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나야 할 단 하나의 논어 - 혼돈의 시대,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고전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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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나에게 너무 어렵게 다가오던 책이었다. 논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어록들을 모아 놓은 유학의 경전이라 불리고 있다. 『당신이 만나야 할 단 하나의 논어』는 저자인 판덩님이 지금의 시대에 맞는 언어로 쉽게 그리고 적절한 예시와 비유를 섞어가며 우리에게 논어의 가르침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논어는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이 논어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른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저자는 논어의 제1편 학이(學而) 편부터 제9편 자한(子罕) 편까지를 다루고 있다.

공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배움과 예와 덕을 중요시한다.


배우고 제때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으니 군자 답지 아니한가?

배움은 사람의 평생 동안 계속 정진해야 할 일이다. 제때 올바르게 배우라는 말이 첫 문장에 배치된 까닭은 바로 배움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P23

논어의 가르침은 현대인에게 중요함이 틀림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알게 되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예를 갖추며 대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공자의 가르침은 현대 사회라고 다르지 않다. 공자의 시대나 현대의 시대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제자백가 시대의 공자의 가르침을 현대의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며 공부해야 하는지를 이 책은 길라잡이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이 책 속에서 내에게 가장 울림이 된 공자의 가르침을 적어보고 싶다.

삼월 불 위인(三月不違仁)

(석 달 동안 어짊이 떠나지 않았다.)

"공자가 말하길 '안회는 그 마음이 석 달 동안 어짊에서 떠나지 않았으나 나머지는 하루나 한 달 정도 어짊에 미칠 뿐이구나!'

저자는 불확실한 삶 앞에서도 일상은 단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자의 제자였던 안회의 어짊을 공자는 대단히 칭찬한다. 저자는 책에서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을 부지런히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짊은 매일매일 그 부지런한 수신과 성찰의 노력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공자의 어짊에 대한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싶다.

공자의 가르침은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고전인 논어를 어렵게만 생각했지만 이 책의 해석과 저자의 견해를 읽으며 나의 생각의 크기가 그동안 많이 작았음을 느꼈다. 2024년을 시작하며 하나의 고전을 만났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배움과 어짊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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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 - 경조증과 우울 사이에서, 의사가 직접 겪은 조울증의 세계
경조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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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은 현직 전문의로 일하며 경조증과 우울 삽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2형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앓고 있는 경조울님의 담담하지만 치열한 생존 분투기이다.

"나는 2형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라고 책은 시작하고 있다.

경조울님은 10대 때부터 본인의 기분 장애를 느끼며 살았지만 질병으로 인식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경조증의 시기에는 기분이 봄날 같았고 우울이 찾아올 때는 불면증과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 증상들을 참아내며 일상생활을 헤쳐 나갔던 저자를 대단하다고 느꼈다. 공부를 잘해 의대에 진학했을 때도 저자는 본인의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학습을 통해 막연하게 우울증 증상일까 하고 생각한다.

제2형 양극성 장애라는 말은 대학생 때 강한 우울 증상이 나타나 교내 상담실에서 상담사 선생님께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약을 권하였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저자 본인의 질환을 예로 들면서 <제2형 양극성 장애>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도서로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철저히 저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에세이적 성격이 강했다.

질환을 앓으면서 느꼈던 마음들, 그리고 생각들, 본인에게 닥친 어려웠던 고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저자는 자신의 치열한 인생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나에게는 우울 성향이 강한 딸아이가 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우리 딸아이를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인 경조울님도 엄마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둘째로 태어나 공부도 잘했지만 언제나 언니와 남동생에게 모든 걸 양보했다. 그래서 엄마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우리 딸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나 또한 좋은 엄마는 아닐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정신 질환을 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30대 때 너무 힘든 우울 삽화를 겪으면서 다시 병원을 찾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질환을 인정하며 약으로 증상을 완화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몇 십 년 동안 질환을 방치하며 본인의 의지로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거두고 질환을 인정하게 되었을 때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또 하나 이 책을 읽고 깊게 깨달은 것이 있다. 타인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을 갖자는 것이다. 경조울님도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들에게 약간의 관심을 받았다면 심리적으로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물론 저자는 일체 본인의 증상을 남들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큰 깨달음을 갖게 해 준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경조울님께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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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전 간신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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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전』은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영수님이 지으신 간신 3부작의 2번째 책이다. 이 책은 '간신'이란 큰 제목 아래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 제 1부 <간신론>은 간신의 개념 정의부터 부류, 특성, 역사, 해악과 방비책, 역대 기록 등을 살핀 '이론편'이다.

2) 제 2부 <간신전>은 역대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이다.

3) 제 3부 <간신학>은 간신의 수법만을 따로 모은 '수법편'이다.

두번째 책인 <간신전>에는 앞에서 언급했든 18명의 중국의 희대의 간신들이 등장한다.

한나라 말기에서부터 청나라 시대까지 간신이 없었던 시기가 없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나라의 말기가 되면 무조건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어간 무능한 왕과 그 곁의 간신들이 득실거린다.

항상 큰 땅덩어리를 가진 중국에서 300년이상의 나라가 없다는 것이 참으로 의외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나라에 간신들이 득실대니 길게 이어나갈 나라가 없었겠구나 하고 말이다. 또 놀라웠던 점은 중국 최악의 간신 18명 중에 내가 알만한 사람은 '동탁'과 '채경' 이 두 사람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간신을 세상에 널리 알려 반면교사로 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간신들의 마지막은 대부분 자살이나

피살, 유배사로 나온다. 간신들의 말년은 그들이 살아있을 때처럼 추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에 환호한다. 인생을 이렇게 살아서 무엇하겠는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간신들을 생각해 보자.

나는 친일파들을 생각해 본다. 그들은 세대가 거듭될 수록 사람들의 머리 속에 악랄하고 사악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그 사람들의 후손들은 얼마나 부끄러울지.

이 책에 나와 있는 간신들의 시대와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을 생각해 보았다. 물론 이 책에도 간간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나는 지금의 상황과 중국의 그 시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무능한 정치들과 본인들의 권력욕에 도취되어 있는 정치인들이 이 시대에 판을 치고 있다. 이 시대의 정치 상황이 어쩌면 수 백년전의 다른 나라의 정치 상황과 이리도 비슷할 수 있는지.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역사상 간신들의 간행을 분석해보면 간신들의 관심을 가진 대상은 거듭 말하지만 오로지 둘 뿐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하나는 권력의 원천이 권력자(황제)이고, 또 하나는 사욕이다. 사욕을 위해 나라와 백성을 깨진 기왓장만도 못하게 여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외적들에게 자신의 영혼과 나라까지 팔아버리는 자들이다.

본문 307P

『간신:간신전』을 참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좀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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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기 수달 - 버터, 솔티, 메이, 오뜨와 함께하는 행복 찾기 여행
신재현 지음, 이웃집 수달 사진 / 처음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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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만 유투버 이웃집 수달님과 신춘문예 동화 작가 신재현님이 만나 너무나 귀엽고 예쁜 아기 수달 동화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의 사진을 담당한 이웃집 수달님은 국내 유일의 수달 전문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신재현님은 바다가 보이는 제주도 시골 마을에 살며 글을 쓰고 있다. 동화책 속의 주인공은 앙증맞고 귀여운 4마리의 아기 수달들이다.

버터, 솔티, 메이, 오뜨가 그 주인공들이다.

너무 작고 귀여운 아기 수달들이다.

작고 꼬물꼬물한 아기 수달들, 옆에 있으면 살포시 안아주고 싶다.

『행복한 아기 수달』은 4마리의 아기 수달들의 행복한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분은 언제 가장 행복하신가요?"

신재현 작가님은 수달 가족들의 생활을 통해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어하신 것 같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달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웃음이 흘러 나온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이 귀여운 수달 가족의 모습이 나오는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행복이란 것을 어럼풋이 생각하지 않을까? 네 마리의 아기 수달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장 행복할 때라고 말하는 것처럼 어린 아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모든 것이 행복해."

"마음이 너무 포근해져 그 속에서 나오고 싶지 않거든."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 또한 가족들과 웃으면서 식사하거나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행복함을 느끼고, 나의 자녀들이 웃으며 나를 반길 때 행복함을 느낀다.

작은 동물인 수달의 귀여운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가족이 주는 행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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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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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리얼 스파크는 "전후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에 선정된 여류 작가이다. 이런 그녀가 꼽은 자신의 최고작이 바로 『운전석의 여자』이다. 책의 표지부터 기이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이힐을 신고 액셀을 밟고 있는 여인의 발. 단호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집은 뮤리얼 스파크의 11편의 중단편을 소개하고 있다. 이 소설들은 여성의 삶에 대한 서늘한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운전석의 여자」는 책의 소설 중에서 가장 긴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리제가 바로 「운전석의 여자」이다.

리제는 기이하고 특이함을 가진 여자이다. 첫 장면에서 그녀는 신소재로 만든 얼룩이 남지 않는 원피스를 벗어던진다. 그녀는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다른 옷 가게로 들어가 레몬색과 치마 부분이 주황, 연보라와 파란색의 밝은 V 무늬가 가득한 원피스를 산다. 물론 얼룩이 남는 원피스이다. 이 원피스는 사람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는다. 이런 원피스를 입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제는 휴가를 가기 위해 공항을 가고 비행기를 탄다. 이곳들에서도 그녀의 기이한 행동은 계속된다. 비행기 안에서 한 남자에게 시선을 향하지만 그는 그녀를 두려워하고 자리를 바꾼다.

그녀가 마음에 들어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는 거부한다. "당신은 제 취향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말이다.

여행지에서 그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화려한 원피스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그녀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소설을 끝까지 읽고 그녀의 모든 행동이 계획되고 의도적인 행동임을 알게 된다.

소설은 중간중간 그녀의 죽음을 암시한다. 그녀의 행동들은 죽기 위한 행동들이었다.

그녀가 죽고 싶어 하는 이유는 소설에서 알려주지 않는다. 그녀는 죽기 위해 자살이 아닌 타살을 택한다.

이런 행동 또한 리제의 기이한 행동임에 틀림이 없다.

"나를 죽여줘요. "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체 누가

알겠는가?

미스터리 한 여인의 미스터리한 이야기.

작가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기는 어려웠다. 자신의 죽음을 주도적으로 찾아 나서는 여인의 이야기. 정도로 생각되었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된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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