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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8월
평점 :
오늘 아침으로 어제 먹다남은 치킨을 먹고 김이 반 쯤 빠진 콜라를 마셨다. 아침을 차리기 귀찮아서 이기도 했고 어제 먹은 치킨이 왠지모르게 다시 땡겼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바로 튀긴 치킨을 먹고 싶었다면 집 앞에 있는 영양센터에 가서 사서 먹으면 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대부분 30분내로 얻을 수 있다. 부족한 것이라고는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시간 뿐이다.
하지만 이 세상 저 편 내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어떤 곳에서는 밥을 굶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다. 이건 변방의 북소리일 뿐 나는 오늘도 마음껏 소비하고 즐길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나서 돌리다가 TV프로에서 혹은 서점에서 구경하다가 건진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나는 차갑지만 따듯한 마음을 가진 도시 남자이기 때문에 슬픔에 눈물을 흘릴 것이다. 혹 TV에서 모금이라도 하고 있었다면 ARS전화를 할 것이고 스마트 폰으로 도와줄 수 있는 기관을 찾아보는 척 하기도 할 것이다. 이내 이런 관심은 도시 바람 한 움쿰 불어오면 식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 다시 욕망할 것이다.
나는 TV에서 연예인들이 나와서 빈민국을 찾아가 그들의 실상을 알린다고 방송 촬영하는 것을 증오한다. 가식적인 눈물들과 판에 박힌 탄식들 재수없다. 그리고 이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면서 소리치는 모습들... 그게 진정으로 그들을 도와준다고 믿는 것일까? 분명 툭툭 흙먼지를 털어내며 도시로 귀환할 것인데 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알아야 할 것은 그런 감성적인 부분이 아니다. 그들이 '왜?' 그런 상황에 처했는지 알아야하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이 어떻게 그들에게 피해를 미치는지 무엇이 잘 못 되고 있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단순히 푼돈을 쥐어주는 행위로 선민의식을 살 것이 아니라 행동하나 하나를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