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기출단어장 N2·N1 - 원어민 MP3 음원 + 나만의 JLPT 단어 시험지 + 필수 관용 표현 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나루미.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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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N5~N3용 기출단어장과는 달리 이 책은 하루 30개씩 외워야 표준 계획대로 한 권 분량이 끝납니다. 또 N5~N3용 기출단어장은 핵심 문법이 함께 실렸지만, 이 책에는 필수 관용 표현이 부록으로 첨부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급자라고 하더라도 앞단계의 교재 N5~N3용 기출단어장을 먼저 공부한 후 이 책을 보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앞 교재와 마찬가지로, 급수별로 4주 분량입니다. N2, N1용이므로 모두 8주, 2개월 완독이라고 보면 됩니다. 필수 관용 표현도 N2용, N1용으로 따로 나옵니다. p4~p5를 보면 1회독, 2회독, 3회독시 각각 어떻게 진행할지, 표준적인 스케줄이 제시되었습니다.

p14를 보면 輕快 같은 단어가 나옵니다. 뜻은 우리말로도 그저 "경쾌"이며 일어나 우리말이나 뜻은 같습니다. 이러니 한자를 많이 알면, N2라 해도 단어 상당수가 거저 정복되며, 다만 이것들을 일본식으로는 어떻게 읽는지, 훈독인지 음독인지는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輕快는 일어로 けんかい로 읽고, 이미 많은 일어단어를 학습해 온 이들이라면 대략은 감이 올 만한 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繼續은 일본식으로 けいぞく라 읽는데, 續이 이때 탁음이므로 "조쿠"라 읽는 점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p54를 보면 福利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復利하고는 구별해야 합니다. 후자는 "후쿠리"라 읽는데 발음상으로는 (우리말도 그렇지만) 전혀 전자와 구별되지 않습니다. 何氣ない라고 하면, なにげない라고 읽으며 그 뜻은 "무심하다, 아무렇지 않다"라고 나옵니다. p42를 보면 絞る라는 단어가 있는데, 읽는 법은 しぼる이며, 그 뜻이 재미있게도 "쥐어짜다, (관점 등을) 좁히다"라고 나옵니다. 이 단어 옆에는 원문자로 숫자가 표기되었는데 출제 연도라고 보면 됩니다. 한자만 봐서는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를 단어도 있는데, 吐う라는 단어도 있습니다. "희망대로 되다, 꿈이 이뤄지다"라고 합니다. かなう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濁る라는 단어가 p110에 나옵니다. 그 뜻은 탁하게 되다, 흐려지다이며, 이 단어는 ⑮㉒ 두 숫자가 옆에 붙었고, 출제 연도를 가리킵니다. 目新しい라는 단어도 나오는데, 읽는 법은 めあたらしい이며, 새롭다, 신기하다라는 뜻 풀이가 따라나옵니다. 역시 한자로만 보면 그 뜻이 어렴풋이 추측이나 될 뿐,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어를 그 맥락 속에서 따로 공부해야 알 수 있겠죠.

p152를 보면 透かさず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透라는 글자는 す라고 읽는데, 우리말로 저 한자는 발음이 "투"이니,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곧, 즉각, 빈틈없이라는 뜻인데 역시 한자만 봐선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終般은 우리말로 "종반'이라 읽고, 일어로는 しゅうばん이라 읽는다고 합니다. 대개 우리말로 종이라 읽히는 글자는 일본식으로 쇼 아니면 이렇게 슈 소리가 납니다. 裁く는 さばく라 읽는데 이는 훈독이며, 다만 뜻은 중재하다, 재판하다라서 글자만 보고도 짐작이 되긴 합니다.

心構え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옆에 ⑭가 찍힌 걸로 보아 아마 2014년 JLPT에 출제되었나 봅니다. 읽는 법은 こころがまえ이며, 마음의 준비, 마음가짐이라고 합니다. 한자만 봐도 마음 심(心), 얽을 구(構, 구조, 구성 같은 말에 들어가는)이므로 역시 어느 정도는 짐작이 되는 단어이겠네요. 堪能이라는 단어도 바로 옆에 나오는데, 이게 우리말로는 감능이라 읽지만 무슨 뜻인지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어사전에 혹시나해서 찾아보니, 일어단어와는 좀 의미 차이가 있어도 항목에 있기는 있어서 더 놀랐습니다. 아무튼 일어로는 たんのう(탄노오)라는데, 우리말 발음과는 상당히 동떨어졌죠. 堪도 우리식 한자에 "뛰어나다"는 뜻이 있기는 하나 발음은 확실히 "감'입니다.

깔끔한 편집, JLPT 합격에 정말 필요한 단어만 나와서 대만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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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쓰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특강 -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글쓰기 팁부터 베테랑 작가들의 글쓰기 습관까지
유수진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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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특히 사람들과 소통하는 글쓰기가 중요해진 듯합니다. 저자 유수진 에디터님은 문창과를 졸업하고 마케터로 일하시는 분인데, 브런치스토리 계정 개설 후 상위 0.5% 작가로 올라선 분이라고 이 책에나옵니다. 솔직하게 쓰기, 처음과 끝을 연결하기, 첫문단에 힘주기 등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포인트인데, 그 외에도 어떤 글 잘쓰기 비결이 있을지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글을 쓰실 때에도 저자는 독자들의 반응을 분석하고, 그 글의 성과를 정리한다고 나옵니다(p54). 같은 페이지에서 저자는 "애써 만든 광고를 그냥 넘기지 않게 하려는 마케터의 노력과 같다"고 말씀하시네요. 사실 우리가 소비자의 입장에 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라고 하면 일단 그냥 패스하기 바쁘고, 솔직히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찬찬히 음미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얼마전 전기차 에너지의 효율에 대한 인포그래픽을 접했는데, 다른 이들의 리액션을 보고서야 아 이 그림이 그런 뜻이구나 하고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마케터가 무슨 예술가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메시지를 암호화하면 대체 누가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상업화 시대 글쓰기는 일단 남들과 소통이 되어야 합니다.

이 책 뒤표지에도 나온 말인데 잘된 글쓰기, 독자에게 인상을 깊이 남기는 글쓰기는 수미쌍관이 이뤄진 형식(p86)이 그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바로 앞에서 저자는 자신의 이상형 글쓰기를 예로 들며, 비유가 적절하게 구사된 글쓰기가 독자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저 처음과 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만으로도 마치 잘 짜여진 영화처럼 독자에게 임팩트를 준다는 건데, 저는 결론 자체보다 이런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글을 매번 분석한다는 저자의 말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제목으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숫자를 사용하라고 합니다(p121). 그냥 오랫동안이라고 하지 말고 60년 동안, 겨울 내내처럼 구체적으로 말하라고 합니다. 또 말장난을 즐겨쓰라고 하는데 저자 자신의 히트작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같은 제목이 성공하는 예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 제목을 보니 그저 말장난이 아니라, 생각을 숙성시켜 불특정 독자에게 전달하는 게 책쓰기의 본질이니 핵심을 기막하게 담았다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깨에 힘 빼고 가볍게 말장난하듯 이것저것 시도해 보라는 게 저자의 제안입니다.

요즘 최강야구로 일반인들에게도 인지도가 확 높아진 김성근 감독 이야기가 p151에 나옵니다. "돈을 받는 건 프로답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로서는 더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백인천이고 이 말도 백인천씨가 더 실감나게 표현했는데 나이들고 예능에서 더 성공한 사람이 이분이다 보니 무슨 말을 해도 설득력이 더 크게 다가오는가 봅니다. 아무튼 이 저자는 사회 초년생 시절 사진을 찍어 윗선에 올려야 하는데 나중에 보니 전부 수평이 맞지 않아 크게 절망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저는 이책을 읽을 만한 같은 나이 또래 젊은 여성들이, 이럴 때 저자가 어떻게 극복했는지 엿보고 벤치마킹하는 게 자기 인생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네이버프리미엄컨텐츠를 운영하며 그 세부 데이터를 일일이 분석하고 자신의 컨텐츠를 분석한다고 합니다(p176). 이렇게 현재의 자신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무엇이 잘된 비결이었으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독자가 늘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나하고 잘 맞는 방향성이 무엇인지부터 잘 정해 보라는 게 저자의 제안입니다. p181을 보면 뾰족한 페르소나 설정이라는 제안이 있는데 마치 몇 년 전 어떤 드라마에서 김혜수 배우가 유행시킨 "엣지 있게(발음은 엉터리지만)"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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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벽
요로 다케시 지음, 정유진.한정선 옮김 / 노엔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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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지런히 가꾸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내면을 들여다 보며 무엇이 참된 나였는지 알아내는 노력도 물론 큰 의미가 있고 더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런 노력에만 몰두하다가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의 상당 부분이 지나가 버린다면 이 역시도 문제입니다. 모색과 탐구는 적정 선까지만 하고,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스스로 그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게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자연의 신비는 실로 놀랍습니다. 흰개미는 목재를 먹고 살기 때문에 인간 거주의 안전에 아주 큰 해를 끼치는 곤충입니다. 그런데 흰개미의 생체만 놓고 보면 셀룰로스 분해 효소가 없어, 목재를 먹어 봐야 소화를 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이 기능은 흰개미의 위장에 기생하는 아메바가 대신하며, 만약 흰개미 주변에 열을 가하면 아메바는 모두 죽지만 흰개미는 살아남습니다. 그러나 목재로부터 셀룰로스를 섭취, 동화할 수 없으므로 목재만 먹고 살던 종은 결국 모두 죽게 되죠. 여기서 저자는 질문을 제기합니다(p59). 흰개미와 아메바는 같은 생명체라고 봐야 하는가? 어려운 질문이나, 저자는 일단 "공동 운명체" 정도로 선을 긋는데, 만약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사람과 세균 등의 관계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여튼, 저자가 이 예에서 끌어내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만의 독립된 자아라는 게 알고보면 얼마자 허망한 개념인가? 우리는 우리와 일견 아무 관계 없어 보이는 사람들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에서도 서로 밀접히 의존한다. 뿐만 아니라 저 사람이 표명하는 의견과 감정, 저 사람이 끼친 사소한 영향이 돌고돌아 큰 파장을 만들어 내게로 돌아올 수 있다. 과연 저 사람과 내가 완전히 구별되는 인격체이며, 아무 관계 없는 남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저자는 일본 의사분인데, 전근대 시절부터 공동체의식을 강조해 온 우리 동아시아인들의 정서를 많이 반영했기에, 이 주장 역시 우리들의 어떤 근원적인 공감대를 자극하는 면이 있습니다. 저 타인과 나를 선 하나로 구별하는 자체가, 세상과 우주의 작동 원리를 이해 못하는 무지의 소치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함의입니다.

"이상적인 자아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야 한다." 일본인들은 미국 페리 제독이 군함을 끌고 와 대포를 쏘며 경제 개방을 요구했을 때, 서양 문명의 발달된 현황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와 타인이 명확히 구별 안 되는 농업공동체의 삶은 전근대적이고 미개한 것으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의학, 물리학, 화학, 각종 공학 등을 공부하고 다시 태어난 삶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불교에서는 같은 영혼이 몇 번이고 다른 삶에서 다시 태어난다고들 상상하는데 이 역시도 개인의 삶 그 독립선에 대한 자각이 부족한, 비이성적 미신으로 격하되기도 했죠.

그러나 저자는 의사로서 임사(臨死) 체험이라는 것도 가까이서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혼이 일단 육체로부터 이탈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 잠시의 시간 동안 나를 벗어나 관찰한 나의 모습은 매우 낯설고, 그토록 애써서 집착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도 느껴졌다고도 증언됩니다. 물론 당사자들의 이런 발언들은 그 디테일을 하나하나 신뢰할 건 아닙니다. 사람의 의식이나 기억은 사후(事後)에 편할 대로 조작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임사체험을 책이나 미디어에서 이미 접하고서, 자신도 비슷한 체험을 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없다고는 못 합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죽음 앞에서 "나는 완전히 독립된 영혼이며 타인들과 분리된 개체이다."라고 과감히 단언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한 줌의 흙으로 변해야 할 상황인데 말입니다.

저자는 p128에서 현재의 일본 정치계를 맹렬히 비판합니다. 당대의 근시안적인 이익을 위해 함부로 국민의 세금을 쓰며 이 중에는 좁고 복잡한 일본의 국토와 자연에 민감한 영향을 항구적으로 남길 위험한 사업도 많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별개이며 자연은 인간에게 정복 대상일 뿐이라는 못난 생각도, 내가 사회와 세계로부터 고립된 개체라는 아집이 그 근원입니다. 좀 더 멀고 깊게 세상을 볼 필요가 우리 모두에게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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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카네기 서거 70주년 기념 증보완역본
데일 카네기 지음, 강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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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입니다. 확실히,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동맹군을 얻으며 내 의사를 관철해 나가는 능력은 사회 생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데일 카네기는 이미 20세기 초 미국에서 무엇이 사회생활의 핵심이며 출세의 비결인지 깊이 연구했고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구루였습니다. 오늘날까지도 그의 고전은 널리 읽히며 독자들에게 유익한 영감을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데일 카네기의 책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실화가 자주 인용됩니다. 재미있는 건, 데일 카네기도 자신의 책에다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자주 털어 놓는데, 저자가 자기 사연을 자기 책에 쓰는 건 저자만의 특권이므로 누가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데일 카네기 역시 성공한 사람이므로 자신의 책 중에 등장할 자격이 있습니다. p57 이하에서 데일 카네기는 자신이 평소에 강연장(그는 대단히 능란한 연설가였습니다)으로 이용하던 호텔의 대강당 사용료를 갑자기 300%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았던 이야기를 합니다. 결론은, 데일 카네기 자신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여 호텔 측과 50% 인상에 합의를 봤다는 건데, 서로가 양보할 건 하고 둘 다 윈윈하는 선에서 끝을 봐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300% 인상 같은 어처구니없는 처사를 당해도, 대뜸 화부터 내고 감정싸움으로 갔다면 좋을 게 뭐가 있었겠냐는 가르침이겠습니다. 

그런데 저 같으면, 처음부터 쎄게 부르고 바텀라인을 높이려는 수작에는 결코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여기 아니면 어디 강연할 데가 없겠냐고 바로 대안을 찾겠다고 호텔 측에 역통보했을 것 같습니다. 저하고 아무 관계 없는 100년 전의 사정인데도 이건 뭐 대놓고 양아치짓이라서 너무 기분이 나쁘네요(ㅋ). p198에는 데일 카네기가 자기 강좌 수강생이 겪은 (제 눈에는 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일화가 나오는데 같이 읽어 보면 좋을 듯합니다. 노사 관계의 현대적 모델도 상당 부분은 미국에서 이 시기에 정립된 건데 데일 카네기가 노사 협상에 이 이치를 응용하는 대목도 흥미롭게 읽힙니다.  

p56에는 아주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카네기라는 성씨는 아일랜드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보는데,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 성공한 카네기는 두 사람이 있어서 우리 같은 비영어권 독자들은 헷갈리기도 합니다. 아이들 위인전에 자주 나오는 철강왕 카네기는 퍼스트네임이 앤드류이고 지금 이 저자는 데일입니다. 데일 카네기의 책에, 앤드류 카네기 같은 자수성가형 사업가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건 너무도 자연스럽습니다. 여튼 이 편지 이야기에서 앤드류 카네기의 기질, 장기가 다시 드러나는데 그는 누군가의 행동을 끌어낼 때 상대방의 심리를 정확히 읽어 동기를 심어 주는 전략을 자주 씁니다. 어렸을 때 병아리에 친구들의 이름을 붙여 줬다는 일화에서도 그랬죠.     

뛰어난 정치인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부터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루이 보나파르트도 물론 삼촌의 후광을 입은 인물이지만 그전에 화술이 대단히 뛰어났습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도 "인간 아편"이라며 (아무리 이해가 상충했다고는 하나) 그의 인간적 매력만큼은 유보 없이 인정했습니다. 이 책 p131 이하에서 데일 카네기는 TR, 즉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에 대한 일화를 들려 줍니다. 그는 어떤 사람들과 대화를 해도 화제가 막히는 일이 없었는데, 누구라도 그와 대화를 마치고 나면 감탄하곤 했습니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올해는 데일 카네기의 사망 70주기라고 합니다. 이 스타북스의 새 책에는 기존에 없던 챕터 7, 챕터 8이 새로 포함되었는데, 그 중에는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몇 가지 원칙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여성들은 누구라도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며 나이 들어서도 꾸밈에 대한 열정을 거두지 않습니다. 그럴 때 남편이 그녀의 열정을 정확히 짚어 칭찬해 주면, 아내는 마음이 더없이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행복해야 가정과 모든 식구들이 행복해짐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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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버는 힘 - 돈 버는 능력을 키우는 부자 되기 최단 루트, 개정판
박서윤.강환규 지음 / 라온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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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버는 힘 (최신개정판)

2021년에 박서윤 소피노자님이 남편분과 함께 쓴 <10배 버는 힘>이란 책이 인기를 끌었었고 지금 이 책은 그 개정판입니다. 부제에도 나오지만 그새 재산이 더 증식되어서 10배가 아니라 16배가 되었는데, 다만 책 제목은 고심 끝에 그대로 전판의 그것을 유지하셨겠다고 독자인 저는 짐작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보통 우리가 "좋은 기운을 받고 싶다" 같은 말을 합니다. 인기 강사가 연단에 서서 열변을 토할 때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듣는 신기하고 탁월한 (돈 버는) 방법과 이치라서 그렇게 강연장에 몰려가곤 하는 건 아닐 것입니다. 그런 성공한 사람들한테는 강한 열정, 의지, 자신감이랄지 뭔가 상서롭고 럭키비키한 뭔가가 있습니다. 그걸 우리는 편의상 좋은 기운이라고 표현하는 건데 이게 미신도 아니고 사이비종교 같은 것도 아닙니다. 사람은 잘되는 사람과 함께 다녀야 그 특유의 좋은 분위기가 나한테도 옮는 거고 알게모르게 지식이나 좋은 습관도 따라배웁니다. 이 책 p49에는 그와는 반대로 "불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이 나오는데, 이런 사람들을 멀리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행여 우리가 그런 불운의 화신이 남들에게 되지나 않는지 각별히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p123에도 나오듯이 부자가 되려면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된다는 적극적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걸 저자들은 "주인공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책에는 세 가지 요소가 나옵니다. 첫째 나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는 주문을 외워라, 둘째 인싸가 되어라, 셋째 사회에 공헌을 세워라 등입니다. 이 대목이 저는 참 좋았는데, 아무리 인싸라도 내가 내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으면 안 됩니다. 없으면 주문을 만들어서라도 나 자신에게 불어넣어야 합니다. 사실 인싸를 자처하며 남한테 민폐나 끼치고 돌아다니는 건 그냥 정신이상자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되려면 주변에 끼치는 공헌(功獻)이라는 게 있어야 합니다. 세 요소 모두 참된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173을 보면 현대의 삶이라는 게 우리 목표를 방해하기 위해 짜여진 알고리즘과도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의 구조가 복잡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얽혀, 우리가 어떤 계획을 세웠더라도 당초의 계획대로 밀고나가기가 무척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그냥 내 생각만 고집해서 안절부절하거나 미련하게 상황이 없어지기만 기다렸다가 내 계획대로 세팅되기만 바란다면, 그새 다른 조건들이 싹 바뀌어서 모든 계획들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말합니다.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라" 이 점이 중요합니다. 한번 지나가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미리 챙겨 두고 다음 단계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IOC위원을 지냈던 김운용씨도 사람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서유럽의 스포츠 귀족들에게 만날 때마다 깎듯이 인사를 하는 등 다른 이들에게 내가 특별히 대접받는다는 인상을 주었다고 합니다. p214에도 그 비슷한 말이 나오는데, 저자께 어떤 독서 모임의 회원이 이름표를 만들어 다른 회원들도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잘 알아 두게 배려하자는 아이디어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 나옵니다. 저자분은 당연히 다른 회원의 이름을 알지만 타 회원들끼리는 그렇지 못할 수 있는데 이 점을 미처 살피지 못한 거죠. 이 외에도 5만 명의 이름을 알았다는 짐 팔리의 예가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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