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
김성수 외 지음 / 자연과인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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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의 경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좋지 않다. 여기저기 힘들다는 소리뿐이다. 요 며칠 주식이 오른다는 소리와 환율이 좀 떨어졌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긴 하지만 경제전망을 핑크빛으로 기대하기는 이른 생각인거 같다. 오랜 경제불황으로 사회곳곳에서 실업과 자살, 기업 부도등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민 대다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이 상황을 정리해주길 간절히 원한다. 많은 지도자들이 존재하지만 국민들이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는 과연 현 시점에 존재하는지 나부터 의문이 든다. 이럴때 <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 는 목마른 입속으로 한가득 맑은물을 털어넣듯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국민 대다수가 대표위인으로 존경하고 지지하는 이순신이야말로 우리가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리더인 것이다.  


 충무공 탄신기념일에 맞춰 출판된 <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는 사단법인 <이순신리더십연구회>가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 9명으로 하여금 이순신의 리더십에 대한 각분야별 내용을 한권의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이러한 단체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이순신리더십연구회>는 학술토론, 전적지 답사등을 통하여 이순신 리더십을 연구하는 단체라고 하니 우리의 충무공 이순신의 행로와 업적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대대로 전파될 것이라 이 소식이 책만큼이나 반가웠다. 변호사, 헌법재판관, 작가, 전직 장관, 교수, 군 장성출신등이 쓴 이 책은 이순신의 리더십을 각 분야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이순신의 리더십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순신의 리더십을 현대에 적용한다면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순신 같은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들이 사회 각계 각층에서 활발히 활동한다면 이런 위기가 닥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즐거운 상상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위기는 닥쳤고 현 지도자들은 이순신이 아니다. 이순신리더십의 일부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없으니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이순신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다. 고지식할 정도로 정의로운 이순신장군이다. 청렴결백이 공직자의 필수 덕목인 것은 그것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일것이다. 인사청탁이야 거절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직속상관이 오동나무를 베어가겠다는 것까지 거절한 것은 어떤 면에선 융통성없이 꽉 막힌 사람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그런 원리원칙에 충실한 꼬장꼬장한 성품이 전란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었지만 말이다. 9인의 인사들은 한결같이 이순신 장군의 정의로움과 철저한 준비정신, 애국심, 공정성등을 입이 닳도록 이야기한다. 대부분 명량해전을 분석하며 이순신의 리더십을 있게한 각 요소를 찾아낸다. 구국만을 위해 살아온 이순신이 모함으로 파직당하고 갖은 문초를 당했으며 겨우 목숨만 부지하여 아픈 몸으로 백의종군한 것을 생각하면 원망을 하여도 탓할 사람 없건만 나라를 위해 다시금 산산조각난 수군을 맡다니… 거기다 그 유명한 말도 남기지 않았던가?  


“아직도 신에게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무릇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우리들에게 긍정적인 사고와 전심전력을 다하는 정신이야말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한가지 이책을 통해 선조 16년에 발생한 니탕개란에서 이순신의 리더십으로 전란이 끝날수 있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우을기내 생포작전으로 전란을 전면적이고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시각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송우혜 작가의 이야기는 이순신에 대한 역사적 왜곡을 바로 잡아주었고 그의 탁월한 리더십을 증명해주었다.   


 우리는 이순신의 후손이다. 이순신을 존경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의 리더십을 본받아 오늘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길 바라는 맘에서 이책을 추전한다. 또한 많은 사회 계층의 지도자들이 이 책을 읽고 반성과 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할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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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환상문학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정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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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스타플!(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읽고 난 후 마음에 가장 와닿은 말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고 댓가 없이 얻어지는 것도 없다.

 이 책은 달 세계가 지구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을 소재로 한 혁명소설이면서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SF소설이다.

 달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는데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이전에 쓰여졌다니...작가의 과학적 논리와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작가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은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더불어 3대 SF작가로 꼽히며 '미스터 SF'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잘 알고 있는「스타십 트루퍼스」도 그에 의해 탄생했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우주복이 조금만 찢어져도 죽는 달의 가혹한 생존 환경을 뜻한다)이라는 제목부터 매력적인 이 책은 화려한 문장이나 재미난 에피소드 없이 무난히 스토리가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읽는 나로 하여금 깊게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읽어갈 수 있었다.

 때는 2076년, 달 세계는 지구로부터 추방당한 유형수들의 감옥이다. 지구의 1/6밖에 안되는 달의 중력으로 인해 달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다시는 지구로 갈 수가 없다. 몸이 지구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은 간수가 필요하지 않는 유형수들의 세계다. 그렇지만 유형수들은 형기를 끝마쳐도 자유인이 되지 못한다 .지구를 위해 자원을 착취당하는 식민지 노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세계는 혁명을 꿈꾸기 시작한다. 스스로 눈을 뜬 슈퍼컴퓨터 마이크와 그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정부 정책을 규탄하는 비밀 모임에 참석했던 전기 기술자겸 컴퓨터 기술자(달세계에선 일인자다) 마누엘이 합리적 무정부주의자 데 라 파즈 교수와 열성 혁명가 와이오밍을 만나면서 독립을 위한 혁명이 시작된다. 하인라인은 이들의 혁명과정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과거 지구에서 일어났던 미국독립혁명과 러시아 혁명을 고찰하며 혁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혁명은 정보전달과 비밀유지가 필수인데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세포식 조직 구조를 제안했다. 무엇이든 세 명이 넘으면 결정을 내릴 수 없단 교수의 말 나 역시 공감하는 바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작가는 혁명이라는 소재를 쉽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독립 혁명과 러시아 혁명을 적절히 활용해서 세밀하고도 논리적으로 혁명과정을 서술한다. 인공지능을 가진 슈퍼컴퓨터 마이크의 존재를 통해 장대한 혁명과정을 과학적 상상력과 논리로 치밀하게 풀어나간다. 거기에 개성있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달 세계의 혁명에 흥미를 더한다.

 둘째, 달 세계의 혁명 과정 뿐 아니라 달 세계의 사회상을 표현했다.

 여성을 우월한 존재로 설정했고 달 세계의 환경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여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달 남성들은 성비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양보와 나눔을 터득했다. 여럿 남편이 한 부인을 얻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계결혼, 씨족결혼, 부족결혼 등 다양한 결혼문화가 생겨났고 그로인해 그들의 삶의 모습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달 세계인은 지하에 거주하며 그들의 거주구역은 면적이 아닌 용적으로 나타낸다. 그들이 사는 곳, 농사를 짓는 곳, 그들의 거리, 그들이 물을 얻기 위해 얼음 광산을 개발하는 것 등을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과 과학적 논리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우리의 관심 속으로 익숙하게 끌어들이는 능력을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1966년에 말이다... 거기다 공상 과학 소설 속에 따뜻한 인간애를 녹여내는 기술을 누가 따를 수 있을지...?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의 연속이었음을 고백한다. 거장이란 말이 결코 과장되지 않음을 증명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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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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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를 나가보자. 어디서든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특별한 여행지가 아니라 길거리나 커피숍이나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아마 개인 미니홈피가 붐을 일으키면서 사진 찍는 게 일상이 된 듯하다. 거기다 필름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아낌없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때쯤부터 집에서, 혹은 친구를 만날 때, 여행을 갈 때 등등 카메라를 꼭 챙기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기술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 순간을 담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찍었다. 그런데 요즘 나는 카메라를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일명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서브 카메라를 사용할 때는 휴대하기 좋고 사용하기도 편해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이게 고장 나면서 갈아탄 dslr 카메라는 무겁고, 크고, 무엇보다 단순히 셔터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게 카메라를 재셋팅 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사용을 안하게 되었다. 값비싼 카메라를 고이 모셔놓고 있는 셈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Dslr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면서 간단한 입문서나 이론서는 한번 보았다. 그 책에는 사진을 예로 들면서 렌즈나 ISO등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카메라 사용에 대해 꺼리게 만들었다. 많은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은 끝까지 보지 못했고 카메라와도 거리가 멀어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Dslr 카메라에 푹 빠져 있는 남편 덕에 간단한 카메라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그로 인해 더욱 사용횟수는 줄어들었다. Dslr 카메라에 대해 무지하다는 은연중의 생각이 내 맘껏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없애버린 듯하다. 그런데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를 읽고는 자신감이 생겼다. 일단 난 전원을 켤 줄 알고, 메모리와 배터리의 사용법을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ISO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이 책은 초보자가 도움을 얻고자 하다가 지레 겁에 질려 읽기조차 포기하는 일반적인 사진책이 아니다. 간결한 몇마디 문장으로 사진 찍는 요령뿐 아니라 나같은 초보생활사진가에게 자신감을 준다. 거리낌없이 카메라를 둘러메고 거리로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사진 찍는 기술을 하나하나 나열하지 않고 전체적인 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것 같다. 그래서 누구든지 쉽게 카메라와 가깝게 만든다. 이 책을 보면서 평소에 사진 찍을 때 느꼈던 부담도 줄어들었다. 원하는 사진을 그냥 찍으면 되는데 프레임안에 구도가 맞는지 어떤지를 생각하다 보니 순간을 놓쳐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단한 지식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즐겁게 찍을 수 있다는 너무나 쉬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확인받은 느낌이다. 보급형 바디에 번들렌즈 하나면 충분한 것을 우리는 장비로 사진 찍는 즐거움을 대체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값비싼 렌즈와 카메라로 갈아타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면 누구나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이 책 덕분에 자신감을 회복한 나는 다시 생활 사진가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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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거짓말
기무라 유이치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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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일본 작가의 소설을 접했다.

 기무라 유이치...얼마전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애니가 나오면서 얼핏 눈익힘한 작가다. 늑대와 염소의 우정이라니...재밌는 소재여서 관심이 갔던 작품이었고, 그러다 보니 기무라 유이치가 우리 집 녀석들이 보는 책을 여러 권 지었단 사실을 알았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엮어내는 작가가 두 번째로 낸 장편소설은『행복한 거짓말』이다. 작가에 대해 알고 난 후 소설을 읽기 전부터 따뜻함을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행복한 거짓말?

 제목에서 이미 소설의 내용을 어림짐작하며 글을 읽어나갔다.

 소설은 천재 시나리오 작가로 칭송받던 한 신인 작가 나카무라 나오키가 자신을 내리 누르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현실에서 도망치면서 시작된다. 무작정 도망친 나오키는 한적한 항구도시의 술집 Dogwood(산딸나무)에서 바텐더로 일한다. 그곳에서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라멘 가게 딸 이케미즈 고토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고토미를 만나면서 죄책감만 가지고 있던 마음의 부담을 덜고 귀찮기만 하던 가게 단골 손님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써 드라마가 제작되는데 정작 고토미는 전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사실을 고백할 시기를 놓친 나오키는 고토미에게 많은 오해를 안겨주고 둘 사이는 이별을 예감하게 된다...

 행복한 거짓말에서는 둘만의 비밀스런 사랑이 만천하에 공개된다면? 나오키와 고토미의 일이 나의 일이 된다면? 이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져줌으로써 나 자신이 고토미가 된 것처럼 소설에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나였더라면? 이라고 생각해 봄으로써 소설의 전개과정을 더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내가 고토미였다면 나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제작되어 모든 이에게 공개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소설에서는 이점에 대해선 크게 다루지 않고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한번쯤 의문을 가지고 생각하게끔 한다.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 대부분이 남녀의 사랑과 오해, 그리고 화해를 줄거리로 삼고 있다. 그런 점에서 ‘행복한 거짓말’도 그 법칙을 벗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 거짓말’이 진부한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것은 기무라 유이치라는 저자의 힘인 듯하다. 기무라 유이치는 ‘행복한 거짓말’에서 시나리오 작가가 자신의 사랑을 모델로 시나리오를 써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엮어갔으며, 남녀의 사랑이야기 뿐 아니라 일반 소시민들의 소박한 삶을 잔잔하게 묘사하여 독자 스스로가 소설과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함을 느끼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나 역시 단골손님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인해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그리고 우리네 인생이야기가 내 이야기처럼, 내 주변 이야기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뻔한 사랑이야기이면서 이 소설만의 특별함을 함께 갖추고 있다.

 행복한 거짓말을 읽는 동안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재밌는 상상을 펼칠 수 있었고, 나의 소박한 삶도 한편의 드라마 소재가 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상상만으로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지만 이런 거짓말이라면...그다지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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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더스트 Nobless Club 2
오승환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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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뉴욕 더스트’를 읽고 싶었던 것은 표지의 문구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풋내기 사회 초년생에서 도끼를 휘두르는 연쇄 살인범으로,

 첩보 조직의 숨겨진 암살자에서 뉴욕 한 귀퉁이의 꽃집 주인으로,

 피 냄새를 씻기 위해 총 대신 꽃을 선택한 남자

 이 문구에서는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을 한 문장으로 엮어놓았다. 풋내기 사회 초년생과 연쇄 살인범, 암살자와 꽃집 주인은 한 남자가 살아간 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이 남자의 삶이 궁금했다. 어떤 사연으로 이처럼 힘든 삶을 살았을까? 책을 읽기도 전에 이 남자에게 깊은 연민이 생겨났다.

 ‘뉴욕 더스트’는 오승환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다. 국제 관계에서 국익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는 갖가지 부정행위와 그것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무관심한 사람들, 일상생활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타인을 궁지로 몰아넣는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그저 발버둥 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진후이면서 라훌라이면서 존 이엔인 한 남자의 생존을 위한 전투 같은 삶을 그려내고 있다. 때는 통일을 준비하는 남과 북, 야쿠자들의 전쟁으로 혼란한 일본, 내전 발발 직전의 중국의 동아시아와 그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이 각국의 이익을 위해서 첩보 활동을 벌이고 있고, 한 남자의 삶이 타인의 의해 뜻하지 않게 흘러간다.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남자의 고달픈 전쟁이 펼쳐진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은 권리가 있다. 이것이 천부인권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런 사상을 주입받았고 인간의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권을 보호받기 위해 우린 국가라는 권력을 인정해야하고 그로 인해 힘을 가진 집단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인권의 침해를 받는 일이 발생하게 된 듯하다. 소설에서는 당연한 인권이 권력에 의해 조정당하고 침해당한다. 과학문명이 첨단화 될수록 인권의 침해 정도도 더 치밀해지는 것 같다. 한 개인의 삶이 철저하게 조정 당할 수 있다니...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에 의해 살아가게 되는 삶을 스스로의 선택인 줄 알고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보면 그 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시나리오 각본대로 움직이게 만들어진 삶, 선택이라는 것도 한정된 삶, 그렇지만 결국은 주인공 스스로가 선택하고 걸어온 자신의 삶이 되어버린 이야기다. 스스로를 되찾기 위한  전쟁인 것이다.

 시간적순서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중간 중간 과거의 이야기를 집어넣어 스토리 전개를 더 흥미롭게 한다. 이야기는 한 가지 이야기로 쭉 흘러가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했고, 반전은 있지만 소설을 읽는 동안 대부분이 그 반전을 예측할 수 있는 복선이 깔려있다. 

 영화나 소설이나 서양을 배경으로 하고 외국인이 주인공인 첩보 이야기는 흔하고 흔하다. 그렇지만 한국적인 첩보 소설은 이번에 처음으로 만났다. 한국적인 이야기.... 분단된 국토, 강대국들의 사이에 낀 작은 나라...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이야기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뉴욕 더스트’는 한국적인 첩보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읽을거리가 풍부했는데 거기에 한남자의 삶이 녹아있어 재미까지 더해졌다. 일반적으로 서스펜스 스릴러는 잔혹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잔인하다는 생각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들었으며 불필요한 잔혹행위는 묘사되지 않아 읽는 내내 불편함 맘 없이 소설을 즐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노블레스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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