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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연꽃 세트 - 전2권 ㅣ 블랙 라벨 클럽 11
전은정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시살문. 죽은 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죽은이의 생전 기억을 읽어낸다는
신이내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컸는 말이나,
또 한편으로는 시신에 손을 댄다는 의미에서 불길하고 천대받은
천한 신분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시살문 중에서도 가히 더 특별한 능력을 타고나며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다는 가시연꽃.
가연은 그런 가시연꽃으로 태어난 가련한 연꽃이었다.
성건은 최근 일어난 잔혹한 여성살인사건을 밝혀내기 위해
비밀리에 시살문의 거처로 오게 된다.
나라에서는 엄연히 금지되어 있고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거짓말쟁이
시체를 파먹는 불길한 사람으로 오인되어 있는 시살문을
비밀리에 포도청으로 대려와 최근 일어나는 여성살인사건에 대해 알아내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시살문이라는 존재는 비밀에 부쳐야 할 만큼 큰 위험이 따른다.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도 아름답고 단아한 여인의 몸인 가연을
그런 위험한 일에 데려갈수 없다며 다른이를 내놓아달라 하지만
시살문의 수장 최형도는 그녀뿐이며 그녀의 능력은 뛰어나니 걱정없다며
그녀이외에는 아무도 내어줄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어쩔수 없이 가연을 데리고 내려오는 성건은 차츰 그녀의 능력을 하나 둘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어릴적 얼굴도 보지 못했던 정혼자가 죽고, 계모 밑에서 학대와 핍박을 받으며 자란 성건은
나이가 찼음에도 여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여인에게 관심이 없지만
가연. 그녀에게는 왜인지 시선이 간다.
자신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성건은 가연에게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 또한 가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살문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감히 그를 원할수도 없는
처지가 안타깝고 원망스러웠다.
근처에 있지만 만날 수 없이 그리워만 해야하는 자신의 부모와 오라비들.
그런 서러움 또한 시살문으로 태어난 운명 탓이었다.
여성을 잔혹하게 강간하고 살해한 범인. 하지만 누구인지 알수 없는
호랑이탈을 쓴 범인 "괴물"을 찾아내기 위해
가시연꽃인 가연과 성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있는 이들이
끝이 없을 것 같은 추격을 시작한다.
그 추격사이에 피어나는 성건과 가연의 애잔한 사랑과 각자의 슬픈 과거사.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모든 분야를 한대 묶어놓은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추리소설, 판타지 소설, 시대극 소설, 로맨스소설 이 모든 장르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해주는 고마운 소설이었다.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 "괴물"을 찾아내기 위해 추격을 벌이는 그들과
그런 그들이 우습다는 듯 점점 대담해지는 괴물의 범죄.
시대극이라는 배경속에서 판타지라는 설정이 적절히
추리속에 녹아있으며 그 사이에 로맨스또한 지루하지 않게 펼쳐진다.
성건의 몸종이었지만 현재는 성건과 함께 포도청에서 일하는 포교가 된 주언은
몸종이었던 만큼 눈치가 빨라 성건과 가연의 상황을 눈치채지만
눈치없이 성건앞에서 가연과 허물없이 지내는 다른이들을 보며 성건의
날카로운 눈빛을 어찌 모를수가 있느나며 혼자 속으로 그들을 타박한다.
소설내에서 감초역활을 하는 주언은 덩치큰 사내답지 않게 귀여운 구석을 쏙쏙히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이 소설에는 약간의 코믹요소도 가미되어 있는 셈이다
괴물이라는 큰 범죄 이외에도 에피소드처럼 작은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지루할 틈이 없는 책이었다.
에피소드들이 생소한 이야기가 아닌, 주위에 뉴스에서 접하는 사건들이 많아서인지
다시금 당시 경악하고 슬퍼했던 사건들을 되집어 보고 잊지 않게 해주는거 같아 고맙기도 했다.
특히 계모가 아이를 일부러 죽이려 해놓고 아이가 실종됐다며 거짓 눈물을 흘리던 모습...
예전에 울산 계모사건을 다시금 떠올려주었다.
아이를 죽여 증거를 없애려 태우기 까지 한 계모는 한 방송에서 울며 아이를 찾아달라 했었다.....
작은 에피소드 범죄들까지 하나하나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소설로 나의 스타일에는
꽤나 맞춤이라고 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성건과 가연이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맺어지는지
과연 범인 "괴물"은 누구이며 어떻게 물리칠 것인지
2권이라는 길듯 짧을 듯한 이 책속에서 다른 독자들도 한바탕 즐겨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드라마화가 된다면 해품달처럼 꽤나 좋은 작품이 될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