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할 수 없어, 더 이상 볼 수 없어." 그렇게 얘기할 때마다 아이의 대답은
"왜?"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우리 아이들을 설득하는 건 정말 힘들고 피곤한 일입니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게 설명해 주고 싶은데 "왜 왜 왜 왜 왜" 공격으로 너덜너덜해진 부모들은 결국 설득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럴때 <만약의 세계>를 펼쳐 아이와 이야기 나눠 본다면 아이가 쉽게 받아들여 주지 않을까요?
지금 너의 만약의 세계는 무엇 무엇이 있을지, 만약의 세계에 있는 것들 중 가장 보고 싶은것은 무엇인지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만약의 세계를 함께 나누며 이야기하기 좋은 그림책이지만 사실 이번 그림책은 어른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아요.
더 많은 이별과 상실을 경험하고 이제는 만약의 세계가 있다는 것 조차 잊고 사는 어른들.
소중했던 것 들을 추억하고 살기엔 어른들은 너무 할일이 많고 지쳐 버렸으니까요.
만약의 세계 속엔 참 생각거리가 많았어요.
소중한 것이 만약의 세계로 가 버리면 그것을 계속 계속 생각하느라 매일의 세계가 작아지고 만다는 것.
너무나도 작아져 버린 매일의 세계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지만 결국 매일의 세계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다시 커진다는 것.
마음 아픈 일이 있을 때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참 싫지요. 난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을 거야!다짐했지만 결국 시간은 모든 걸 흐리게 만들더라고요.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았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이유였는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잊혀진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였던 거예요.
소중했던 것들이 만약의 세계에 가면 한동안 슬프지만 그래도 결국 그 소중한것과 함께 했던 행복했던 추억들이 매일의 세계를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했던 것들이 사라지는것이 아닌 만약의 세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고, 나를 위해 에너지를 주고 있다는 걸 기억한다면 내 매일의 세계도 만약의 세계도 계속 커질 수 있겠지요?
우리 아이의 만약의 세계를 넓히고 싶은 부모 혹은
소중한 것을 잃고 만약의 세계만을 생각하고 있는 당신 혹은 삶에 지쳐 만약의 세계를 잊은 당신께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되어 주는 그림책 <만약의 세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