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과학편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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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0편의 에피소드가 정리되어 실렸습니다. 이 책에 실린 방송분들은 모두 과학 연관인데, 공룡 편(박진영 박사)는 작년(2024) 5월 14일, 화산(윤성효 교수) 편은 '23년 7월 25일, 세균편은 작년 2월 27일, 갈릴레오 편은 '23년 2월 28일, 다윈과 우생학 편은 같은해 5월 2일, 노벨 편은 작년 7월 30일, 에디슨 편은 '23년 1월 17일, 바다 오염 편은 같은해 3월 14일, 마리 퀴리 편은 작년 1월 30일, 오펜하이머 편은 재작년 9월 12일에 방영되었습니다. 제가 작년 9월에 리뷰한 한정판 5권 세트에는 당연히 포함되지 않았던 새 책이며 교보문고에서 이번에도 제작했습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희가 자랄 때와는 달리 요즘은 공룡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견해들이 등장하여 혼란스러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TV 방송에서도 연예인 패널들을 잘 이끌며 설명하셨듯, 이 설 저 설이 언론을 통해 난립하던 것을 박진영 박사께서 잘 정리하여 책에서도 알기 쉽게 가르칩니다. 일단 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튼부터가 공룡은 파충류보다 차라리 새에 가깝다고 작품 속에서 말하여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1990년 창작된 그 소설은 2년 후 한국어로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 p39에 나오듯 시노사우롭테릭스 화석의 발견(1996)은 공룡이야말로 새의 조상이라는 입장에 결정적 증거가 되었고 2003년에 나왔던 <쥬라기 공원 3>의 몇몇 중요 장면에 모티브 노릇을 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악어 피부가 아닌 병아리처럼 털이 복실복실한 공룡의 상상도, 복원도는 뭔가 좀 깨기도 하지만 진리를 향해 전진하는 인간의 노력은 경이로울 뿐입니다. 

1990년 이전 우리 민법에는 약혼 해제 사유에 폐병이 들어 있었는데 그만큼 이 질환은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p121에 나오듯 결핵은 유독 에밀리 브론테, 프레데릭 쇼팽 등 천재들을 괴롭혀 죽음으로 몰고 간 병이기도 했습니다. 18세기에만 해도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라는 게 많은 병의 원인이 된다는 과학적 설명을 사람들이 널리 받아들이지도 않았습니다. 일찍이 16세기 얀센이, 또 19세기 코흐와 파스퇴르가 세균학을 크게 발전시켰고, 20세기 들어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우연히 만듦으로써 인류는 크나큰 위험 하나로부터 해방되는 듯했습니다. 세균은 꼭 나쁜 게 아니며, p131에 나오듯 좋은 쪽으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니 김응빈 연대 교수님 말씀처럼 "작은 것들의 힘은 위대"합니다.

앞에 나온 얀센처럼 당시 네덜란드에는 렌즈를 잘 다루는 기술자들이 많았는데 21세기에도 특정 EUV 노광장비를 네덜란드 회사 ASML만이 제조 가능하니 전통과 풍토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p155에 나오듯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 같은 천재도 대륙 저 건너편인 네덜란드인들의 망원경 발명이 아니었다면 그같은 업적을 이루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벨라스케스의 그림 <무염시태>에서 성모 마리아는 매끈한 달의 표면을 밟고 섰으나,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확인한 달의 표면은 전혀 그렇지 않아 당대인들의 신앙심에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p161까지 이어지는 당대인들의 논쟁과 명화 도판은 독자를 완전히 사로잡을 만큼 재미있고, TV 방영분도 그러했습니다. 

많은 박물학자들이 세계를 유람하며 학문 연구의 단서를 찾아다녔으나 찰스 다윈처럼 폭넓고 혁신적인 결과를 내놓은 이는 없었습니다. 비글 호를 타고 그는 카리브해의 갈라파고스에 다다라 온갖 진귀한 생태를 접하고 놀라운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찰스 다윈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으나 진화론은 뜻밖에 우생학이라는 위험한 사조, 경향을 낳았으며 이는 엉뚱하게도 미국에서 큰 세를 한때 얻었고, 안타깝지만 J D 록펠러, 앤드류 카네기, 켈로그 등 산업계의 거인들도 이에 호응했습니다(p201). 이 대목에서 염운옥 교수님의 평가가 끝나자 패널들이 일제히 아쉬워하던 리액션이 시청자로서 저는 생각나네요.

일반적인 과학자와 발명왕 에디슨이 달랐던 점은 p259에 나오듯 "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만들겠다"는 그의 현실 감각과 무서운 집념입니다. 전구 필라멘트 소재 하나를 찾기 위해 수천 개를 실험했듯 그의 의지와 끈기는 상상을 초월했는데, 요즘은 인공지능이 도와 주기 때문에 이런 중노동을 할 필요도, 많은 자금을 투입할 필요도 없기는 합니다. p281에 나오듯 그는 직류를 밀었고, 그의 적수로 알려진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를 밀었는데 에디슨의 편에는 그 유명한 J P 모건이, 테슬라 편에는 웨스팅하우스社가 섰습니다. p280에 나오듯 이 싸움을 당시에 Current War라고 불렀고 이걸 소재로 한 최근 영화도 있습니다. 같은 페이지에 나오는 당시 미국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중임은 했으나 연임을 못한 유일한 예였는데 몇 달 전 트럼프가 당선됨으로써 역사상 두번째 사례를 만들었죠.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 우리가 퀴리 부인으로 아는 위대한 과학자는 p325에 나오듯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가진 천재였습니다. 두 분야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아직도 이분밖에 없습니다. 역시 천재라서인지, 그녀는 한 번에 한 가지 주제만 읽으면 쉬이 피곤해져 차라리 여러 주제를 동시에 공부해야 직성이 풀렸다는 말이 p331에 나옵니다. p341에서 박민아 한양대 교수가 평가하듯,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에게 최초로 불을 선사한 프로메테우스처럼 마리 퀴리는 그 전에는 사람의 두뇌가 전혀 알지 못하던 소중한 지식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한국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무역에만 의존하여 국부를 창출하는 나라에서 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해 주는 각계 최고 전문가들의 정성과 재능이 돋보이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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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워니놀이터의 스퀴시북 꾸키 놀이 - 꾸미고 키우는 스퀴시북 종이놀이
조윤성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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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저는 가끔 "책'이란 게,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는 물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책은 밀도가 꽤 높아서, 차지하는 부피가 모두 무게입니다. 만약 책탑이 쌓인 근처에 있다가 무너져 깔리기라도 하면 어른이라도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또 책은 모서리가 날카롭습니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은 베이거나 찔릴 수 있으니, 어른들은 이를 세심하게 돌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책이라는 대상에 친근감을 길러 줘야 할 시기도 또 어렸을 때이니, 생각해 보면 학부형들은 책 관련해서 꽤나 큰 딜레마를 만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스퀴시북이 어떻게 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추측해 보자면, 아이들에게 책을 조금이라도 (물리적으로) 덜 위험하고, 더 반갑고 귀여운 존재로 만들려는 많은 부모님들의 노력이 모여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이 분야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분이, 이 책 저자인 소워니놀이터 운영자이자 소워니놀이터 그 자체인 조윤성씨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구글에 검색하면 이분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관련 사이트나 블로그에서의 안내 정보가 많이 나옵니다.

이 책 p4를 보면 소워니, 시워니, 소시지, 햄찌 등등해서 여러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이들이 모여서 소워니놀이터라는 유니버스가 이뤄집니다. 요즘, 씰(seal)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걸 가리켜 띠붙씰이라고 하던데, 한 달 전쯤 개막한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띠붙씰이 안에 든, 이른바 크보빵이라는 걸 론칭해서 특히 여성팬들과 어린이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도 합니다. 이 책 p9의 프롤로그를 보면 소워니놀이터를 어떻게 더 재미있게 활용할지가 설명되는데, 이 놀이는 크게 "꾸미기"와 "키우기"로 구별됩니다. 이 중 꾸미기 놀이에, 스퀴시북의 큰 재미 중 하나인, 소품 떼었다 붙이기가 포함됩니다. 요즘 같은 창의와 융합의 시대에, 아이들에게 무엇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느낌과 의미가 달라지는 체험을 시키는 게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p64를 보면 "귀염뽀짝 애완돌 키우기"가 나옵니다.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지만 어른인 저는, 만약 애들이 이걸 시범이라도 보여 달라고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지 좀 막막했습니다. 아마 이런 고민을 저만 하는 건 아니겠고, 다음 페이지에 보면 이 제작 과정을 담은 QR 코드가 붙어 있습니다. 다시 한 페이지를 넘겨 보면, ③번 과정, 즉 도안 뒷면에 풀칠을 하고, D, D+ 기호끼리 포개어 붙이라고 지시하는데 이 부분이 핵심인 것 같았습니다. 또 ⑦번 과정, 스퀴시 2개 사이에 옆면 도안을 배치하는 게 정성이 꽤나 들어갈 듯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봐야, 스퀴시(squish)라는 말 뜻이 사전이나 인터넷에 나온 이상의 어떤 의미인지, 이 꾸키 놀이 속에서의 분명한 맥락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p67 중단에 보면, 솜을 너무 많이 넣지 않게 조심하라고 합니다.

p87을 보면 ⑩번 과정, 잠금 도안에 양면 테이프를 붙이라고 합니다. 문방구 같은 데 가면 저희 때와 달리 양면 테이프를 왜 이렇게 많이 갖다놨나 했는데, 이 스퀴시북 놀이 트렌드도 한몫했나 봅니다. 다음 페이지 ⑬를 보면 욕조 도안이 드디어 제 자리에 놓입니다. 자잘한 소품까지 다 정리하는 걸로 아기 돌보기가 다 마무리됩니다. 아이들에게 홈메이킹의 보람과 난이도, 마인드까지 심어 주는, 매우 교육적인 놀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가장 중요한 게 파트2에 나오는 "꾸키 놀이 만들기 방법"입니다. 이 파트2에, 앞에서 본 애완돌 키우기와 아기 돌보기를 비롯, 모두 10개의 놀이가 자세하게 설명됩니다. 제 생각엔 처음부터 (부담이 비교적 덜하다 싶은 놀이를 골라) 책은 물론 유튜브 영상을 보고 FM대로 정확히 따라해 봐야 실력이 확실히 자리잡을 것 같았습니다. 책의 후반부인 파트3에, 현재까지 나온 모든 도안이 실제로 오려 가며 제작이 가능하게 제공되었습니다. 이 오피셜 교재가 있으니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몰입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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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명언 필사로 완성하는 아름다운 영어 필기체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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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필기체 멋지게 쓰기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로망입니다. 저는 작년 9월에 유튜버(이자 의사선생님) 잉크잉크님이 쓴 <이토록 멋진 영어 필기체>라는 책을 리뷰했었는데, 그 책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더랬습니다. 이 책은 명언 50개를 뽑아 이 문장들을 필기체로 필사하게 하는데, 네 줄 칸에 정성들여 따라쓰게 한 필사 코너도 필사 코너이지만, 선별된 50개의 문장들도 그 하나하나가 너무 좋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선 개별 알파벳을 어떻게 보기 좋게, 정석대로 필기체로 쓸지 책 맨처음에서 지도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과정을, 모든 학습자가 좀 정성들여, 긴 시간 동안 반복 학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별 글자가 깔끔하게 몸에, 손 끝에 배지 않으면 그 응용 형태를 아무리 연습해도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p12에 나오듯 특히 G의 대문자가 소문자와 모양이 많이 다르다는 데에 유의해야 합니다. 간혹 g 소문자와 모양이 같고 크기만 달리한 형태로 쓰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비표준으로 간주하는 것 같습니다. G 대문자는 자칫 잘못하면 S 대문자와도 혼동할 수 있습니다. 오른어깨를 각지게 치켜올려야만 합니다.

p30에 소개된 명언 “Don't tell me the sky's the limit when there are footprints on the moon.”은 폴 브란트(Paul Brandt)라는 캐나다 컨트리뮤직 가수의 말입니다. 사람은 그 한계를 스스로 인식할 때 더이상 발전이라는 걸 할 수 없습니다. 게으르고 무책임한 인간이나 이런저런 핑계를 찾고 구차하게 늘어놓기 마련입니다.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처음으로 착륙하고 암스트롱, 올드린, 콜린즈가 불멸의 업적을 이뤘을 때 이 폴 브란트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1960년대 후반에 어쩜 그런 엄청난 성과가 있었는지 경이로울 뿐이며, 일부에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도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됩니다. 인간의 노력과 도전정신에는 그만큼이나 한계가 없습니다. 이 문장 필기체 필사에서 포인트는, sky's처럼 어포스트로피로 축약하여 쓰는 지점입니다.

엘버트 그린 허버드는 19세기 미국 저술가, 책 제작자입니다. 예쁘게 정성들여 만들어진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입니다. p54의 명언에서 그는 "A friend is someone who knows all about you and still loves you."라고 하는데, 친구란 정말 어려울 때나 넉넉할 때나 내 편을 들어 주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며 내 장점을 알아 주는 사람이겠습니다. 이 책은 명언 속에 들어 있는 구문 형식, 문법 사항도 은근 꼼꼼하게 짚어 주는데, 문장을 암기까지 하려면 왜 이 구문이 그런 뜻이 되겠는지 문법적으로 정확히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just the same이라는 표현의 필기체 꼴이 가지런해서 참 예쁘게 보입니다.
존 배리모어는 20세기 전반에 활약한 미국의 영화배우인데 이 사람의 형도 명배우인 라이오넬 배리모어이며 <백주의 결투>,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에 나왔었습니다. 이 배리모어 가문은 미국에서 연예인 명가, 왕조(dynasty)로도 통하는데 그만큼 많은 배우들을 배출해서입니다. 어렸을 때 스필버그의 <ET>에 나왔던 드루 배리모어가 이 존 배리모어의 손녀입니다. "Happiness often sneaks in through a door you didn't know you left open."가 p70에 소개된 그의 명언인데, 첫째 그것이 행복인지도 모르고 찾아오는 순간을, 돈 따위에 눈이 멀어 놓치는 어리석음을 절대 범하지 말며, 둘째 평소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한테만 이런 행운이 찾아와도 찾아온다는 취지이겠습니다. left open이란 어구가 비스듬히 기울어진 게, 정말 문이 열린 모습을 의태한 느낌도 듭니다. 

노 워먼 노 크라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밥 말리가 남긴,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명언도 p90에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밥 말리의 저 명언 자체보다, p90 맨하단에 나온 해설이 더 감동적인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멋지게 쓴 필기체 글씨라면, prisoner 같은 서글픈 단어도 뭔가 멋있게 보이게 합니다. 우아한 글씨는 이를 보는 사람을 그 형태적 매력에 사로잡힌 prisoner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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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시간에 끝내는 토익스피킹 스타트 - 2025 최신 기출 전면 개정판
황인기.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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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선생님이 토익스피킹 수험서 초판을 낸 게 2016년이니 벌써 9년이 흘렀네요. 제이크 쌤 책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수강생들의 요청에 꾸준히 귀 기울이시고 이렇게 개정판을 내어주시는 게 정말 좋습니다. 예를 들어 p157 같은 곳을 보면 AI를 이용한 영작 연습 방법도 나오는데, 이 예시화면에서도 알 수 있듯 요즘의 생성형 AI는 정말로 성능이 좋습니다. 다만 AI는 사람이 아니므로, 질문자의 프롬프팅 기술이 서투르면 엉뚱한 방향으로 오도할 수 있으니 (페이지 상단의 설명대로) 조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은 모두 6개의 챕터로 이뤄졌습니다. 우선 토익 스피킹 시험에도 문법이 필요합니다. 제가 제이크쌤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문법 요약이 참 좋고, 그러면서도 깊이가 있습니다. 딱 필요한 사항만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두번째 챕터는 Questions 1~2에, 세번째는 3~4에, 네번째는 5~7에 할당되었습니다. 이 체제는 초판부터 거의 그대로 가져가시죠. Questions 8~10이 다섯째 챕터에서 설명되고, 의견제시하기(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Question 11이 마지막 챕터에서 가르쳐집니다. 책의 맨끝에는 실전모의고사 5회분이 실렸습니다. 그외에도 부록이 있는데, 많은 수험생들이 일타강사에게 바라는 템플릿, 표현 모음집입니다. 저는 이 부록만 꼼꼼하게 익혀 둬도 점수가 확 오를 것 같았습니다.

p80을 보면 유형별로 5, 6번 문제를 답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우선, 두 가지를 동시에 질문하는 유형인데, 어디에 강세를 주어야 하는지, 답변은 어떤 순서에 따라 만들고 말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에 앞서 확인해야 할 의문사, 동사의 종류까지 자세히 정리합니다. 유형 2에서는 이유를 추가로 묻기도 하는데 p89에서 말하는 대로, because 앞에 it's를 추가하는 편이 좋다고도 합니다. 저도 그렇겠다며 수긍하게 됩니다.

p130에서는 Question 10, 주어진 정보를 이용하여 질문에 답하기(respond to questions using information provided)을 어떻게 대비할지 자세히 알려 줍니다. 이때 반드시 넣어야 할 필수 표현들이 있는데, 팁이라고 따로 표시된 곳을 보면 예약된 행사나 비즈니스 미팅 등에는 be scheduled to + (동사원형) 패턴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그간 출제되고 채점되는 경향을 보면, 이런 문제에는 그냥 배리에이션을 주지 말고 이 표현만 정해진 답처럼 내놓는 게 고득점 전략상 좋을 것 같아요. 책에서 시키는 대로요.

p161에서는 특히 Question 11에 대한 대비책을 내놓는데, 특히 유형3인 셋 중 택일이라든가, 유형 4인 장점 또는 단점 말하기가, 저나 제 주변에서 많이들 까다로워하더라구요. 페이지 중단쯤에 나오는 팁, 시작 문장을 만들기 위해 질문의 내용을 모두 읽을 필요는 없다는 말씀도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p163의 연습 문제에서, 시작 문장을 예처럼 구성하고, 이유를 설명하되 핵심 이유, 추가 문장의 두 단계로 저렇게 나누는 형식이 가장 무난할 듯합니다. p185처럼 대표 유형들을 저렇게 척 정리해서 제시해 주면, 정말 급하고 시간 없을 때는 저것만 외워도 저 유형에는 딱 대비가 될 것 같습니다.

부록 중 p262 이하에 이유문장 아이디어가 정리되었습니다. 최근 스피킹토익에 자주 출제되고, 그에 대한 대답으로 나올 만한 좋은 표현들입니다. 아무래도 단기에 점수 취득이 필요한 수험생들에게는 이런 예상 템플릿들이 너무도 고마운 정보들입니다. 음원 자료도 이 2025년판에 맞춰서 사이트에 게시되었는데, 21년판, 22년판 자료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25년판 자료는 압축 전 115Mb, 압축을 풀면 130Mb 정도의 용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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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을 기획하라 - 지역을 살리는 기적같은 변화의 시작
노동형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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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먹여살리는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몇몇 대도시만 비대해지고 집값 땅값이 오르는 등 부작용이 매우 심각합니다. 이른바 지방의 소멸을 걱정해야 할 판인데, 가뜩이나 좁은 국토인데 그나마 한 구역에만 사람이 몰려 살면 그 폐해는 우리들뿐 아니라 후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지방을 그 나름의 대체불가능한 매력으로 가꾸어 나가려는, 재능 있는 실천가들의 활약상은 이 와중에도 보석처럼 빛나는데, 이 책에 그 멋진 실례들이 많이 실렸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삼전 한국총괄 마케팅 부서에서 주요 경력을 쌓으신 저자께서는, 지방도 중앙 정부의 지원만 기다리고 수동적으로 이 변화무쌍한 세상을 맞을 게 아니라, 타 지역, 나아가 다른 나라에서 이 지방의 독특한 향토색에 끌려 찾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가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책은 모두 6개의 챕터로 이뤄졌는데, 파트 1은 로컬 문화의 가치와 접근에 대해 논합니다. 이 책에는 감성적으로 서술된 짧은 프롤로그가 따로 있는데, 독자인 제게는 프롤로그와 이 제1장이 이 책 전체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다가왔습니다(개인적 느낌입니다).

강원도에는 휴전선 근처에 화천군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꼭 모 보병사단이라든가 군 복무 관련이 아니라 해도, 화천군이라는 이름은 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합니다. 다름 아닌 산천어 축제 때문인데, 책 p15를 보면 이 지역에는 기차역도 하나 없어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다고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YT에서 이 지역축제를 따로 기사를 통해 소개했을 만큼, "관광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훌륭한 기획과 마케팅이야말로 그 성공의 비결이라고 저자는 요약합니다.

그럼 로컬문화의 특성은 무엇이라야 하며, 어떻게 기획하여야 성공할 수 있는가? 제2장 p34에 그 비결이 잘 정리됩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사회 활력 제고, 문화적 다양성 증진, 지역 아이덴티티 강화, 이 네 가지 필요에 의해 로컬 문화는 발달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네 요소에 주안을 두고 기획을 추진해야 합니다. 지역 문화는 일반 기업의 프로젝트 추진과 달리 지역 사회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전폭적으로 예산상의 지원을 해 줘야 의미있는 성장, 성과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987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South by Southwest(줄여서 SXSW)라는 축제가 시작되어, 4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그저 음악페스티벌의 위상을 넘어 "디지털 혁신과 스타트업 발표 중심지로 자리잡았다(p65)"는 게 저자의 평가입니다. 이 이름은 영화감독 히치콕의 고전 North by Northwest에서 따 왔겠으나, 이제는 그저 로컬 예술제에 그치지 않고 세계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행사로 거듭났는데, 이는 지역문화자원과 파트너십 확보가 성공적이어서라는 게 저자의 진단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 확보, 지역 기업의 협조, 글로벌 아티스트의 도움, 지역주민-학술기관의 협력, 소셜 미디어 활용이 그 비결이라는데 이런 대원칙들을 일단 실무자들이 염두에 두고 있어야만 하겠네요.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입니다. 과거 1차 산업 위주일 때에도 이렇게 농토가 부족하여 고민이었고, 산지마저 남벌 때문에 숙종 연간 이후에는 대부분이 민둥산으로 바뀌어 여름에 수해를 일으키는 주요 이유가 되는 등 악순환이 겹쳤습니다. 이 산지 지형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로컬 컨텐츠 개발이 중요한데, p90에서 저자는 영국의 글로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벤치마크 사례로 듭니다.

또 지역문화 발굴이 자체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외부 벤치마킹이라는 건 아무리 성공적 사례가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남의 사정이니 만큼 한계가 뚜렷합니다. p122 이하에는 지역 돌아보기, 지역 이슈 발굴, 스토리 있는 문화자산 선정, 선호도 조사, 대표 자산 선정, 문화자산 활용 기회 체계화 등을 제시합니다. 특히 저자는 p169 같은 곳에서 know-where를 중요성을 시조하는데, 로컬의 컨텐츠는 역사성과 진정성에 기반하여 계발되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으로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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