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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추리 - 강철인간 나나세
시로다이라 쿄 지음, 박춘상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허구추리"는.
만화 [절원의 템페스트], [스파이럴]의 원작자 시로다이라 쿄가 낸 추리소설입니다.
만화스토리작가답게 이 추리소설은 기존의 추리와 조금 다릅니다.
추리이지만 만화스러운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사촌누나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자주 방문하는 쿠로에게는 연상의 연인 사키가 있습니다.
그 둘은 어느 늦은 밤. 도쿄의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다 여긴 갓파를 만난게 됩니다.
갓파를 보고 놀라 도망쳐야 하지만 왜인지 갓파는 쿠로가 무섭다며 그들에게서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사키는 갓파조차 무섭다며 도망친 자신의 연인 쿠로에게 독단에 가까운 이별을 고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쿠라자카시에서 여경으로 일하는 사키는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한 사내의 증언을 듣다가
강철인간 나나세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비극적인 사고사를 당한 철골에 얼굴과 머리가 깔려 사망한 아이돌 여가수 나나세 카린.
그의 원혼이 철골을 든 체 나타나 배회한다는 이야기...
예전이라면 그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 치부했겠지만 갓파라는 존재를 제 눈으로 확인한 전례가 있는 사키에게는
뭔가 석연치 않은데요. 그런 와중에 실제 강철인간 나나세와 대면하게 되면서 생사의 위협을 겪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만나게 된 또 한명의 소녀. 이와나가.
요괴들에게 한쪽눈과 한쪽 다리를 포기한 대신 요괴들의 신. 무녀가 된 이와나가
요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건을 해결해주는 이자나가는 사키에게 자신이 현재 쿠로의 연인임을 밝힙니다.
몰론 자신 마음대로 되는 연인도 아니고 사키를 다시 만나면 쿠로가 돌아설까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말입니다.
(사키와 헤어질 무렵 불연듯 자신을 쭉 좋아했다며 사귀자고 당차게 고백해오는 10대 소녀 이와나가를 쿠로는
어영부영 사귀게 된 듯하지만 진심으로 챙겨주는 모습은 꽤 귀여워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쿠로의 가문에서는 오랜 세월 불로불사를 얻기 위해 인어고기를 후손에게 먹여왔지만 살아남은 사람이 없었고.
그런 탓에 후손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쿠로의 할머니는 고민끝에 인어의 고기와 쿠단의 고기를 함께 쿠로에게 먹였고
쿠로는 의도치 않게 타인에 의해 불로불사와 예언의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갓파나 요괴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왔고 결국 갓파사건으로 사키와 결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요괴들의 무녀 이와나가와 요괴들의 두려움의 대상인 쿠로. 그리고 여경 사키가
강철인간 나나세의 실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생긴 사키의 선배이자 마음을 열어가던 상대 테라다의 사망사건.
그리고 더욱 강해진 나나세!.
허구추리는 말 그대로 허구를 추리합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허구. 강철인간 나나세는
요즘 세상에 흉흉히 떠도는 괴담이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고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일러스트로
그 모습이 모두의 머릿속에 일치되며 만들어진 하나의 허구로 몸을 얻게 된 괴물입니다.
사람들의 상상력이 집약되고 커지며 점점 더 강한 힘을 얻게 된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터넷 세계의 잔인성을 두각시켜줍니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말이 있고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늘 공기중에 떠도는 것이 말이고 언어이지만
그만큼 무서운 힘을 가지는게 말. 언어입니다.
이 주제를 이 책은 한편의 만화같은 소설 속에 녹여놓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아마 읽은 후에 말의 힘을 깨닫게 된다면 오늘부터 내가 내밷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신중해지지 않을까요?
간만에 추리소설인데도 신나게 읽어 내린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전...쿠로&이와나가가 참 은근히 잘 어울리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점도 비슷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