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추리 - 강철인간 나나세
시로다이라 쿄 지음, 박춘상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허구추리"는.

만화 [절원의 템페스트], [스파이럴]의 원작자 시로다이라 쿄가 낸 추리소설입니다.

만화스토리작가답게 이 추리소설은 기존의 추리와 조금 다릅니다.

추리이지만 만화스러운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사촌누나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자주 방문하는 쿠로에게는 연상의 연인 사키가 있습니다.

그 둘은 어느 늦은 밤. 도쿄의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다 여긴 갓파를 만난게 됩니다.

갓파를 보고 놀라 도망쳐야 하지만 왜인지 갓파는 쿠로가 무섭다며 그들에게서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사키는 갓파조차 무섭다며 도망친 자신의 연인 쿠로에게 독단에 가까운 이별을 고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쿠라자카시에서 여경으로 일하는 사키는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한 사내의 증언을 듣다가

강철인간 나나세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비극적인 사고사를 당한  철골에 얼굴과 머리가 깔려 사망한 아이돌 여가수 나나세 카린.

그의 원혼이 철골을 든 체 나타나 배회한다는 이야기...

예전이라면 그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 치부했겠지만 갓파라는 존재를 제 눈으로 확인한 전례가 있는 사키에게는

뭔가 석연치 않은데요. 그런 와중에 실제 강철인간 나나세와 대면하게 되면서 생사의 위협을 겪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만나게 된 또 한명의 소녀. 이와나가.

요괴들에게 한쪽눈과 한쪽 다리를 포기한 대신 요괴들의 신. 무녀가 된 이와나가

요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건을 해결해주는 이자나가는 사키에게 자신이 현재 쿠로의 연인임을 밝힙니다.

몰론 자신 마음대로 되는 연인도 아니고 사키를 다시 만나면 쿠로가 돌아설까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말입니다.

 

(사키와 헤어질 무렵 불연듯 자신을 쭉 좋아했다며 사귀자고 당차게 고백해오는 10대 소녀 이와나가를 쿠로는

어영부영 사귀게 된 듯하지만 진심으로 챙겨주는 모습은 꽤 귀여워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쿠로의 가문에서는 오랜 세월 불로불사를 얻기 위해 인어고기를 후손에게 먹여왔지만 살아남은 사람이 없었고.

그런 탓에  후손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쿠로의 할머니는 고민끝에 인어의 고기와 쿠단의 고기를 함께 쿠로에게 먹였고

쿠로는 의도치 않게 타인에 의해 불로불사와 예언의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갓파나 요괴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왔고 결국 갓파사건으로 사키와 결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요괴들의 무녀 이와나가와 요괴들의 두려움의 대상인 쿠로. 그리고 여경 사키가

강철인간 나나세의 실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생긴 사키의 선배이자 마음을 열어가던 상대 테라다의 사망사건.

그리고 더욱 강해진 나나세!.

 

허구추리는 말 그대로 허구를 추리합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허구. 강철인간 나나세는

요즘 세상에 흉흉히 떠도는 괴담이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고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일러스트로

그 모습이 모두의 머릿속에 일치되며 만들어진 하나의 허구로 몸을 얻게 된 괴물입니다.

사람들의 상상력이 집약되고 커지며 점점 더 강한 힘을 얻게 된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터넷 세계의 잔인성을 두각시켜줍니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말이 있고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늘 공기중에 떠도는 것이 말이고 언어이지만

그만큼 무서운 힘을 가지는게 말. 언어입니다.

이 주제를 이 책은 한편의 만화같은 소설 속에 녹여놓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아마 읽은 후에 말의 힘을 깨닫게 된다면 오늘부터 내가 내밷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신중해지지 않을까요?

 

간만에 추리소설인데도 신나게 읽어 내린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전...쿠로&이와나가가 참 은근히 잘 어울리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점도 비슷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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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로냐프 강 1부 1 - 로젠다로의 하늘, 한국환상문학걸작선
이상균 지음 / 제우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하얀로냐프강...

빨리 발음하려고 하면 혀가 꼬이고 마는 제목이지만

참으로 멋스럽고 낭만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얀 로냐프강은...사실 나온지 오래된

판타지 소설 1세대 때에 나온 판타지소설입니다.

당시 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나왔고

내용면에서도 부족한 책들이 거의 없었을 정도의 수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 또한 마니아들이 많은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판타지들과는 조금 다른 이 책은.

마법이라고 해도 부수적인 약한 마법이 나오고

대다수가 기사들의 이야기, 그리고 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 계급과 이름, 지명등으로 인해 어려운 부분도 다소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바로 바로 밑에 주석으로 설명을 붙여 이해도를 높이고 있고

어려운 외례 지명과 계급 이름이 어렵다면 포스트잇에 적어 놓고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전 사실 일본책과 서양책은 의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름이 나와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서...)

 

판타지 라고 해도 이 소설은 기사들의 전쟁영웅담 우정 그리고 로맨스를 담고 있는 

조금 특별했던 판타지소설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디앤씨에 소개를 하게 되었네요.

 

 

이나바뉴에서 젊은 기사인 퀴트린(레이피엘)은 귀환 후 기사대장 아켈로르의 제안으로

얼마간의 휴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며 평민들의 삶을 보게 되죠.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최하층의 계급을 가진 음유시인 아아젠을 만나게 됩니다.

순수하고 착한 그녀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필사적으로 남을 도우려고 하고, 상냥함을 잃지 않습니다.

그런 그녀의 용기에 이끌린 퀴트린은 그녀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게 되고.

갑작스레 일어난 전쟁에 다시 휘말린 퀴트린은 급히 제도로 돌아가야하는데요

아아젠은 자신의 의지로 그를 따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아아젠과 퀴트린의 서로에 대한 감정.

 

이 소설에는 기사와 레이디의 사랑, [카발리에로]가 나오는데요.

기사가 자신이 사랑하는 레이디에게 카발리에로가 되고 싶음을 동료기사의 입회하에

레이디에게 고백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면 카발리에로의 맹세를 하며

죽을 때 까지 그 레이디의 명예와 생명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기사에게도 레이디에게도 가장 신성하고 고귀한 카발리에로.

 

예정된 기사로서의 계급과 명예를 버리고 음유시인 아아젠만을 위한 카발리에로가 되는 퀴트린...

그 둘의 아름답고도 부드러운 사랑이야기~

그리고

퀴트린의 동료들 라벨, 사야카, 이바이크 그들의 아름다운 기사의 사랑이야기,

그들이 카발리에로가 되는 과정과 전쟁 속 사투 그리고 사랑의 결말.

이 모든 것이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내리는 소설입니다.

 

다른 소설처럼 강력한 자극적인 문체는 아니지만 부드럽게 흘러가는 문체 속에 빠져 읽다보면

즐거워집니다.

 

이 하얀로냐프강은 사실 책보다는 먼저 라디오드라마로 접했던 소설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성우가 두분이나 나오셔서 열심히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참 후에 이렇게 구매해서 읽고 있습니다.

아직 1권 까지 읽은 상태이지만 저에게는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단락 단락이 짧게 몇장 안으로 끝나는 형식이라 중간 중간 쉬어갈수 있기 때문인 것 같네요.

하지만 스토리가 처음부터 쭈욱 이어지기보단

중간 중간 전환되는 장면들이 있어서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판타지라고 해도 지명 계급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고려하기도 했고

그래서 별점을 4개만 넣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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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조선의 처녀들 - 훈 할머니 편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근무하는 회사 근처에는 최근 송화도서관이라는 시립도서관이 생겼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도서관 운영시간과 맞지 않아 책을 빌릴 수는 없는 상황.

우연히 토요일에 친구와 들렸던 도서관에서 나는

일본성폭력피해자 일명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책을 접했었다.

그 전부터 누누이 뉴스와 신문 학교의 교육 등으로 들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실상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엮인 책은 처음 접했고 그 실상은 충격적인 것이 많았다.

 

버려진 조선의 처녀들은 그 이후 우연히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한 팔찌를 구매하기 위해 들렸던 사이트에서 알게 된 책이었다.

몇 달 전 양효섭 이라는 아이돌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착용하고 나와

급작스레 주문이 밀리면서 팔찌와 함께 책, 에코백, 파우치 등

모든 물량이 품절 됐던 상황.(팔찌는 친구-가가멜-의 선물로 착용하고 있다)

이 책 역시 품절로 당시 재고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재고가 들어와 주문해서 오늘 받게 된 책이다.

(오늘 하얀로냐프강 1권을 읽고 당장 가지고 온 책이 없는 차에 도착해서 읽고 있다..)

 

로맨스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잊을 수 없는 진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

같은 여자로서 아파서 읽기 힘들 수 도 있는 책이지만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 기나긴 이 세월 속에서

점점 한 분 두 분 사라져 가시는 진달래 할머니들을 대신해

이 역사를 끝까지 이야기 해 줄 끈은 역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 위안부할머니들을 진달래 할머니로 부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잇따른 별세에 김유철 창원민예총 대표가 쓴 시 또 진달래지다에 착안해

잘못된 위안부라는 명칭대신 진달래할머니라는 이름을 나는 더 좋아한다.

위안부...미국에서는 이 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慰安婦 위로하고 편안함을 주는 여자라는 뜻으로 일본군을 위로하고 다독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명칭이다.

-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억지로 납치되어 희생된 그들에게 감히 일본이 붙인 이름인 것이다)

 

남의 나라 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

그렇기에 나는 이런 아픈 역사를 담은 책이

한권이라도 모두의 책장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적는다.

내가, 내 후()의 자녀,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도 이런 역사가 있었노라

그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로...

 

이 책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작스레 집에 들어온 일본인에 의해

부모 앞에서 끌려간 훈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족들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

일본치하에서 나라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이름마저 빼앗기고

전쟁터에 아들과 딸들을 빼앗긴 한 많은 우리 할머니들 세대의 이야기.

 

인터넷에 진달래할머니들을 담은 사진이 있는 게 있는데 그들의 모습은 다소 깨끗해보였다.

그리고 그에 관한 사실을 나는 이 책에서 발견했다,

 

[주인은 조선여자들에게 항상 머리를 단정히 하고 얼굴에 화장을 하라고 했다

안 그러면 혼을 냈다. 그렇게 괴로운 상황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해야 한다니.

이남이는 머리를 만지고 화장하는 것이 싫었다.

주인은 돈을 준 적은 없지만 옷이나 화장품을 사와 꾸미기를 강요했다.]

 

훈 할머니는 싱가포르에 끌려가 그곳에서 하나코 라는 이름을 받는다

훈 할머니의 본래 이름은 이남이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랜 세월 후 자신의 이름과 한국어를 모두 잊어버리시게 된다..

 

그런 고문을 당하는 그녀들에게 끝까지 잔인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그들은 그런 사진을 내걸어 강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

 

 

할머니의 바로 옆방에 있던 여인은 임신 9개월에도 길게 줄선 군인들을 받아야만 했다.

 

[여자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피를 뭉텅뭉텅 쏟던 그녀는 죽어서 고향에 돌아갔겠지...

가고 싶은 고향을 내발로 걸어 못가고라는

제목부터 슬픈 다른 진달래 할머니의 책 제목이 떠올랐었다.

 

 

캄보디아로 옮겨간 할머니는 그곳에서 다다쿠마라는 일본군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고

살게 되지만 프랑스가 승리한 후 한국에 돌아올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다다쿠마는 할머니를 보내주지 않았다. 지켜주겠다며 할머니를 잡았다.

그리고 몇 년 뒤 그는 할머니를 버려둔 채 혼자서 캄보디아를 떠났다.

할머니는 전혀 그 사실도 모른 채 살다 현지인을 통해 나중에 전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1979년 캄보디아에서 현지인과 가정을 이루며 3명의 손녀와 살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세계에 소개되면서 다다쿠마의 기사도 실린다...

나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 매우 분노가 일었다..

그 일본군장교 다다쿠마는 당시 아시아태평양국회의원연합 일본의원단

사무국장직을 맡으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란 것이...더 화가난다....

 

이 책은 억지로 끌려가서 위안부라는 지독한 그 삶을 사시고 캄보디아에 버려져

그곳에서 살아남아 한국에 돌아오기 까지, 그리고 한국에서 가족을 찾게 되는

한 소녀의 일대기가 남긴 슬픈 자서전이다.

 

그 소녀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세월에 이기지 못해 그 남은 사람들도 얼마나 있어줄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더 슬프다..역사는 분명 그 시절 그 시간에 존재했었는데...

그녀들은 사라져간다...그리고 일본은 아직도...인정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 아이들은 이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고 가끔 무개념의 학생들이 다는 댓글과 게시글에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할머니들을 역사의 피해자가 아닌 창부처럼 표현하는 일부분의 아이들....

학교에서가 아니라면 가정에서라도 제대로 설명과 교육을 해주었다면 이런 아이들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남의 역사가 아닌..우리의 슬픈 역사를 두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만져줄 수 있는 세대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랄뿐이다.....

이미 한 많던 이 세상 훌훌 털어버리고 가신 남이할머니. 할머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18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어 내리는군요.

그런데 ..리뷰 쓰는 동안 왜 이리...눈물이 안 멈출까요?...

유달리 이런 책에는 눈물이 많이 나서 훌쩍거리며 읽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사람이 많은데 훌쩍거려서 난처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눈물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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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 여행 리포트

친구와 갔던 서점에서, 유달리 눈에 들어왔던 책.
강아지 고양이 동물이라면 좋아하는 나와 친구는 서로 이책을 바라보았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유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인 나나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
길고양이인 나나가 자동차에 치여 주인공 사토루를 만나는 장면을...
나는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느끼고 바라보고 있었다.
왜냐하면...약 3년 전...회사 뒤 공터에서 발견된 어린 아기 길고양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아기 고양이는 어미가 로드킬을 당해 오지 못하는 것인지. 몇일을 울고 또 울었었다.
안된 마음에 우유와 먹을 것을 놔두었지만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
매일 같이 그 고양이를 살피는게 하루 일과였다...
그리고 어느날 발견한 녀석은 뒷다리를 절고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컨테이너 밑에 수건을 넣고 놓아둔 상자속에
잔뜩 웅크리고 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던 녀석을 발견했을때는 눈물과 함께 처음으로 신에게 감사했던 것 같다.
동물보호소에 맡겼던 녀석은...자동차에 치여서 골반부터 부러져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안락사가 결정되었었다.
그날 전화를 받고 아침부터 줄곧 퉁퉁 부은 눈으로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그렇게도 나와 그 아기고양이와 닮았는지 첫장에서 부터 눈물이 나고 그 시절 그 고양이가 떠올라 슬펐던 것 같다.
그래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녀석은 회복하고 건강해져서 뛰어다닌다.

 

 

꼬리가 숫자 7처럼 휘어 있어 나나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토루..

 

"좋지?. 나나. 럭키세븐, 행운의 숫자이기도 하고"
남 얘기도 좀 들으라고 야옹 하고 울자 사토루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내 턱을 간질여 주었다
"너도 마음에 들었어?"
아니라고!....하지만..아아..턱을 만져주면서 묻는 건 반칙이잖아. 나도 모르게 목이 그르렁그르렁 울리니까
"역시 마음에 들었구나, 그렇구나"란다...
아니라고~~~~~.
 
이렇게 나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나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사토루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나는 사실 이와 비슷하게..애견카페에 있는 복순이라는 고양이가...예쁜 여아라고 지어진 이름이었지만
알고보니 수컷이었던 사례를 알고 있다. 그래서 왠지 복순이가 생각나 좀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을 함께 보내고 이제 그 둘은 이별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나나를 돌봐줄 사람을 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는 사토루.그리고 나나.


어릴적 친구 고스케를 만나고 나나는 사토루가 어릴적 얼토당토 않는 고양이키우기 가출소동을 일으킨 이야기를 듣는다


......사토루 당신 참 머리 나쁜 꼬마였구나.


자신의 고양이에게 한심스러운 눈빛을 받는 주인공이라니..ㅎㅎ.
사토루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참으로 귀엽고 재미있었다. 엉뚱한 4차원 소년이였을 사토루.
그런 사토루의 어린시절이 슬픔으로 가득찬 세월이었다는 것은 실로 충격이었다.
부모님을 잃어 처음 본 이모라는 사람을 따라가 살게 된 너무나 어린 나이의 사토루.
그래도 반듯하고 착하고 성실하게 자라준 사토루가 고맙다.


나나를 돌봐줄 사람을 찾기 위해 시작된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는 여행.
그리고 사토루의 과거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여행.
나나도 나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토루의 추억의 길을 되돌아 걸어간다.
그리고 추억속의 내 기억도 넌지시 꺼내 옆에 둔다.
어릴 적 학교시절 작고 네모난 그 교실에서
나와 함께 웃던 그 아이들이라는 추억의 사진을 말이다.
 

한명 한명 고마웠던 그 시절 추억의 친구들을 찾아 떠나는 한 청년의 소년여행기이자

자신을 돌봐준 주인의 몰랐던 추억을 함께 기억에 새기는 고양이 나나의 여행기.

 

"사토루가 나를 키우지 못하게 된다 해도 나는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

잃기는 커녕 나나라는 이름과 사토루와 산 5년을 얻었다."

 

나나의 이 말에 나는 부끄럽기도 하고 많은 것을 뉘우치기도 했다.

떠나버린 인연이 있다면(연인 혹은 친구) 그 인연의 떠나감을 원망하기 보다

함께 한 추억을 고마워하며 새로운 삶에서의 힘을 얻는 것.

그 작은 생각의 차이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랑스러운 소설! 역시 내가 좋아할 타입의 소설!
이 책을 고른게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하게 드는 책이다.

이 책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건 읽으실 분들을 위한 몫으로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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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이건 아니야 오빠답지 않아. ......제발 이러지마.. 내 마음 내 사정 오빠가 더 잘 알잖아"
"구차한 얘기 그만하자"


슬프게 매달리는 여자와 매정하게 뿌리치는 남자.. 흔한 연인의 이별장면..
첫 시작은 그렇게 여느 드라마와 같은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변함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남자의 마음이, 허망하게 돌아서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프로포즈 받을 때 손가락에 끼워졌던 예쁜 반지가 우수워질 정도로 사내는 덤덤했다.


"결혼한다"


믿을 수 없는 그 말과..더 믿을 수 없는 타이밍에 나타난 그와 결혼할 여인.

자신의 출생비밀...사생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힘든 그녀에게
사내는 그렇게 차갑게 식어버린 빈자리만을 남겨주고 떠났다.


자신의 모든것을 버리려 작심한 그녀. 윤이수는 자살시도를 하지만.
자신과 오빠를 여태껏 키워준 어머니의 재혼남 윤치성에 의해 겨우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인형처럼 아무런 감정도 품지 않은 채 목석같이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그녀.
그런 그녀를 걱정하는 그녀의 오빠 서준석은 외할머니의 기일에 맞춰 찾은 산사에서 한 사내를 만나게된다.

묘한 끌림을 받는 그는 자신의 동생을 위해 그를 반강제로 서울에 데리고 오게 된다.
그리고 경호원이라는 명목하에 동생을 보호하고 함께 생활하게 한다.

시골 집앞에 버려진 핏덩이를 친자식 친동생처럼 키운 가정.
이호연은 그런 집안에서 자란 막내 업둥이다.


한번도 자신이 이 집안에서 친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적 없이
넘치는 사랑만을 받으며 자란 큰 키에 사람좋은 남자 호연은
스님의 권유와 가족들의 반강제에 의해 서준석을 따라 서울로 상경하지만.
당장 내일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그런 그에게 고난과 역경이 따르니 그것은 바로 서준석과 윤이수의 어머니와 재혼한 남자 윤치성 때문..
그는 내노라하는, 경찰도 감히 손대지 못하는 거대한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였던 것이다.
윤치성이라는 험난한 벽때문에 결국 이수의 경호를 맡게 되는 호연.

잔잔하지만 깊숙히 많은 어둠을 담고 있는, 언제 강한 파도로 돌변할지 모르는 위험한 바다의 그녀 이수와
따뜻한 공기를 담고 있는 포근한 시골의 나무집같은 사내 호연 너무나 다른 두 사람..

 

사실 초반부터 얽히고 설킨 가정사가 소개되면서  이 책이 쉽게 읽히진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굳이 가정사를 이렇게 까지 복잡하게 설정했어야 할까?...
가정사에 단박에 이수를 잘라내고 새로운 여인과 결혼하는 지훈도 그렇고.
초반부터 너무 강압적인 폭풍이 몰아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워낙 어려운 주제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이다보니 나는 중간 중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위해 다시 앞페이지로 돌아가야만 했다.
복잡한 가족사를 한번에 풀어주기보단 궁금증을 위해서인지

비밀을 하나 하나 풀어주는 형식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판타지 장르에는 강하지만 조폭물과 복잡한 가정사에는 약한 나이기에.. 다소 어려웠다


그런데도 대화들을 찬찬히 읽어보면 남주 호연 때문인지

조폭물이라는 걸 잊게해주는 따뜻한 대화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폭임에도 이수를 걱정하는데에서는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 처럼 따뜻한 치성의 대사들.

생각했던 것보다 지루하지 않아서 조금 신기했던 소설이다.
아마도 남주 호연의 밝고 씩씩한 성격탓도 있겠지만 호연과 하나부터 열까지 티격태격거리는 이수의
새삼스런 모습이 조금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리라.


이수와 호연이 투닥투닥하는 모습은 재미있었지만 이수에게만 몰아붙여지는

모든 가정사의 고난들이 못내 안타깝고 슬펐다.
왜 한 여인에게 이토록 많은 슬픔이 있어야만 할까..그것도 단지 사생아라는 이유만으로...
이수라는 인생에 꾹꾹 눌러담아진 슬픈가정사가 숨을 쉬지 못할정도로 짓뭉게져있었다.

 

꺼져가는 쟂더미같은 회색빛 그녀가 호연을 만나 점점 다시 불타오르는 불씨가 되어 가는 과정.

인간미는 커녕 죽은 듯한 그녀가 점점 호연과 투닥거리며 사람의 정을 찾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고 뿌듯해지는 기분을 준 소설이었다.

조폭이 등장하는 소설이라고 해도 참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

 

좋았던 몇몇 문구를 가슴에 새겨본다.

 

[사람은 말이지, 자기 자신을 대하는 자세로 남을 대해..]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다치면 무엇으로 치유를 하겠느냐. 결국엔 사람인게지.

사람의 상처에 인정을 가진 사람의 손이 닿고 마음이 닿으면 위해를 가했던 기운들이 달아나기 시작하지]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람에게 혼란이나 상처를 남기는 대개의 것들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선을 긋지 못함으로 인해 주어진 결과였다]

 

32이라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세월을 살아가고 있지만

저 문구들처럼 사람의 인정이 담긴 손길의 중요성과 필요성,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선을 그어야 하는 선택의 중요성을 다시금 담아본다.

많은 실수가 있을 것이고 많은 상처가 있을 살아가야 할 많은 삶들...

절망에 빠질 시간도 있겠지만 혼자가 아니기에 언제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게

바로 사람 온정의 힘이 아닐까.

 

절망에서 변화와 희망을, 잿더미에서 삶을 향햔 열정을 키워준 사람.

호연같은 남자를 만난 이수가 한없이 부러워진다..

남주가 참으로 매력이 넘쳤던 소설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무렵엔 너무 급작스런 엔딩 전개가 휙휙 지나가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이수를 괴롭히던 인물들의 사건들도 중반부터 차근차근 진행되어 좀 더 무게를 주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초반부터 밀려나왔던 사건들로 인해 무언가가 있겠지 큰 무언가가 나올것이라 예상하고 기다렸기에

막판에 갑작스럽게 정리된 이수를 괴롭히던 인물들에 대한 엔딩은 안타까움이 많았다.

 

그래도 남주와 여주의 티격태격 피어나는 사랑은 즐거웠고 남주 호연의 활약이 참 즐거웠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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