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조선의 처녀들 - 훈 할머니 편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근무하는 회사 근처에는 최근 송화도서관이라는 시립도서관이 생겼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도서관 운영시간과 맞지 않아 책을 빌릴 수는 없는 상황.

우연히 토요일에 친구와 들렸던 도서관에서 나는

일본성폭력피해자 일명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책을 접했었다.

그 전부터 누누이 뉴스와 신문 학교의 교육 등으로 들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실상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엮인 책은 처음 접했고 그 실상은 충격적인 것이 많았다.

 

버려진 조선의 처녀들은 그 이후 우연히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한 팔찌를 구매하기 위해 들렸던 사이트에서 알게 된 책이었다.

몇 달 전 양효섭 이라는 아이돌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착용하고 나와

급작스레 주문이 밀리면서 팔찌와 함께 책, 에코백, 파우치 등

모든 물량이 품절 됐던 상황.(팔찌는 친구-가가멜-의 선물로 착용하고 있다)

이 책 역시 품절로 당시 재고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재고가 들어와 주문해서 오늘 받게 된 책이다.

(오늘 하얀로냐프강 1권을 읽고 당장 가지고 온 책이 없는 차에 도착해서 읽고 있다..)

 

로맨스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잊을 수 없는 진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

같은 여자로서 아파서 읽기 힘들 수 도 있는 책이지만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 기나긴 이 세월 속에서

점점 한 분 두 분 사라져 가시는 진달래 할머니들을 대신해

이 역사를 끝까지 이야기 해 줄 끈은 역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 위안부할머니들을 진달래 할머니로 부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잇따른 별세에 김유철 창원민예총 대표가 쓴 시 ‘또 진달래지다’에 착안해

잘못된 위안부라는 명칭대신 진달래할머니라는 이름을 나는 더 좋아한다.

위안부...미국에서는 이 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慰安婦 위로하고 편안함을 주는 여자라는 뜻으로 일본군을 위로하고 다독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명칭이다.

-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억지로 납치되어 희생된 그들에게 감히 일본이 붙인 이름인 것이다)

 

남의 나라 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

그렇기에 나는 이런 아픈 역사를 담은 책이

한권이라도 모두의 책장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적는다.

내가, 내 후(後)의 자녀,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도 이런 역사가 있었노라

그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로...

 

이 책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작스레 집에 들어온 일본인에 의해

부모 앞에서 끌려간 훈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족들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

일본치하에서 나라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이름마저 빼앗기고

전쟁터에 아들과 딸들을 빼앗긴 한 많은 우리 할머니들 세대의 이야기.

 

인터넷에 진달래할머니들을 담은 사진이 있는 게 있는데 그들의 모습은 다소 깨끗해보였다.

그리고 그에 관한 사실을 나는 이 책에서 발견했다,

 

[주인은 조선여자들에게 항상 머리를 단정히 하고 얼굴에 화장을 하라고 했다. 

안 그러면 혼을 냈다. 그렇게 괴로운 상황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해야 한다니.

이남이는 머리를 만지고 화장하는 것이 싫었다.

주인은 돈을 준 적은 없지만 옷이나 화장품을 사와 꾸미기를 강요했다.]

 

훈 할머니는 싱가포르에 끌려가 그곳에서 하나코 라는 이름을 받는다

훈 할머니의 본래 이름은 이남이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랜 세월 후 자신의 이름과 한국어를 모두 잊어버리시게 된다..

 

그런 고문을 당하는 그녀들에게 끝까지 잔인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그들은 그런 사진을 내걸어 강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

 

 

할머니의 바로 옆방에 있던 여인은 임신 9개월에도 길게 줄선 군인들을 받아야만 했다.

 

[여자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피를 뭉텅뭉텅 쏟던 그녀는 죽어서 고향에 돌아갔겠지...

‘가고 싶은 고향을 내발로 걸어 못가고’ 라는

제목부터 슬픈 다른 진달래 할머니의 책 제목이 떠올랐었다.

 

 

캄보디아로 옮겨간 할머니는 그곳에서 다다쿠마라는 일본군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고

살게 되지만 프랑스가 승리한 후 한국에 돌아올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다다쿠마는 할머니를 보내주지 않았다. 지켜주겠다며 할머니를 잡았다.

그리고 몇 년 뒤 그는 할머니를 버려둔 채 혼자서 캄보디아를 떠났다.

할머니는 전혀 그 사실도 모른 채 살다 현지인을 통해 나중에 전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1979년 캄보디아에서 현지인과 가정을 이루며 3명의 손녀와 살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세계에 소개되면서 다다쿠마의 기사도 실린다...

나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 매우 분노가 일었다..

그 일본군장교 다다쿠마는 당시 아시아태평양국회의원연합 일본의원단

사무국장직을 맡으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란 것이...더 화가난다....

 

이 책은 억지로 끌려가서 위안부라는 지독한 그 삶을 사시고 캄보디아에 버려져

그곳에서 살아남아 한국에 돌아오기 까지, 그리고 한국에서 가족을 찾게 되는

한 소녀의 일대기가 남긴 슬픈 자서전이다.

 

그 소녀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세월에 이기지 못해 그 남은 사람들도 얼마나 있어줄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더 슬프다..역사는 분명 그 시절 그 시간에 존재했었는데...

그녀들은 사라져간다...그리고 일본은 아직도...인정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 아이들은 이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고 가끔 무개념의 학생들이 다는 댓글과 게시글에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할머니들을 역사의 피해자가 아닌 창부처럼 표현하는 일부분의 아이들....

학교에서가 아니라면 가정에서라도 제대로 설명과 교육을 해주었다면 이런 아이들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남의 역사가 아닌..우리의 슬픈 역사를 두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만져줄 수 있는 세대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랄뿐이다.....

이미 한 많던 이 세상 훌훌 털어버리고 가신 남이할머니. 할머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18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어 내리는군요.

그런데 ..리뷰 쓰는 동안 왜 이리...눈물이 안 멈출까요?...

유달리 이런 책에는 눈물이 많이 나서 훌쩍거리며 읽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사람이 많은데 훌쩍거려서 난처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눈물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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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 여행 리포트

친구와 갔던 서점에서, 유달리 눈에 들어왔던 책.
강아지 고양이 동물이라면 좋아하는 나와 친구는 서로 이책을 바라보았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유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인 나나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
길고양이인 나나가 자동차에 치여 주인공 사토루를 만나는 장면을...
나는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느끼고 바라보고 있었다.
왜냐하면...약 3년 전...회사 뒤 공터에서 발견된 어린 아기 길고양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아기 고양이는 어미가 로드킬을 당해 오지 못하는 것인지. 몇일을 울고 또 울었었다.
안된 마음에 우유와 먹을 것을 놔두었지만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
매일 같이 그 고양이를 살피는게 하루 일과였다...
그리고 어느날 발견한 녀석은 뒷다리를 절고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컨테이너 밑에 수건을 넣고 놓아둔 상자속에
잔뜩 웅크리고 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던 녀석을 발견했을때는 눈물과 함께 처음으로 신에게 감사했던 것 같다.
동물보호소에 맡겼던 녀석은...자동차에 치여서 골반부터 부러져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안락사가 결정되었었다.
그날 전화를 받고 아침부터 줄곧 퉁퉁 부은 눈으로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그렇게도 나와 그 아기고양이와 닮았는지 첫장에서 부터 눈물이 나고 그 시절 그 고양이가 떠올라 슬펐던 것 같다.
그래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녀석은 회복하고 건강해져서 뛰어다닌다.

 

 

꼬리가 숫자 7처럼 휘어 있어 나나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토루..

 

"좋지?. 나나. 럭키세븐, 행운의 숫자이기도 하고"
남 얘기도 좀 들으라고 야옹 하고 울자 사토루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내 턱을 간질여 주었다
"너도 마음에 들었어?"
아니라고!....하지만..아아..턱을 만져주면서 묻는 건 반칙이잖아. 나도 모르게 목이 그르렁그르렁 울리니까
"역시 마음에 들었구나, 그렇구나"란다...
아니라고~~~~~.
 
이렇게 나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나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사토루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나는 사실 이와 비슷하게..애견카페에 있는 복순이라는 고양이가...예쁜 여아라고 지어진 이름이었지만
알고보니 수컷이었던 사례를 알고 있다. 그래서 왠지 복순이가 생각나 좀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을 함께 보내고 이제 그 둘은 이별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나나를 돌봐줄 사람을 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는 사토루.그리고 나나.


어릴적 친구 고스케를 만나고 나나는 사토루가 어릴적 얼토당토 않는 고양이키우기 가출소동을 일으킨 이야기를 듣는다


......사토루 당신 참 머리 나쁜 꼬마였구나.


자신의 고양이에게 한심스러운 눈빛을 받는 주인공이라니..ㅎㅎ.
사토루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참으로 귀엽고 재미있었다. 엉뚱한 4차원 소년이였을 사토루.
그런 사토루의 어린시절이 슬픔으로 가득찬 세월이었다는 것은 실로 충격이었다.
부모님을 잃어 처음 본 이모라는 사람을 따라가 살게 된 너무나 어린 나이의 사토루.
그래도 반듯하고 착하고 성실하게 자라준 사토루가 고맙다.


나나를 돌봐줄 사람을 찾기 위해 시작된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는 여행.
그리고 사토루의 과거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여행.
나나도 나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토루의 추억의 길을 되돌아 걸어간다.
그리고 추억속의 내 기억도 넌지시 꺼내 옆에 둔다.
어릴 적 학교시절 작고 네모난 그 교실에서
나와 함께 웃던 그 아이들이라는 추억의 사진을 말이다.
 

한명 한명 고마웠던 그 시절 추억의 친구들을 찾아 떠나는 한 청년의 소년여행기이자

자신을 돌봐준 주인의 몰랐던 추억을 함께 기억에 새기는 고양이 나나의 여행기.

 

"사토루가 나를 키우지 못하게 된다 해도 나는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

잃기는 커녕 나나라는 이름과 사토루와 산 5년을 얻었다."

 

나나의 이 말에 나는 부끄럽기도 하고 많은 것을 뉘우치기도 했다.

떠나버린 인연이 있다면(연인 혹은 친구) 그 인연의 떠나감을 원망하기 보다

함께 한 추억을 고마워하며 새로운 삶에서의 힘을 얻는 것.

그 작은 생각의 차이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랑스러운 소설! 역시 내가 좋아할 타입의 소설!
이 책을 고른게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하게 드는 책이다.

이 책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건 읽으실 분들을 위한 몫으로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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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이건 아니야 오빠답지 않아. ......제발 이러지마.. 내 마음 내 사정 오빠가 더 잘 알잖아"
"구차한 얘기 그만하자"


슬프게 매달리는 여자와 매정하게 뿌리치는 남자.. 흔한 연인의 이별장면..
첫 시작은 그렇게 여느 드라마와 같은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변함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남자의 마음이, 허망하게 돌아서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프로포즈 받을 때 손가락에 끼워졌던 예쁜 반지가 우수워질 정도로 사내는 덤덤했다.


"결혼한다"


믿을 수 없는 그 말과..더 믿을 수 없는 타이밍에 나타난 그와 결혼할 여인.

자신의 출생비밀...사생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힘든 그녀에게
사내는 그렇게 차갑게 식어버린 빈자리만을 남겨주고 떠났다.


자신의 모든것을 버리려 작심한 그녀. 윤이수는 자살시도를 하지만.
자신과 오빠를 여태껏 키워준 어머니의 재혼남 윤치성에 의해 겨우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인형처럼 아무런 감정도 품지 않은 채 목석같이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그녀.
그런 그녀를 걱정하는 그녀의 오빠 서준석은 외할머니의 기일에 맞춰 찾은 산사에서 한 사내를 만나게된다.

묘한 끌림을 받는 그는 자신의 동생을 위해 그를 반강제로 서울에 데리고 오게 된다.
그리고 경호원이라는 명목하에 동생을 보호하고 함께 생활하게 한다.

시골 집앞에 버려진 핏덩이를 친자식 친동생처럼 키운 가정.
이호연은 그런 집안에서 자란 막내 업둥이다.


한번도 자신이 이 집안에서 친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적 없이
넘치는 사랑만을 받으며 자란 큰 키에 사람좋은 남자 호연은
스님의 권유와 가족들의 반강제에 의해 서준석을 따라 서울로 상경하지만.
당장 내일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그런 그에게 고난과 역경이 따르니 그것은 바로 서준석과 윤이수의 어머니와 재혼한 남자 윤치성 때문..
그는 내노라하는, 경찰도 감히 손대지 못하는 거대한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였던 것이다.
윤치성이라는 험난한 벽때문에 결국 이수의 경호를 맡게 되는 호연.

잔잔하지만 깊숙히 많은 어둠을 담고 있는, 언제 강한 파도로 돌변할지 모르는 위험한 바다의 그녀 이수와
따뜻한 공기를 담고 있는 포근한 시골의 나무집같은 사내 호연 너무나 다른 두 사람..

 

사실 초반부터 얽히고 설킨 가정사가 소개되면서  이 책이 쉽게 읽히진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굳이 가정사를 이렇게 까지 복잡하게 설정했어야 할까?...
가정사에 단박에 이수를 잘라내고 새로운 여인과 결혼하는 지훈도 그렇고.
초반부터 너무 강압적인 폭풍이 몰아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워낙 어려운 주제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이다보니 나는 중간 중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위해 다시 앞페이지로 돌아가야만 했다.
복잡한 가족사를 한번에 풀어주기보단 궁금증을 위해서인지

비밀을 하나 하나 풀어주는 형식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판타지 장르에는 강하지만 조폭물과 복잡한 가정사에는 약한 나이기에.. 다소 어려웠다


그런데도 대화들을 찬찬히 읽어보면 남주 호연 때문인지

조폭물이라는 걸 잊게해주는 따뜻한 대화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폭임에도 이수를 걱정하는데에서는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 처럼 따뜻한 치성의 대사들.

생각했던 것보다 지루하지 않아서 조금 신기했던 소설이다.
아마도 남주 호연의 밝고 씩씩한 성격탓도 있겠지만 호연과 하나부터 열까지 티격태격거리는 이수의
새삼스런 모습이 조금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리라.


이수와 호연이 투닥투닥하는 모습은 재미있었지만 이수에게만 몰아붙여지는

모든 가정사의 고난들이 못내 안타깝고 슬펐다.
왜 한 여인에게 이토록 많은 슬픔이 있어야만 할까..그것도 단지 사생아라는 이유만으로...
이수라는 인생에 꾹꾹 눌러담아진 슬픈가정사가 숨을 쉬지 못할정도로 짓뭉게져있었다.

 

꺼져가는 쟂더미같은 회색빛 그녀가 호연을 만나 점점 다시 불타오르는 불씨가 되어 가는 과정.

인간미는 커녕 죽은 듯한 그녀가 점점 호연과 투닥거리며 사람의 정을 찾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고 뿌듯해지는 기분을 준 소설이었다.

조폭이 등장하는 소설이라고 해도 참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

 

좋았던 몇몇 문구를 가슴에 새겨본다.

 

[사람은 말이지, 자기 자신을 대하는 자세로 남을 대해..]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다치면 무엇으로 치유를 하겠느냐. 결국엔 사람인게지.

사람의 상처에 인정을 가진 사람의 손이 닿고 마음이 닿으면 위해를 가했던 기운들이 달아나기 시작하지]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람에게 혼란이나 상처를 남기는 대개의 것들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선을 긋지 못함으로 인해 주어진 결과였다]

 

32이라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세월을 살아가고 있지만

저 문구들처럼 사람의 인정이 담긴 손길의 중요성과 필요성,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선을 그어야 하는 선택의 중요성을 다시금 담아본다.

많은 실수가 있을 것이고 많은 상처가 있을 살아가야 할 많은 삶들...

절망에 빠질 시간도 있겠지만 혼자가 아니기에 언제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게

바로 사람 온정의 힘이 아닐까.

 

절망에서 변화와 희망을, 잿더미에서 삶을 향햔 열정을 키워준 사람.

호연같은 남자를 만난 이수가 한없이 부러워진다..

남주가 참으로 매력이 넘쳤던 소설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무렵엔 너무 급작스런 엔딩 전개가 휙휙 지나가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이수를 괴롭히던 인물들의 사건들도 중반부터 차근차근 진행되어 좀 더 무게를 주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초반부터 밀려나왔던 사건들로 인해 무언가가 있겠지 큰 무언가가 나올것이라 예상하고 기다렸기에

막판에 갑작스럽게 정리된 이수를 괴롭히던 인물들에 대한 엔딩은 안타까움이 많았다.

 

그래도 남주와 여주의 티격태격 피어나는 사랑은 즐거웠고 남주 호연의 활약이 참 즐거웠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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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받은 황비 1~2 세트 - 전2권 ㅣ 블랙 라벨 클럽 7
정유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
나는 왜 여기에 있지?
...
내가 무엇을 잘못 했기에?
...
나는 당신을사랑한 죄 밖에 없는데..
..
털썩!
데구르르

 

 

첫장부터 강렬하게 내 앞에 나타난 사형수는 제목 그대로 버림받은, 잔인한 운명에 난도질 당한 여인 아리스티아 라 모니크였다.

첫 머리에서 이렇게 독자의 눈길을 사로 잡는 동시에 크나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책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아무리 봐도 주인공인데? 주인공이잖아. 근데 죽어?? 그럼 그 뒤 전개는?? 이거 로맨스 아니었던가???

1장을 읽어내리는 동안 나는 이런 궁금증에 굉장히 시달렸다.
추리 소설도 아닌데 말이다

 

 

 

황제가 될 사내의 배필로, 황후가 될 여인으로, 한점의 의심도 없는 예정된 인생을 위해,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국모의 자리에 걸맞는 교육을 받고 자란 티아(아리스티아의 애칭)
그녀는 어느날 하늘에서 내려온 신탁의 아이라 불리우는 차원이동소녀 지은에게

황후의 자리와 황제의 사랑을 모두 빼앗긴 체 살아간다.
평생 한 사내를 위해 키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당연히 자신의 남편이 될거라 믿었고 또한 연모했던 그 사내에게

갖은 모멸과 찬대를 받으며 끝내 그 사내의 만족스러운 미소 앞에서 목이 잘려 나간다.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도 모른 체 그녀는 그렇게 죽은 것이다.

 

티아는 흐릿한 시야로 자신의 어린시절 방에서 눈을 뜬다. 이것이 꿈인지 혹은 죽었던 지난날의 자신이 꿈인지
몽상같은 [지금]에 눈을 뜬 티아는 어리둥절하다.
황비가 되어 궁으로 들어가기 전 어린시절의 자신으로 되돌아와 있는 현재가 기가 막히기도 하지만
죽기 직전 담아두었던 [아버지에 대한 슬픔]으로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제일 먼저 찾아가 그 품에 안긴다.
평생을 황제와 나라를 위해서만 사셨던 아버지..
자신을 향한 다정함이라고는 한점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 분이
지독한 찬대와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반실성한 자신의 딸을 위해 생애 딱 한번 아버지의 사랑을 보이며 사라져갔었다.
그녀의 고통을 위해 아버지가 일으킨 황제에 대한 딱 한번의 반역. 딸에 대한 딱 한번의 넘치는 사랑.
그리고 그 딱 한번이 마지막이었다. 그토록 성심을 다해 모셨던 황제에게 사형당한 아버지.

그리고 자신 또한 그 사내 앞에서 사형당하고 말았다.


한번의 강렬한 어버지의 사랑은 [지금]의 자신을 바꾸어놓는다.
티아는 이제 허수아비처럼 살던 황비, 목이 잘려 나간 비운의 황비가 아닌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는 티아인 것이다

신이 말하지 않았던가.
지은의 대리품으로 처음부터 내정된 운명이었다는 것을, 단 한번도 신은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신이 지은 과오와 잔인함에 잔혹했던 그녀의 삶. 신은 그녀에게 그 실수를 대신할 선물을 주겠다고 말한다.

 

[너는 나의 관심을 받는 자, 운명을 개척하는자. 네가 가는 길이 곧 너의 운명이고

네가 원하는 것이 곧 너의 길일지니 그대의 이름은 운명을 개척하는자 아리스티아 피오리나 라 모니크]

 

예비 황후, 비운의 황비의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갑기만 하던 그녀가 새로운 삶에서는 과거의 비운의 삶을 바꾸기 위해 하나 하나 변화해간다.
과거에는 참기만 해서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아이다운 투정과 따뜻함도 점차 찾아나간다.
과거의 자신과는 다른 여러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이 티아.

예전에는 겉으로 내비치지 않던 아버지께서 확연히 눈에 잡힐 듯 보이는 사랑을 보여주시고

가문의 식솔들 아버지의 기사단의 관심을 받고
자신을 아껴주고 지켜주겠노라 기사의 맹세까지 하는 따뜻한 소년 알렌디스를 만나고

시큰둥하면서도 티아와 친해지려 하는 카르세인이라는 소년도 만난다.
다만 바뀌지 않은 것은 원인을 알수 없는 황태자의 과거와 같은 차가움뿐.

하지만 그 역시도 이 세계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있음을 티아는 느끼게 된다.
자신을 향해 하나씩 관심을 가지는 황태자. 생소한 그 느낌이 과거의 차가운 황태자와 겹쳐 자신을 괴롭히기도 하지만
주위의 관심과 사랑으로 티아는 조금씩 극복해나간다.

 

이 소설처럼 주인공을 열렬히 응원하게 되는 소설도 드물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티아를 보고 있으면 특히나 그녀가 황태자와 만나는 장면이 나오면 나는 의례 티아를 응원하고 있었다.
과거에 지지말라고 황태자를 겁내지 말라고
트라우마. 티아에게 황태자는 과거의 지옥같은 트라우마다.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 스스로뿐일테니까 더더욱 티아를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1권에서 부터 이미 누구와 맺어질지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
1권에서 부터 이미 티아의 다방면의 엔딩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
버황은 끝을 예상할 수 없게끔 독자의 긴장을 잡고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 즐겨하던 시뮬레이션 게임 [프린세스메이커]를 할때의 기분이랄까?..
알렌과 맺어질지 카르세인과 맺어질지 혹은 변화하고 있는 황태자의 황후가 될지 그것도 아니면 여기사가 될지.
새로이 등장할 인물들은 누구일지(아직 1,2권 밖에 출간되지 않았으니 5권이 완결 예정이라면

더 등장할 인물들이 있을 것도 같다는 나의 예상이다)
대체 어떤 엔딩이 맺어질지 궁금하다.

 

고귀하고 아름다웠지만 지독하게 고독하고 처참했던 티아가
얼마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선물의)삶을 만들어가는지를 기대하며 다음권을 기다려본다.

 

강렬하기도 하면서 잔잔히 따뜻해지는 소설. 주인공을 응원하면서 한편으로는

나 자신도 이처럼 이겨내자 다짐하게 되는 소설.
신과 인간 그 관계를 한번쯤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

 

개인적으로 버황은 판타지로맨스라고 부르기 보다는 한편의 중세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로맨스 [중세로맨스]라고 부르고 싶다.
판타지이지만 마법사와 같은 타종족이 나오지 않는 점이 기사와 레이디의 사랑을 다룬 소설

하얀로냐프강의 분위기와 닮은 소설같기도 하다.
하얀로냐프강도 판타지라고 분류는 되지만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기사와 레이디의

중세로맨스에 더 가깝다고 느꼈었다.

 

 

티아, 알렌, 세인, 그리고 나에게 조금 미움을 받고 있는 황태자와
미워하지도 그렇다고 사랑해주기도 애매한 지은.(현재는....얄밉다......난 티아가 더 소중하니까..)
그들의 삶을 찬찬히 기대하며 책을 읽어내려가며 다음권을 기다린다.
예약해둔 3권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디게 갈 것 같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나지만 개인적으로 요즘의 판타지들은 남성 취향에 맞춰진

게임판타지 먼치킨(무조건 주인공이 말도 안되게 강한 설정.)류의 책이 많아서
책을 고를 때 신중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1세대 2세대의 판타지 소설 세대였던 나에게는 말이다.
드라마로 예를 들어본다면 가을동화의 시대에서 요즘은 막장드라마의 시대로 넘어간 느낌이라고 할까?
막장드라마는 분명 자극적이기에 관심이 주목된다. 유행어가 생기기도 하고 시청자들은 악역을 욕을 하며 본다.
그 당시 판타지는 조금더 동화적이고 아기자기 하면서도 교훈적인 소설이 많았다.
요즘은 다시금 예전의 분위기와 비슷한 판타지 그리고 판로(판타지로맨스)가 하나 둘 내 눈에 들어오고 있어

다시금 독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버려진 황비 역시 읽는 내내 내 애정을 듬뿍 받게 된 책이다.

판타지소설 1~2세대였던 나의 정서에 잘 맞는 책이기도 하고 작가의 깊은 생각이 글 속에 진주처럼 박혀있는 소설.
작게 크게 사람은 살아가며 누구나 트라우마 하나씩은 가지게 마련이다.

그들 중 누군가는 당차게 이겨내기도 혹은 트라우마의 노예로 살아가기도 한다.
티아를 마주하며 트라우마는 과거의 잔재로 남은 흉터가 아닌 언제든 치유될 가능성이 있는 상처라는 생각이 든다.
티아와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과 나자신에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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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착한 아이야
나카와키 하쓰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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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강렬한 책.

세상 모든 아이들이..스스로 자기가 나쁜아이가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타인에게 나쁜이라는 타이틀로 인식되기 싫은 것은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흔히 말하는 불량학생들도 스스로가 나쁜아이이고 싶지 않다.

사람의 마음속에 자신은 언제나 선하다.

밖으로 표출된 나쁜 나는 그만한 이유와 타인에 의해 정리내려지는 것.

이 책은 성인이 되어버린 우리가 어린 날 상처받았던 나 혹은 이웃을

이해시키고 어루만져주는 소설이다.

 

어찌보면 똑같을 어린시절의 학대..

하지만 누군가는..아동학대 되물림을

누군가는 용서와 사랑을.... 각각 자른 결말을 보여준다

소설이지만 현재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면서 또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는 소설.

나는 과연 어릴적 부모에게 당한 학대(정신이든 신체든)를 이겨내고

용서와 사랑으로 내 아이를 대하고 있는가..

부모가 그리고 부모가 될 모든 이들이 한번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나는 이런 어른이 될 수도 있고 저런 어른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건 타인이 아닌 내 손에 달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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