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큐슈에 가 보는 게 소원이라는 집주인 할머니 의 말을 듣고 규슈 여행을 계획한 아베씨.
의지만 있다면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집주인 할머니와도 갈 수 있는 여행인데......전 저희 할머니랑 어디 제대로 여행 간 기억이 없더라구요.
20년 넘게 같이 살았던 소중한 가족인데, 전 어쩌다 할머니한테 어디 가고 싶은 지 한번 물어보지도 않았을까요?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하고 대화를 하는데 할머니가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할머니 고향이 제주도 거든요. 이젠 치매가 오시고 거동도 하실 수 없어 갈 수 없는데, 할머니의 그 말을 듣고 너무 슬펐어요. 거동이 가능하실 때 고향집에 다녀오시라고 얘기라도 드려볼 걸... 같이 가자고 해볼걸...
아니, 이것도 다 핑계죠. 내가 도와드리면 될 걸 거동이 불편하다고 못간다는 건.
코로나가 종식되면 꼭 할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를 가봐야겠어요.
할머니와 아베씨의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일상의 행복!)을 보며 집콕 육아로 지친 마음이 힐링 되었답니다.
우리 할머니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 좋았어요.
같은 집에 살다보니 비오면 빨래 개라고 알려주고,
같이 쇼핑을 하고 차를 마시러 가고,
집 마당 잔디를 깎아주는 일상을 같이 하는 친구.
어느 날은 조금 특별하게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하는 짝꿍!
나이와 성별은 이들의 우정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네요.
요즘 세대 간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보며 혀를 쯧쯧 차고,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조언을 꼰대라며 무시하곤 합니다.
깊어져만 가는 갈등의 골짜기를 이 책이 메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중훈씨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어린 아이 너무 나무라지 마라. 내가 걸어왔던 길이다. 노인 너무 무시하지 마라. 내가 갈 길이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있다면 몇 십 년의 세월 차이도 멋진 우정을 쌓는 데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요.
이 언발런스하지만 귀여운 듀오를 보며 에너지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