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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조선의 처녀들 - 훈 할머니 편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근무하는 회사 근처에는 최근 송화도서관이라는 시립도서관이 생겼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도서관 운영시간과 맞지 않아 책을 빌릴 수는 없는 상황.
우연히 토요일에 친구와 들렸던 도서관에서 나는
일본성폭력피해자 일명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책을 접했었다.
그 전부터 누누이 뉴스와 신문 학교의 교육 등으로 들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실상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엮인 책은 처음 접했고 그 실상은 충격적인 것이 많았다.
버려진 조선의 처녀들은 그 이후 우연히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한 팔찌를 구매하기 위해 들렸던 사이트에서 알게 된 책이었다.
몇 달 전 양효섭 이라는 아이돌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착용하고 나와
급작스레 주문이 밀리면서 팔찌와 함께 책, 에코백, 파우치 등
모든 물량이 품절 됐던 상황.(팔찌는 친구-가가멜-의 선물로 착용하고 있다)
이 책 역시 품절로 당시 재고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재고가 들어와 주문해서 오늘 받게 된 책이다.
(오늘 하얀로냐프강 1권을 읽고 당장 가지고 온 책이 없는 차에 도착해서 읽고 있다..)
로맨스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잊을 수 없는 진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
같은 여자로서 아파서 읽기 힘들 수 도 있는 책이지만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 기나긴 이 세월 속에서
점점 한 분 두 분 사라져 가시는 진달래 할머니들을 대신해
이 역사를 끝까지 이야기 해 줄 끈은 역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 위안부할머니들을 진달래 할머니로 부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잇따른 별세에 김유철 창원민예총 대표가 쓴 시 ‘또 진달래지다’에 착안해
잘못된 위안부라는 명칭대신 진달래할머니라는 이름을 나는 더 좋아한다.
위안부...미국에서는 이 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慰安婦 위로하고 편안함을 주는 여자라는 뜻으로 일본군을 위로하고 다독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명칭이다.
-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억지로 납치되어 희생된 그들에게 감히 일본이 붙인 이름인 것이다)
남의 나라 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
그렇기에 나는 이런 아픈 역사를 담은 책이
한권이라도 모두의 책장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적는다.
내가, 내 후(後)의 자녀,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도 이런 역사가 있었노라
그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로...
이 책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작스레 집에 들어온 일본인에 의해
부모 앞에서 끌려간 훈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족들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
일본치하에서 나라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이름마저 빼앗기고
전쟁터에 아들과 딸들을 빼앗긴 한 많은 우리 할머니들 세대의 이야기.
인터넷에 진달래할머니들을 담은 사진이 있는 게 있는데 그들의 모습은 다소 깨끗해보였다.
그리고 그에 관한 사실을 나는 이 책에서 발견했다,
[주인은 조선여자들에게 항상 머리를 단정히 하고 얼굴에 화장을 하라고 했다.
안 그러면 혼을 냈다. 그렇게 괴로운 상황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해야 한다니.
이남이는 머리를 만지고 화장하는 것이 싫었다.
주인은 돈을 준 적은 없지만 옷이나 화장품을 사와 꾸미기를 강요했다.]
훈 할머니는 싱가포르에 끌려가 그곳에서 하나코 라는 이름을 받는다
훈 할머니의 본래 이름은 이남이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랜 세월 후 자신의 이름과 한국어를 모두 잊어버리시게 된다..
그런 고문을 당하는 그녀들에게 끝까지 잔인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그들은 그런 사진을 내걸어 강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
할머니의 바로 옆방에 있던 여인은 임신 9개월에도 길게 줄선 군인들을 받아야만 했다.
[여자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피를 뭉텅뭉텅 쏟던 그녀는 죽어서 고향에 돌아갔겠지...
‘가고 싶은 고향을 내발로 걸어 못가고’ 라는
제목부터 슬픈 다른 진달래 할머니의 책 제목이 떠올랐었다.
캄보디아로 옮겨간 할머니는 그곳에서 다다쿠마라는 일본군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고
살게 되지만 프랑스가 승리한 후 한국에 돌아올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다다쿠마는 할머니를 보내주지 않았다. 지켜주겠다며 할머니를 잡았다.
그리고 몇 년 뒤 그는 할머니를 버려둔 채 혼자서 캄보디아를 떠났다.
할머니는 전혀 그 사실도 모른 채 살다 현지인을 통해 나중에 전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1979년 캄보디아에서 현지인과 가정을 이루며 3명의 손녀와 살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세계에 소개되면서 다다쿠마의 기사도 실린다...
나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 매우 분노가 일었다..
그 일본군장교 다다쿠마는 당시 아시아태평양국회의원연합 일본의원단
사무국장직을 맡으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란 것이...더 화가난다....
이 책은 억지로 끌려가서 위안부라는 지독한 그 삶을 사시고 캄보디아에 버려져
그곳에서 살아남아 한국에 돌아오기 까지, 그리고 한국에서 가족을 찾게 되는
한 소녀의 일대기가 남긴 슬픈 자서전이다.
그 소녀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세월에 이기지 못해 그 남은 사람들도 얼마나 있어줄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더 슬프다..역사는 분명 그 시절 그 시간에 존재했었는데...
그녀들은 사라져간다...그리고 일본은 아직도...인정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 아이들은 이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고 가끔 무개념의 학생들이 다는 댓글과 게시글에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할머니들을 역사의 피해자가 아닌 창부처럼 표현하는 일부분의 아이들....
학교에서가 아니라면 가정에서라도 제대로 설명과 교육을 해주었다면 이런 아이들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남의 역사가 아닌..우리의 슬픈 역사를 두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만져줄 수 있는 세대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랄뿐이다.....
이미 한 많던 이 세상 훌훌 털어버리고 가신 남이할머니. 할머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18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어 내리는군요.
그런데 ..리뷰 쓰는 동안 왜 이리...눈물이 안 멈출까요?...
유달리 이런 책에는 눈물이 많이 나서 훌쩍거리며 읽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사람이 많은데 훌쩍거려서 난처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눈물아 멈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