독가스ㅡ.ㅡ 우리아기가 뀌면 우리 아가는 방귀도 잘 뀌네!ㅋㅋ

아직 이유식을 먹지 않고 모유만 먹는 아기라서 똥이 묽어 매번 화장실에 가서 엉덩이를 씻겨 주어야 하는데, 매일매일 씻겨도 귀찮지 않으니 이 매일매일 잘 눠주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3-4일에 한번 정도 똥을 누는데, 내가 남의 똥을 이렇게 보고 싶어 하는 날이 올 줄이야......ㅠㅠ 똥 잘 나 오라고 엄마 손은 약손을 매번 해 주고 다리 마사지까지 해 주고 있답니다.

우리 아기가 매일 건강하게 똥을 잘 누기 바라며 오늘의 똥은 어떤지 관찰하는 엄마들 마음은 다 똑같을 거예요. 내가 해준 밥을 잘먹고 잘싸는 우리 아기의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 그지 없죠.

남들에게는 그저 똥이지만 엄마 눈에는 우리 아기의 사랑스럽고 멋진 첫 예술 작품이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똥 아기똥을 한번 만나 볼까요?

                                                                    

귤 먹은 날에는 귤 꽃이, 옥수수 먹은 날에는 옥수수가 열리는 아기똥.

감정에 솔직한 우리 아기들 만큼이나 솔직한 아기똥. 뭘 먹었는지 바로 알 수 있네요.

그럴땐 엄마손은 약손, 나와라 아기똥.

그러면 아기가 똥으로 뿅! 대답해요.ㅎㅎ

아기똥은 엄마랑 같이 만드는 거랍니다.

똥방구 좋아하는 우리 아기들. 책을 읽고 같이 똥을 관찰해 보는것도 재미 있겠네요!

자그마한 몸 어디에서 그렇게 큰 방구가 나오는지, 냄새는 어찌나 독한지! 그래도 엄마 아빠 눈에는 귀엽기만 합니다.

할머니 집에 갔다 오고 나면 뻥 하고 나오는 커다란 방귀 속 그림들이 너무 귀여워요. 우리 손주, 왜 이렇게 말랐누!하며 이것저것 먹이셨 겠죠? 우리 할머니가 그랬던 것 처럼요.ㅎㅎ

어릴 적 배가 아프다고 하면 할머니나 엄마가 배를 따스하게 문질문질 문질러 주며 엄마 손은 약손, 얼른 나으라 해줬던 기억이 나요. 배가 아픈 와중에도할머니 나 엄마와 맞닿아 있는 기분이 어찌나 행복했던지. 그때의 행복을 이제 우리 아기에게 전해 주어야겠죠?

우리아기가 건강한 똥을 눌 수 있도록 저도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만들어 주어야 겠어요. 아기똥은 엄마와 같이 만드는 거니까요.

매일 봐도 반가운, 귀여운 아기똥과 아기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보드북 <아기똥> 그림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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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티처 유아 식판식 - 엄마는 편하고 아이는 잘 먹는
원세희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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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우리 아이. 다양하고 영양 가득한 식단으로 건강한 아이로 길러 주고 싶지만 초보 엄마들은 막막 하기 그지 없습니다.

 

매일매일 다른 식단을 하기엔 지치고 무슨 식단을 해야 하는지 좀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sns에 유아식을 찾아보면 어휴, 세상에 금손이 얼마나 많은지 온갖 귀여운 캐릭터와 화려한 데코레이션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고 아이도 돌봐야 하고 같이 놀아 줘야 하는데 언제 저렇게 완벽한 음식을 차릴 시간이 있단 말이예요?ㅠㅠ 특히나 저 같은 워킹맘들은 더더욱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집니다.

 

그런 엄마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유아식 책이 나왔어요.

표지에서부터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마디 엄마는 편하고 아이는 잘 먹는!

맛과 영양을 갖춘 실용적인 70가지 식판, 128가지 메뉴로 우리아이 유아식 초기부터 후기까지 모든 고민을 싹 날려준답니다.

                                    

 

                                

어른도 먹고 싶은 메뉴가 한가득!

소개되어 있는 70가지 식단 메뉴 말고도 128가지 메뉴를 조합하면 무궁무진한 식판이 나올 수 있겠죠.

또한 전 메뉴 염도 체크 완료로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답니다.

 

아이의 엄마이자 현직 어린이집 영양 선생님의 노하우가 가득 담겨 있는 책이랍니다.

죽 수프에서부터 시작해서 한그릇 음식, 일품식! 엄마 아빠와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 간식까지 이 책 한권이면 못할 게 없답니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서 저자의 센스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 참 많았어요.

첫번 째, 엄마들이 지치지 않게 조금이나마 편하게 시판 양념을 이용한 조리법도 있다는 것이었어요. 모든 메뉴를 엄마가 해 주면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죠. 매 식사시간마다 부담을 느끼다 지쳐 쓰러지는 것 보다 유아 전용이나 품질좋은 시판 양념을 적절히 활용하는것이 훨씬 좋겠지요? 양념까지 내가 만들라는 책들은 나 왠지 나쁜 엄마된 것 같은 부담만 줄 뿐ㅠㅠ...

김치, 육수 레시피가 따로 담겨 있었어요. 아이들 밥에는 잡곡이 5%를 넘지 않는것이 좋다는 것도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답니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김치 레시피가 있어 아이가 김치를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번째, 반찬을 다 채우지 못해 빈 식판에 괜히 미안한 마음 들지 말고 2구, 3구, 5구 식판 모두 하나씩 구비 하기를 추천 한다는 말... 정말 명언이죠ㅋㅋㅋ!!

 

책의 메뉴를 한번 살펴 볼까요?

 

 

중간중간에는 냠냠팁은 또 얼마나 많고 상세한 지, 초보 엄마와 아이를 생각하는 작가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정말 이 책 한권이면 우리아이 건강한 유아 식판식, 전혀 걱정 없겠죠?

매일 매일 sns나 인터넷에 검색하는 수고 로움보다 이런 유아식 책 한권 있으면 정말 유용하게 쓸 것 같아요.

오늘도 새로운 유아식 레시피를 찾느라 지친 초보부모들에게 <냠냠 티처 유아 식판식>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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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델 - 마음의 얼룩을 지워 주는 마법 같은 친구 미래그래픽노블 5
브레나 섬러 지음, 임윤정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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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싶은 당신에게

외로움으로 마음이 얼룩진 두 친구가 있습니다.

사람들(혹은 유령들) 사이에 있어도 외로운 그들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요즘 그래픽 노블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밝은미래 출판사의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전부 믿고 볼 수 있답니다.

멋진 그림과 깊은 메세지를 담은 그래픽 노블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어른들이나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아이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지요.

마음의 얼룩을 지워 주는 마법 같은 친구를 그린 믿.보 미래 그래픽 노블 시리즈 5번째 책인 <웬델>입니다.

지난봄 엄마가 돌아가신 후 무기력해진 아빠와 아직 어린 동생을 책임지는 집안의 실질적 가장이 된 마조리.

소중했던 엄마를 잃었지만 밀려드는 일에 슬퍼할 겨를도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마조리의 사정은 전혀 봐주지 않는 손님들까지... 어린 마조리가 감당하기에 세상은 차갑기만 하네요.

웬델은 유령입니다.

어린 유령 모임에 나가보지만 허풍이 심한 웬델의 말을 다른 유령 친구들은 무시하고 말을 끊습니다.

웬델은 허가받은 유령만 갈 수 있는 인간세계로 몰래 떠나 마조리 세탁소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빨래와 유령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마조리에게 웬델은 탐탁지 않은 존재일 뿐입니다.

마조리 세탁소 자리에 5성급 요가 호텔을 지으려고 하는 서버틱씨는 늘 마조리의 세탁소를 들락거리며 일을 방해합니다. 세탁소를 팔기를 제안하지만 엄마의 뜻을 따르기 위해 늘 거절하는 마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한밤 중 세탁소에 몰래 들어와 세제를 빨간 물감으로 바꾸어 놓죠.

몰래 서버틱씨를 지켜보던 웬델은 서버틱씨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오해하고 빨간 물감을 다 부어버립니다.

그러던 중 고객이 맡긴 세탁물에 빨간 물감이 튀고 말아요.

물감이 튄 옷을 본 고객이 화를 내고 세탁소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겨버린 마조리는 결국 세탁소를 팔기로 합니다.

모든 게 웬델때문이라고 단단히 오해하는 마조리는 웬델에게 너 때문이라고 외치고...

다시 유령 세계로 돌아간 웬델은 몰래 인간세계에 들어간 게 들켜 끌려가지만 유령들을 설득해 유령들을 데리고 인간세계로 돌아갑니다.

웬델은 서버틱씨를 몰아내어 마조리의 세탁소를 지킬 수 있을까요?

책에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브레나 섬러가 그린 <빨간머리 앤>의 일러스트를 보고 그 섬세함에 감탄했었는데, 이 그래픽 노블도 마찬가지였어요. (참고로 빨간머리 앤 책이 작중 등장한답니다! 찾아보세요.)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분홍꽃나무, 마조리가 사는 마을의 건물과 세탁소 안의 풍경 등 하나하나 어찌나 섬세하게 그려져 있는 지 일러스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특히 작중 현실은 컬러로, 유령 세계는 흑백으로 대비하고 나오는 인물들의 개성있는 표정, 그 사람의 특징과 분위기를 나타내는 집안 분위기 등 자세히 살펴볼수록 작가님의 센스에 감탄하게 됩니다.

마조리와 웬델은 사랑받고 밝게 뛰어 놀기만 해도 모자랄 아직 어린 아이들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세상에 지쳐 무표정이 되어버린 마조리와 재미없는 유령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허풍을 떠는 웬델.

방식은 다를 지 언정 얼룩진 마음은 같았겠지요.

어른에게서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와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롭던 이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물에 빠져 죽었던 웬델과 엄마를 물에서 잃고 난 후 트라우마가 생겼던 마조리지만 둘이 함께라면 이제 무서울 것이 없을 테지요. 둘의 내면이 한단계 성장했음을 나타내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웬델은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중이었어요.

인간세계에서 자신을 추억해 주지 않으면 점점 인간이었던 기억이 사라지거든요.

참 슬픈이야기죠?

아직 어리고 죽은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던 웬델의 기억이 벌써 흐릿해지다니...

하지만 이제 웬델과 친구들은 흐릿해진 기억 위에 마조리와 함께한 새로이 즐거운 추억을 쌓겠지요.

마음에 얼룩이 져 쉬이 지워지지 않는 분들께 마조리, 원델이 얼룩을 싹싹 지울 수 있는 힐링 시간을 선물할거예요.

+) 미래 그래픽 노블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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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할머니와 나
야베 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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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상한 듀오의 세대 공감 에세이

엄청 귀여운 에세이를 발견했어요.

일본의 중년 개그맨 야베 타로씨가 87세 할머니의 윗집에 세들어 살며 소소한 일상을 같이하는 에세이랍니다.

빼빼마르고 수줍은 야베씨와 커다란 안경을 쓴 자그마한 할머니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예전에야 아래 위 옆집이랑 서로 먹을 것도 나누고 놀러가고 교류가 많았지만, 요즘은 내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죠.

어쩌다 집주인과 (심지어 87세의 할머니!!)

무명 중년 개그맨이 친구가 된걸까요?

20년 넘게 개그맨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예능 프로에만 나가면 굳고 또래여성보다 집주인 할머니가 편한 야베 타로씨.

늘 강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야베씨와 어울리는 게 너무 즐거워 장수만세할 것 같다는 집주인 할머니.

공통점이라고는 없어보이는 둘이지만 소소하고도 특별한 일상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희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절 어릴 때부터 길러주셨는데, 지금은 요양원에 계십니다.

할머니가 혼자 다니시다가 몇 번 넘어지셨어요. 젊은 사람들이라면 그냥 털고 일어날 일인데 할머니는 허리 보호대를 차고 몇 주간 입원하셔야했죠. 그 후로 넘어지실 때마다 몸이 급격히 안좋아져 혼자 거동하실 수 없게 되셨어요.

몸이 안 좋아서 혹은 조심 하느라 걸음이 느린 것을 주변에 미안해야 하는 집주인 할머니를 보며 코 끝이 찡했습니다. 아베 씨에게 몇번씩이나 넘어져도 괜찮으니 좋겠다고 하는 할머니의 말을 보고도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젊지만 실패할것이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저에게 하시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가 깨어나 려면 한참 걸리는것을 숨기려고 계속 말을 돌리는 집주인 할머니 너무 귀엽지 않나요?

나이가 있으니 그냥 말해도 다들 이해해 줄 텐데 나이가 들어도 숨기고 싶은것은 있나 봅니다.

죽기 전에 큐슈에 가 보는 게 소원이라는 집주인 할머니 의 말을 듣고 규슈 여행을 계획한 아베씨.

의지만 있다면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집주인 할머니와도 갈 수 있는 여행인데......전 저희 할머니랑 어디 제대로 여행 간 기억이 없더라구요.

20년 넘게 같이 살았던 소중한 가족인데, 전 어쩌다 할머니한테 어디 가고 싶은 지 한번 물어보지도 않았을까요?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하고 대화를 하는데 할머니가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할머니 고향이 제주도 거든요. 이젠 치매가 오시고 거동도 하실 수 없어 갈 수 없는데, 할머니의 그 말을 듣고 너무 슬펐어요. 거동이 가능하실 때 고향집에 다녀오시라고 얘기라도 드려볼 걸... 같이 가자고 해볼걸...

아니, 이것도 다 핑계죠. 내가 도와드리면 될 걸 거동이 불편하다고 못간다는 건.

코로나가 종식되면 꼭 할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를 가봐야겠어요.

할머니와 아베씨의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일상의 행복!)을 보며 집콕 육아로 지친 마음이 힐링 되었답니다.

우리 할머니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 좋았어요.

같은 집에 살다보니 비오면 빨래 개라고 알려주고,

같이 쇼핑을 하고 차를 마시러 가고,

집 마당 잔디를 깎아주는 일상을 같이 하는 친구.

어느 날은 조금 특별하게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하는 짝꿍!

나이와 성별은 이들의 우정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네요.

요즘 세대 간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보며 혀를 쯧쯧 차고,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조언을 꼰대라며 무시하곤 합니다.

깊어져만 가는 갈등의 골짜기를 이 책이 메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중훈씨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어린 아이 너무 나무라지 마라. 내가 걸어왔던 길이다. 노인 너무 무시하지 마라. 내가 갈 길이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있다면 몇 십 년의 세월 차이도 멋진 우정을 쌓는 데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요.

이 언발런스하지만 귀여운 듀오를 보며 에너지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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