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가지의 환상적이고 기이한 이야기,아시야가의 전설.

아시야 가의 전설 - 기담 수집가의 환상 노트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5
츠하라 야스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여덟 가지의  환상적이고 기이한  이야기.

 

이 책은 서른이 넘어서도 일정한 직업이 없는 놈팡이인 사루와타리가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괴기소설가인‘백작'과의 기이한 만남을 통해 알게 되고..

서로가 두부라면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먹어봐야하는 두부 애호가임을  알게 되고 친해진다.

그리고 이들은  두부 맛집을 찾아다니며 백작의 소설 구상을 위한 취재 여행을 떠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기담으로 엮은 책이다.

 

만화스러운 표지와는 달리 기담집이다보니  읽는 동안 조금은 오싹했다.

사악하고 피 튀기는 미스터리나 스릴러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기담집을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표지에 반해서 읽게 된 이 책은... 사실.. 조금은..나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너무 피튀기는 이야기만 있었던 탓일까나....;;;

읽는 동안 잠깐 잠깐의 오싹함만 느껴질뿐 달리 무섭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담집이라 해서 기이하거나 무서운 이야기로 엮여있을 거라 예상했던 내 생각에 미치지 못했던거다.

 

그래도 8편의 이야기가 조금은 흥미를 끌 만한 소재인것은 인정한다.

혼령이 되살아나는 터널, 똑같은 얼굴들로 가득한 마을의 여우에 홀린 이야기,  고양이 등을 한 여자 등..

특히나 벌레를 먹는 남자이야기인 <송장벌레>편 이야기는 너무나 소름끼치고 징그러웠던것 같다.

사물과 곤충으로 인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참으로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이아시야가의 몰락>편인 똑같은 얼굴로 가득한 마을의 여우에 홀린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전해 내려오는 여우에 홀린  이야기와는 달리 새로운 설정이어서 조금 독특했던 것 같다.

일본 특유의 전설이나 동화를 모티브로 기담을 다룬 이야기라 그런지 일본 특유의 정서가 조금 강하다.

 

또한 이 기괴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두 콤비의 활약은 매력적이며 두사람의 대화 또한 유쾌하다.

그래서 인지 두 콤비 덕분에 책에 푹 빠질수 있었던 것 같다.

환상이나 기담이 취향이 아닌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환상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접할 수 있어서 읽는 동안 참 새로웠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 히가시노 게이고

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추리작가중에서도 유독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 분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나왔다.
워낙에 다작을 하는 작가인지라 출간 속도를 따라잡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책이 출간될때마다
꼭 구입을 해서 읽어주어야만 할것 같은 작가이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초기작이자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초기작에다 단편이라는 점에서 혹시나 재미가 없거나 내용이 별로이면 어쩌나 조금은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에서 단편은 아직 읽어본적이 없어서 더욱 조바심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가  이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범인이 누군지, 
어떻게 죽였는지에 대해 밝히기에만 연연하지 않고 그 속에 감춰진 이야기나 인간의 내면,사회문제 등을 생각하게 만들다 보니  항상 추리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번 책도 단편이지만 한편 한편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단편은 <춤추는 아이>이다.
이 단편을 읽고 정말이지 큰 씁쓸함을 느꼈던것 같다.
한 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한 선의의 행동이 한순간 악의로 바뀌어버다니......
정말이지 결말을  알고나서 느끼지는  씁쓸함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왠지 평소에 그냥 했던 행동이 다른사람에게는 악의가 될수도 있다 생각하니 조금은 무섭기까지했다.
초기작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만의 허를 찌르는 결말과  묵직하게 여운을 남기는 것에서
전혀 초기작스러운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단편이라 짧은 내용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짧지만 굵직한 이야기로 역시나 이번 책도 만족이다.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 - 신정일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 - 길의 시인, 신정일의 우리 땅 걷기 여행
신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길의 시인'이라고도 불리는 신정일 저자의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이 출간되었다.
얼마전 TV로 보았던  1박 2일에서의 제주 올래편을 보고 걷기 여행에 관심이 갔던 터라
이 책의 출간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하지만.. 딱히 어디를 정해서 걸으러 가보지는  않았던지라
이 책을 보고 그 길을 걷고 싶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거기다 이 책은 8개의 도(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충청남도,전라북도,전라남도,경상북도,경상남도)로 나뉘어 그 도에서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좋은 걷기 코스와 모르고 지나치기에 아쉬운 오지의 길도 담았다고 한다.
저자는 직접 체험하며 전국 곳곳에 발길을 디디며 체득한 수많은 길과 그 역사를 이 책을 통해 들려주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사진을 통해 보면서  조금이나마 그 길의 역사를 느낄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40개의 길에서 정작 내가 직접 걸어본 길은 한 곳도 없다니..
그동안 뭐했나 싶은 생각에 살짝 부끄럽기도 했다.
이제 좋은 길도 알게 되었으니 꼭 한군데라도 걸어봐야지...! 
 

 

책에서는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여행하며 걷기 좋은 코스를 그림을 통해 알기 쉽게 보여준다.
그리고 중간 중간 들릴수 있는 명소와 소요시간,그리고 점심식사를 하면 좋은 지점까지 아주 상세한 설명과 정보가 잘 나와있어 초행길이라도 이 책을 참고해서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것 같아서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또한  그 길에 얽힌 이야기 등을 담고 있어 여행하면서 그 길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의 지식도 알수 있어 아주 좋은 참고가 될것 같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걷기여행 코스는...문무왕 수중릉에서 동해면 홍환리까지의 걷기 코스였다.
울산에서도 조금은 가까운 경주의 문무왕수중릉에서 포항의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거리인데..
경주와 포항을 각각 가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좋은 걷기 코스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던지라 번가운 마음과 그 걷기 코스 사이에 우리가 몰랐던  문화유산들을 덤으로 만날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곳인가.
다른 코스에 비해 긴 코스라 할수있는 13시간정도의 거리지만 걷기여행의 주변에 멋진 곳이 많아서 한번쯤은 다녀오기에  좋은 코스가 아닐까.....
걷기 여행의 초보인 나에게는 너무 긴 거리라 절반을 나누어서 가야할것 같지만 말이다.

 

어쨌든 책 제목처럼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이 참으로 많이 실려있어 이제 따듯한 봄이겠다  이 책 한권 들고 주말에 걷기 여행에 도전해 보아야겠다.
물론 처음 도전이니 당연히 조금은 가까운 코스로 ! 

 

[탈주자] - 리 차일드

탈주자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잭 리처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를 드디어 만나다!

 

작년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인 <추적자>를 통해 잭 리처를 만나곤
다음 편이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드디어 잭 리처의 두번째 시리즈 <탈주자>를 만나게 되었다.
전직 군수사관이자 지금은 조기 제대하여 미국을 자유롭게 여행중이던 잭 리처.
이곳 저곳을 떠돌다 사건에 얽히면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며
<추적자>에서 잭 리처의 매력에 푹 빠져 다음 이야기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 기다림을 보답이라도 하듯 이번 <탈주자>도 역시나 멋진 이야기와 스릴 넘치는 전개로
나를 책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정말 최고!

이번 편에서는 잭 리처가 시카고 도시 중심부를 걸어가던 중 거리의 세탁소 출구 앞에서
다리가 불편한 여인을 도와주다 의문의 세명의 사나이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총을 들이대며 다짜고짜 리처와 여인을 납치한다.
이런 순간에도 랙 리처는 당황하지 않고 특유의 냉철한 분석과 의연함으로 일관한다.
목적지도 모른 채 여인과 함께 트럭에 갇혀 수천 킬로를 달리면서 알게 된건,
함께 납치된 여인의 이름이 홀리 존슨이며  연방수사국 요원이자 그녀의 아버지가 국가가 부여하는 군의 최고위직인 합참의장이라는것.
결국 리처는 한 여인을 도와주다 함께 납치를 당한것이다.
그냥 도와주지 않고  스쳐지나갔다면 절대 엮일 일이 없었을텐데 말이다.
몇 번의 탈출 기회가 잭에게 있었지만 차마 다리가 불편한 홀리를 그냥 두고 떠나지 못한다.
결국  수천킬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학살도 서슴없이 하는 보우 보켄이 이끄는 몬태나 주 요크 마을의 몬태나 민병대 집단.  그 어느 방향으로도 탈출이 불가능한 천혜의 요새이다.
과연 이들이 홀리를 납치한 목적은 무엇일까? 
이야기는 숨가쁘게 전개된다.
 

그리고 또한 연방수사국 동료들과 그녀의 아버지 존슨 장군이 홀리를 구하기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윗선에서는 홀리를 구하는 작전을 휴일 뒤로 미루지만 그녀의 동료들과 존슨은 당장 홀리를 어찌 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윗선의 승인도 받지 않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그녀의 흔적들을 조사하다가 결국  몬태나까지 찾아온다.
하지만 이들은 잭 리처 또한 납치범들과 한 패거리로 오해하고..
연방수사국 내에 민병대의 첩자가 있다는 걸 눈치채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잭 리처와 연방수사국 동료들은 어찌  홀리를 무사히 구출할것인가?
읽으면서 숨막히는 사건 전개에 긴장감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큰 스케일과 멋진 스토리 거기다 너무나 멋진 주인공 잭 리처까지...
어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멋진 책이다!

<추적자>를 읽고 잭 리처의 매력에 푹 빠졌던 분들이라면 이번 <탈주자> 역시도
잭의 매력을 한껏 느낄수  있을것이다. 물론 처음 접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거.
잭 리처 시리즈는 2009년 현재까지 13편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겨우 두권만 출간되었는데.. 얼른 잭 리처 시리즈를 모두 만날수있길 기대해본다.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 제프 린제이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9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덱스터를 알게 된건 최근에 나온 <어둠속의 덱스터> 읽고서였다.

전작들을 만나지 못한 채 <어둠속의 덱스터> 이 책을 읽었음에도  나쁜놈들만  

죽인다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캐릭터와 그의 블랙유머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책을   

읽고 덱스터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전작들이 궁금해 이번에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를 읽게 되었다.

역시나...기대 이상이었다.

 

마이애미 경찰청의 혈흔분석가이자 연쇄살인마인 덱스터!

'세상엔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 많단다.,덱스터.'

양아버지인 해리는 이렇게 덱스터에가 말하며  살인의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덱스터를

충동을 뜯어고치는 대신 오직 살인자들만 죽이는 남자로 키운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덱스터는 검은 승객(덱스터 내면의 자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연쇄살인범을 찾아나선다. 실종된 아동들을 살인한 맥그리거를 처리하고  그 아동들의 

사진까지 촬영한 공범인 아동성애자 라어커를 처리하기 위해 조사를 하던 중 덱스터는  

독스 형사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고 있어 선뜻 라이커를 처리하지 못한다.

라게르타 형사의 의문의 죽음에 덱스터가 관계되어 있다고 확신하는 독스형사가  

덱스터를 스토커처럼 감시하기 때문이다.

그의 의심을 벗어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여자친구 리타의 집에서 TV 앞에 앉아   

라이트 맥주를 홀짝이며  리타의 아이들 에스더와 코디와 행맨게임을 하며  

일상의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살인에 대한 욕구를 떨치지 못하는 덱스터는 과연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지 

걱정이 앞선다.

 

힘겨운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덱스터가 호감을 가질 만한 사건이 발생한다.

팔,다리,귀,코,입술, 혀,눈꺼풀까지 몸에 있는 돌출부위는 모두 잘라내고 겨우 숨만  

붙어있게 만들어버리는 미치광이 의사가 등장한다.

온몸을  피한방울 흘리지 않게 깔끔하고 절단하고 그 모습을 피해자에게 자를때마다  

일일이 보여주며 고통스럽게 만드는...게다가 숨은 붙어있게 만들어 놓은 피해자의  

모습을 보고 덱스터조차도 감탄한다.

 

그리고 여동생 데보라가 이 사건에 뛰어들면서 덱스터도 함께 이 미치광이 의사를  

잡는걸 돕게 된다.

열심히 사건을 조사하다가, 이 사건이 한때 독스 형사가 몸담았던 특수부대의  

베일에  싸인 파견근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그들이 파견되었던 엘살바도르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마이애미까지 찾아와 동료들에게  잔인한 짓을 저지르는 댄코 박사는  

무슨 이유로 그러는걸까? 

읽을 수록 흥미진진해져  도저히 읽는 도중에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댄코박사를  잡기위해 덫을 만들고 추적하는 과정은  정말이지 긴장감이 최고조였다.

하지만 댄코 박사 역시 만만치 않다. 스캐너를 통해 경찰들의 무전 연락을  듣고 미리   

대처하기에 읽을수록 손에 땀을 쥐게만들었다.

 

거기다 덱스터가 어릴적 마약에 찌든 아버지에게 폭력으로 인해 외상성 장애로  

살인자가 되었듯이, 리타의 아이들 역시 전 남편의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던 코디에게도  

외상성 장애가 있음을 알게 된다.

코디와 함께 낚시를 하러 갔을 때  물고기에게 잔인하게 창을 내리꽂으며 해맑게 웃던 모습,

거기다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이웃집 개를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된 덱스터는 자신과 

꼭 닮은 아들이 생겼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의 양아버지가 그랬듯 덱스터도 코디를 자신과 같은 길로 걷게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과연 코디를 어떻게 교육시킬것인가?

 

이렇게 사건이 얽히면서  살인을 할 때는 빈틈을 찾을 수 없는 냉혈 인간이지만,

일상에서는 어수룩하면서 독특한 유머감각을 선보이는 덱스터의 매력에 한껏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로 내려놓을 수없는 흡인력과 긴장감,그리고 유머까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대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