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기
2014년 7월 14일 주일 날씨 오전에는 비, 오후에는 흐림
1.
주일 새벽 4시 35분에 눈을 떴다. 눈을 비비고 거실로 나와 쇼파에 앉았다. 정신을 차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금식 8일째 아침 몸이 가볍다. 체중계 위에 올라 서 본다. 몸무게는 예상보다 변화가 크지 않다. 그런데 몸은 참 가볍다. 호흡도 더 잘되는 것 같고, 잠도 평소보다 더 푹 자는 것 같다.
지난 주 김명순 권사님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인해 갑자기 시작하게 된 금식이지만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이번 기회에 스스로 뚱뚱하다는 느낌 자체를 없애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정 몸무게를 68kg로 잡았다. 이제 이 몸무게를 기준으로 관리하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김명순 권사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면서 내게 이렇게 마지막 말씀을 남기신 것 같다.
“목사님! 건강을 생각해서 살을 빼세요....”
어느 순간부터 게을러지고 나태해진 내 영적상태는 몸무게가 느는 것으로 이어졌다. 다시 각성할 기회를 주신 김명순 권사님께 감사드린다.
2.
새벽 5시에 식탁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고 오늘 설교할 내용을 다시 정리한다. 문장을 다듬고 이상한 표현을 고친다. 어제 읽은 책 박종우 목사가 쓴 ‘현재진행형 삶을 살라’에서 히딩크의 이야기가 적절한 예화로 첨가되었다.
- 설교 본문 중에서...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할 때 개막을 50일 앞두고 당시 감독이었던 히딩크는 기자회견을 엽니다. 당시 언론의 관심은 한국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여부였습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현재 가능성은 50%다. 그러나 지금부터 하루에 1%씩 끌어올리겠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지금부터 하루하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선수들과 국민들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그후 대표팀은 프랑스, 잉글랜드 등 강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계속 패배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배워나갔습니다. 그 결과 조 1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매일 1%로씩 변화되고 달라질 것에 대해 생각하니 참 좋다. 늘 변화와 성장에 대해 늘 부담감을 갖고 사는데, 부담없이 1%씩 달라지겠다고 결심하니 참 부담이 적다.
- 매일 200g씩 감량하겠습니다.
- 매일 1사람에게 전도하겠습니다.
- 매일 교우 1사람과 전화로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 매일 하나씩 새로운 꿈을 적어나가겠습니다.
- 매일 큐티하고 매일 기도하겠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적어 놓은 것은 아니지 살짝 걱정도 되지만 일단 1%씩 달라지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너무 좋다. 이런 것을 알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 1%의 위대함 (박종우 목사의 책에서..)
옛날 중국에 황우산이 있었다. 황우산의 둘레는 700리나 되는 큰 산이었다. 그 산 북쪽에 바보 취급을 받던 90세 노인이 살고 있었다. 노인은 황우산을 깍아 평지로 만들기로 작정했다. 아들과 손자가 협조하여 산을 깍기 시작했다. 흙을 파내 손수레로 흙을 해안까지 나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은 걱정이 되어 노인이게 이렇게 물었다.
“어르신 도대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그러자 노인이 이렇게 대답했다.
“ 땅은 후손이 없지만 나는 후손이 있습니다. 내 후손의 목표는 이 산을 깍아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산은 계속 깎여져 갔고, 결국 그 산은 없어지고 말았다. 무엇이든지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단 없이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설교 원고 정리를 마무리하고 욕실에 들어가서 사워를 했다. 머리를 감으면서 어제 다이소에서 2000원 주고 산 부러쉬를 사용했다. 삼프가 훨씬 더 잘 풀렸고, 머리를 감는 기분도 참 좋았다. 좋은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4.
아침에 교회에 올라가면서 어제 팀 사역 부장인 변성용 권사가 만들어온 팀 사역 신청 현황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5.
1부 예배를 드릴 때 이우균 성도님께서 다친 팔을 깁스를 한 채 두 딸과 함께 예배를 드리러 오셨다. 보는 순간 마음에 큰 감동이 일어났다. 어제 아내인 양옥순 성도님을 병원으로 심방가서 남편이 넘어져 팔 한쪽이 탈골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순간 내일 예배는 참여하기 어려우시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비가 오는 상황에서 어렵게 걸어서 예배의 자리로 나오셨다. 참 감사하다. 예배를 드리는 마음가짐이 참 귀하다. 이렇게 예배를 사랑하는 분이 계셔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6.
2부 예배에는 김명순 권사님의 가족들 전체가 함께 예배를 드렸다. 아들 둘과 며느리만 참석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가족이 전부 예배를 드리니 너무 좋고 감사했다.
7.
예배를 마치고 나니 아내가 많은 선물 꾸러미를 들고 들어온다. 금식 중인 목사님을 위해 떠먹는 홍삼을 준비해 온 분, 아주 비싼 넥타이를 선물 받았는데 자신보다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설교하실 목사님께 드리면 좋겠다고 가져오신 분, 일본에 갔다가 과자와 잠옷을 사고 오신 분... 아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같이 모자란 사람이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부끄러움과 감사한 마음이 교차된다.
8.
행정실에서 에어콘에 대한 이야기를 장로님들과 잠시 나누고, 교육부장인 조흥섭 장로님에게 토요 영어공부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흥섭 장로에게 토요영어교실을 맡기기로 영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9.
오후 예배 찬양인도를 준비하던 강범묵 형제가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어머니께서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후예배 찬양은 나에게 맡기고 얼른 가보라고 하면서 상황을 문자로 남겨 달라고 부탁했다.
갑자기 맡게 된 찬양을 하나님께 부탁하며 찬양 연습을 하고 찬양을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찬양 중에 하나님께서 아픈 분들을 위해 기도할 것에 대해 말씀하신다.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는 것처럼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고 기도할 것을 말씀하신다. 그대로 순종하여 함께 기도했다. 손을 올리지 않는 사람이 있어 재차 말하고 또 당부하여 함께 손을 들어 아픈 부위에 손을 얹는 것처럼 마음에 그림을 그리며 기도했다.
예배가 마친 후에 눈이 다시 보이게 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주님께서 합심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10.
오늘 오후 예배는 40분간의 성경 영화를 보며 믿음의 삶을 묵상하는 것이다. 여호수아와 삼손에 대한 적절한 묵상의 질문을 하나님께서 준비해주셨다. 함께 나누고 영화를 봤고, 함께 기도하는데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님의 만지심을 경험했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11.
예배 후에 더 기도하길 원하는 분들은 남아서 기도하라고 권면했다. 전부 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냥 가는 줄 알았는데, 몇 사람이 남아 있다. 함께 기도하는데, 몇 분이 안수기도를 요청한다. 기도를 하자 통곡을 하며 우는 권사님이 계신다. 깊이 만져주심을 경험하여 아멘을 반복하는 권사님도 계신다. 만져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2.
오후예배에 함께 보고 있는 영상을 히스토리 채널과 함께 협의하여 말씀 묵상을 위한 교재로 개발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영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13.
오후 예배 후에 김인배 집사가 오랫동안 혼자서 성가대실 번호키를 달기 위해 애를 쓴다. 난관이 많은데, 묵묵히 그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열심을 가진 집사님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14.
오후에 청장년 주최로 열린 풋살 대회에 갔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청년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좋고 감사했다. 처음 보는 청년들도 있어 인사를 나누었다.
교회학교 아동부에 축구부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보내주신 것 같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15.
풋살대회가 끝나고 함께 참여한 손영재 성도와 이현종 권사, 그리고 청년들을 데리고 밥을 먹으러 갔다. 금식이라 비록 먹을 수 없었지만 청년들을 위해 밥을 사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참 즐겁고 행복했다. 이런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참 감사하다.
16.
집에 돌아와 두 아이에게 주일 저녁마다 성경을 읽자고 했다. 그래서 주일 저녁 9시부터 성경을 읽기로 했다. 성경을 읽으면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무엇이든지 말하자고 했다. 답은 말하지 말고 의문점과 질문만 하는 성경읽기.. 하나님께서 제안하신 아주 특별한 시간.. 기대가 크다. 이런 영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