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볼 수 없는 책 - 귀중본이란 무엇인가
장유승 지음 / 파이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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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볼 수 없는 책은 무엇일까요?

귀중한 책은 과연 어떤 책일까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 중에서도 나름의 기준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책이 있겠지만...

도서관에서 보관중인 귀중본의 의미는 개인소장본과는 다른 기준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귀중자료 기준은 12가지 항목에 해당합니다.

명확한 것같으면서도 복잡해보이는 귀중본의 기준들이 예를 들어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귀중본 26종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귀중본을 소개하기 위해 쓰여진 글이라... 책에 담겨진 사연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책이 발간된 시대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도 됩니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쉽게 이해하겠지만...

잘 알지 못해도 쉽고 자세한 설명덕분에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팔만대장경"하면 부처님의 힘으로 몽고의 침입을 막아내기 위해 제작되었고

우리나라의 높은 출판 기술력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목판은 당연히 책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대 사람들은 관목 그 자체를 중요시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새로 지은 사찰 등에 안치하기 위해 대장경을 요구했다고 하네요.

책보다 판목을 중시했는지에 대해 들으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해되었지만 책을 널리 보급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합니다.


관직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인 사마시의 합격자 명단이자 일종의 동기수첩인 "사마방복"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신분과 성명, 자, 생년, 본관, 거주지, 부친의 관직과 성명, 부모의 생존 여부, 형제의 이름까지 담겨져있다고 합니다.

사마시는 첫 관문이라서... 이 시험에 합격했다고 해도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 아닌데도,

사마시 장원을 극진히 모시고, 장원을 한 사람이 동기모임의 회장을 했다고 해요.

1573넌(선조 6) 간행된 "<만혁계유사마방복>에는 생원 100명과 진사 100명 총 200명의 인적사항이 적혀있습니다. 생원시와 진사시에 중복 합격한 사람이 13명이어서 총 합격자는 187명이었는데,

문과에 급제한 사람이 58명이라고 합니다. 문과 급제가 정말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사마시 동기들의 생애가 정말 다양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이 1602년과 1614년에 동기 모임을 가진 걸로 보아...

각자의 상황은 다르지만 정말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멀리 이동하는게 쉽지 않아서 여행에 대한 생각도 많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조선 후기에는 화폐 경제의 발달로 여행 문화도 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때문인지 중국에서 여행기 총서가 수입되기도 했는데 <평산승개기>는 50권입니다.

조선에 들어와 인기를 끈 이 책 덕분인지 여행을 떠나고, 여행기를 쓰고, 여러 사람의 여행기를 엮어 책으로 만드는 붐이 일었다고 합니다.(112p) 한 권의 책의 조선의 여행 문화를 바꿨다니 놀랍습니다.

실용서인 매사냥 바이블 <응골방>에는 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고려시대 사람 이조년이 쓴 책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약 28만 권의 고서 중 1%에 해당하는 963종 3,475권은 "귀중본"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보기 어려운 책이라서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귀중본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좀 더 많은 귀중본이 쉽게 자세히 소개가 되어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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