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 편의점 3호 - 극장점 그림자 귀신 대소동 ㅣ 24분 편의점 3
김희남 지음, 이유진 그림 / 사파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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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4분 편의점]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도대체 왜 24시간도 아니고 24분일까 궁금했다. “잠깐 들렀다가 인생 바뀌는 편의점이라도 나오는 건가?” 하는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펼쳤는데, 첫장부터 미스테리한 이야기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번에 출간된 3편은 ‘빛‘이라는 주제 아래, 오들 씨를 따라온 검은 귀신의 정체를 알아보는 으스스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겁 많은 아이도 전혀 두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니 걱정은 접어두어도 되겠다.


평소에는 ‘그림 많고 글씨 큰 책’만 열어보던 7살 둘째가, 내가 이 책을 읽어주니 잠자리 독서 타임이 지나고 뒷얘기가 궁금해 낮에도 스스로 책을 펼쳐들고 있었다. “엄마, 이 부분 완전 웃겨!” 하며 깔깔대더니, 이제는 잠자리 전에 “오늘은 편의점 책 몇 페이지까지?” 하고 묻는다. 덕분에 우리는 요즘 밤마다 ‘24분 독서 타임’을 갖는다. 솔직히 나는 간식을 사먹는 편의점보다 이 시간이 더 달콤하다. 아이가 내게 책을 읽어달라 청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첫째에게서 체감했기 때문이다.


‘24분 편의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제법 적지 않은 글밥에도 유머러스한 그림과 이해 쉬운 설명 덕에 과학 지식에 대한 흥미를 놓치지 않도록 구성되었는 점이다. 이야기의 내용을 나열하고 챕터가 끝나는 곳에 빽빽한 글씨로 지식을 억지로 전달하려 하는 다른 책들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우리의 삶 속에 사실 빛이라는 건 어디에서 있어서 깊이 생각하게 되기 쉽지 않은데, 극장이라는 어두운 배경을 두고 호기심을 따라가다 보니 과학이 단지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하루에 24분, 잠시 웃고 일상에 직접 관련된 지식을 배우는 그 시간의 소중함을 아직은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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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s 관용어 365 ㅣ 김 원장’s 365
김수민 지음, 김민주 그림, 피터 빈트 감수 / 윌북주니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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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장‘s 관용어 365]


유학 생활을 하며 영어에 완전히 몰입했던 나에게 관용어는 영원한 골칫거리였다. 미국 현지인들은 관용어를 쓸 때가 굉장히 많은데, 나는 그걸 들을 때마다 뜻을 유추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야 했기 때문이다. 외우는 건 쉽지 않고, 맥락에 맞게 쓰는 건 더 어려웠다. 그런데 [김원장’s 관용어 365] 일력은 매일 한 장씩 넘기며 이 벽을 무너뜨리는 기적을 만나게 해주었다. 달력 형식으로 1년 내내 새로운 관용어를 만나게 해주니 부담 없이 지속이 가능하다.


가장 마음에 쏙 들었던 부분은 관용어의 활용과 유래를 깊이 있게 짚어주는 구성이다. 단순 뜻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 표현이 왜 생겼는지 배경과 일화를 풀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turn over a new leaf’에서의 나뭇잎은 사실 책 속의 종이 한 장을 뜻하는 은유라는 사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일력 각 페이지마다 귀여운 그림이 더해져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물에 떠있는 바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그려져있는 ‘heart sinks’ 일러스트는 그림만 봐도 의미가 머릿속에 콕 박힌다. 실제 대화 예문은 자연스러운 대화체로 쓰여 바로 써먹을 수 있고, 비슷한 표현까지 제안하고 있다. 하루에 하나만 보면 되는 빠르고 간단한 구성 덕에 배우는 줄도 모르고 알게 되는 것이다.


식탁에 올려두고 초등 두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얼른 밥 먹어라 하는 엄마의 잔소리가 줄어드는 의외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아이들은 그림과 예문에 푹 빠져 재잘댔고, 나는 유래 설명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부모라면 이런 가족 공유 학습 도구를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영어 학습자,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에게 강력 추천하는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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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 판다 푸딩 ㅣ 이야기 반짝 15
한유진 지음, 김민우 그림 / 해와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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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살 우리 집 둘째는 수의사가 꿈이다. 동물을 무척 좋아해서 아이가 보면 좋아할 거라 생각해 『데굴 판다 푸딩』을 추천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표지만 보고도 아이의 눈이 반짝였다. 책을 펼치자 귀여운 판다가 굴러다니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장면이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픙겼다.


이 책의 주인공 ‘푸딩’은, 무엇이든 다 알고 가르치려거나 교훈을 주려하는, 여타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캐릭터들과는 다르다. 씨앗을 매개체로 점점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보이는 성장 스토리가 핵심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는 푸딩이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짧은 문장과 리듬감 있는 글 덕분에 읽기 편하고, 부드러운 그림체가 푸딩의 감정을 대신 전해주었다. 따뜻한 색감과 유쾌한 장면이 많아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푸딩을 만나서 씨앗을 받고 싶어.” 

“무슨 씨앗?”

“맛있는 간식이 많이 자라는 씨앗!”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취학 아이라면 부모가 천천히 읽어주며 그림을 함께 살펴보면 좋고, 초등 저학년 이상은 양육자와 번갈아 읽으며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데굴 판다 푸딩』은 하루의 바쁜 시간을 잠시 멈추고, 아이와 웃고 생각할 수 있는 책으로 남을 것이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푸딩의 따뜻하고 단단한 마음이 아이의 마음에도 작은 씨앗처럼 자리 잡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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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
셰르민 야샤르 지음, 메르트 튀겐 그림,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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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볼 기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AI가 점점 인간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분야까지 파고드는 시대에, 어떻게 하면 사람다운 면모를 잃지 않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졌다. 여기서 ‘사람다움’이란 바른 인성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삶에서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따라 실천하려 노력하는 태도를 뜻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의 주인공 피크리는 성공, 명예, 부를 모두 거머쥔 대기업 회장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위대한 피크리’라 불리기를 원하며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지만, 엉뚱하고 허술한 면모로 종종 웃음을 자아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괄호가 있는 산수 문제에서 무엇을 먼저 계산해야 할지 몰라 눈앞이 캄캄해졌다는 장면은 그 특유의 부족함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이런 그가 뜻밖의 이유로 중학교에 다시 다니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그가 진짜 중학생 시절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무렵, 피크리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타인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완벽해야만 좋다는 신념을 내려놓으며 부족함 속에서 관계의 깊이를 배워 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은 어른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하는 인물로 성장하는 그의 변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이 존재할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집었다. 하지만 읽다 보니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그 반대에 있었다. 책 속 에피소드를 통해 진짜 중요한 것은 ‘나 혼자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이 소중한 깨달음을 아이들도 경험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 조용히 아이의 책상 위에 이 책을 올려두었다.


삶의 본질을 잊기 쉬운 시대에, 이 책은 다정하고 무해한 방식으로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고마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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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장성원 지음 / 비버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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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십 대 때 진로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있던 시절에는, 마흔이 넘으면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딩크족 커리어우먼으로 바쁘게 일하는 모습이 그때 내가 그려 보던 미래였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 상상과는 꽤 다른 자리에 서 있다. 여전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집에서는 두 딸이 나를 하나의 기준처럼 바라보고 있다.


주변에서는 “스스로 깊이 고민하다 보면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다”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그렇게 고민해 온 결과, 이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저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만 자꾸 늘어나는 것이 요즘의 솔직한 모습이다. 그러다 [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를 읽으며, 내 오랜 고민과 조금 다른 관점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좋아함은 어느 날 우연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 속에서 조금씩 형성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수많은 경험과 기억을 지나오며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 언제든 부드럽게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문장을 천천히 곱씹다 보니, 20여 년 전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선택했던 대학 전공에서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도 인정해 줄 수 있게 되었다. 한때는 그 선택이 ‘평생 안고 가야 할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 시절의 나에게 최선을 다한 하나의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직업을 경험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그 많은 시도들이 실패의 기록이라기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만들어 가기 위한 실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만 이렇게 방황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찾아온다.


또 이 책에는 에세이 사이사이에 독자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질문 섹션이 모두 7개 실려 있다. 그 덕분에 이 책은 그냥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 두는 책이라기보다, 잠깐씩 멈춰 서서 나에 대해 적어 보고 정리해 볼 수 있는 작은 워크북 같은 느낌을 준다. 질문에 답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그동안 막연하게만 떠올리던 생각들이 조금씩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마음에 깊게 남은 지점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 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 질문은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뿐 아니라, 인생 중간에서 방향을 다시 잡아 보고 싶은 누구에게나 유효한 물음처럼 느껴진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분명해지면, 그 안에서 선택하는 직업들은 결국 그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게 해 주는 여러 갈래의 길이 된다. 직업이 나를 규정하는 단단한 틀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해 주는 도구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니, ‘진로 탐색’이라는 말이 예전처럼 버거운 숙제처럼만 느껴지지 않았다. 끝내 답을 내야만 하는 시험 문제가 아니라, 계속 변해 가는 나를 따라 한 발씩 옮겨 가 보는 긴 여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창창한 앞날을 두고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혹시 나 오춘기인가?’ 싶을 만큼 방황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에 담긴 질문들을 하나씩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조금 더 솔직한 얼굴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도서를 제공받아 정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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