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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높여 high! - 열림과 성장의 악동뮤지션 음악 에세이
악동뮤지션 지음 / 마리북스 / 2014년 4월
평점 :
k-pop 스타.
한동안 우리들을 열광시킨 오디션프로그램.
실력이 쟁쟁한 남녀노소의 참가자들.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취지도 좋았지만
사실 어린 초등학생들이 가수뺨치는 실력으로 팝송과 가요를 기교롭게 부르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역시 점점 어린 나이부터 저렇게 전문가수준이 되어야만 가수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했다.
요즘의 아이들에게 동요는 아기들이나 듣는 수준이라는 인식이라도 있는걸까?
제 몸을 가누고 뛰어다니는 4,5살부터 가수의 춤을 따라추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악동뮤지션을 보며 참 신선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때묻지 않은 청정의 아이들. 그렇게 느낀게 나뿐만은 아닌가보다.
결국 우승을 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를 한 악동뮤지션.
하지만 음악만큼은 그들만큼 순수한 느낌이라 조금 다르게 와닿는 가수.
악동뮤지션 찬혁이와 수현이가 몽골에서 일반 아이로서 자라는 모습 그리고 k-pop에 도전하는 모습 우승을 해 가수로서 준비하는 모습을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저 호기심에 읽게 된 책이었지만 구매하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찬혁이는 정말 언어의 마술사가 아닐까?
오디션을 통해 친해진 동료들이 하나 둘 사라져갈 때 마다 이별에 힘겨워한 수현이와 찬혁이
‘나는 아마도 잊지 못할 것이다. 영원히 내 마음 한 곳에 걸어두는 그림은 우승의 빛나는 순간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달린 수많은 밤이었다.’
우승한 순간보다 오디션을 통해 참가자들과 함께 서로 노력하고 경쟁하며 때론 서로 위로하고 사랑했던 그 많은 나날들을 찬혁이는 이렇게 표현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찬혁이도 여느 10대 못지 않은 방황의 시기를 걷던 적이 있었다.
해야할 말을 생각하고 골라내고 정말 해야할말을 해야지 하며 고르는 사이 찬혁이는 되려 아버지에게 우물쭈물 말도 하지 않는 반항아가 되었고 그로인해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담장너머 서로를 외면하며 지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나지만 읽으면서 어릴적의 내가 생각나기도 하고. 미래의 내 아이를 떠오르게 하기도 했다. 말을 하기 싫은게 아니라 신중하게, 하려는 말을 골라내는 그 모습을
과연 어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일까? 기다려주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찬혁이는 어릴적부터 참 섬세한 아이였구나 라는 생각이든다.
섬세한 아이가 있으면 부모도 힘들지만 그만큼 아이 스스로가 가장 힘들다.
‘십대와 어른 사이에 있는 강. 그 곳에 놓인 다리 위에 앉아서 나는 어른 쪽을 바라보기도 하고 아직 십대인 쪽을 바라보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어른. 좋은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스무 살까지는 아마도 다리위에서 양쪽을 바라볼 것이다.’
섬세하든 섬세하지 않든 아마 저 나이의 아이들은 모두가 저런 성장통을 다 품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되돌려 떠올려보면 그 시절의 나 역시도 그랬던 것 같고 내 주위의 친구들도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성장통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리 위를 벗어나 더 이상 십대 쪽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린 늘 앞을 향해 성장통을 겪는다.
이렇게 살고 있어도 되는 걸까? 꿈을 다시 찾아야하진 않을까? 어떻게 해야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 아마 이런 삶의 통증은 죽음을 목전에 두기 전까지 우리가 놓지 못할 문제일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각자는 늘 가슴에 삶의 고민을 담고 살아간다. 어느 것이 더 큰지 중요한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찬혁이와 수현이.
몽골이라는 타지에서 가난한 외국인으로 학교조차 다니지 못해 홈스쿨링을 해야 했던 두 아이.때론 부모와 마찰을 빗기도 하지만, 부모를 이해해가고 부모 역시 두 아이를 이해해가며 서로의 유대감을 형성해가는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의 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와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어머니. 두 어른이 키워낸 악동뮤지션.
꼭 한편의 휴먼다큐 또는 영화같기도 한 이야기가 즐겁게 펼쳐졌다.
이 책은 중학생정도의 아이에서부터 아이가 있는 부모 모두가 읽어보면 각자 서로의 생각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냥 악동뮤지션이 좋아서 읽어보려 했던 책인데 되려 이 책은 나에게 소중함으로 다가왔다.
아마 내 책장에 계속 언제고 함께 있지 않을까. 가끔 내 손에 들려 페이지가 넘어가기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