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읽기의 기술 - 숫자를 돈으로 바꾸는
차현나 지음 / 청림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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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두께라 비IT 현업 독자를 대상으로 가볍게 썼으려나 싶었는데, 읽다 보니 저자가 소리 높여 외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절제하여 풀어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 느낌이 그렇다는 겁니다. 책 표지 날개에 아래 글이 있습니다.


데이터 앞에서 해야 할 질문 10가지

1. 우리 회사가 돈을 버는 핵심 제품/서비스는 무엇인가?

2. 우리회사의 데이터 역량은 어느 정도인가?

3. 데이터의 필요성을 모두가 느끼고 있는가?

4. 데이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까?

5. 듣도 보도 못한 것을 기대하는가?

6. 내가 이해하는 만큼만 인정하려 하는가?

7. 목적을 명확하게 세웠는가?

8. 매출 데이터만 중요할까?

9. 많기만 하면 빅데이터일까?

10. 시간 투자 없이 결과만 원하는가?


어디선가 들어 봤음직한 이야기입니다만 행여 오해 없길 바랍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잠언이 아니라, 현업이든 IT든 실무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아쉽게도 현장 실무자는 가야 할 방향이 저기라는 걸 알면서도 물결에 휩쓸려 점점 멀어지기도 합니다. 저자가 실무자로서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던 격정을 토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겸허하게 경영진이나 관리자가 제시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도 놓치지 않습니다. 균형을 잘 잡았다고 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을 듯한데, 더 두꺼웠다가는 목표 독자가 보지 않을까 염려되어 분량을 잘 맞춘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이 책은 엑셀을 조금이라도 만지거나 기획 업무를 하는 실무자라면 꼭 읽기를 추천합니다. 소기업보다는 중견기업 이상 정도로 데이터를 모을 여력이 없지 않은 조직에서 일할 때에 더 쓸모가 있습니다만, 소기업에 속했어도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하여 데이터로 가치를 끌어내는 데에는 도움을 주리라 기대합니다.

 

이미 데이터 분석 업무에 이골이 난 전문가라면 초심을 잊지 않는 데에 효용이 있겠고, 입문자라면 더 고민할 필요 없이 정독하고 책장에 꽂아둘 만합니다. 이제까지 칭찬일색이라 의아하게 여겨질 만하겠습니다. 최근까지 빅데이터니 인공지능이니 하는 프로젝트에 휩쓸려 살다가 잃었던 중심을 찾은 듯하여 이 책이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적당히 감안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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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속의 문맹자들 - 한국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
엄훈 지음 / 우리교육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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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창제한 아름다운 한글덕분에 문맹률 0를 달성했다는 신화를 맹종한 나머지, 공교육에서 소외 받아 학습부진이라는 멍에를 진 아이들을 모른 체하는 게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입니다. 저자는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몇 차례 실험을 거듭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결국 가능성을 확인하기만 했습니다. 몇몇이 선의를 보여 봤자 한계가 너무나 자명합니다. 읽기에 부진한 학생들을 외면하지 않도록 우리 공교육 시스템을 보강해야만 합니다.


***


책을 읽어나갈수록 또래보다 뒤쳐지는 원인과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안이 뻔한데도, 정작 해결이 요원해서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저자는 절망하고 다시 기운내기를 얼마나 되풀이해야 했을까요? 이 책을 통해 용기를 내어 현실에 직면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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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평전 - 도설 간호노트와 함께
이바라키 타모츠 지음, 공순복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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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을 Business Intelligence 업계 종사자로서 존경하고 있었지만, 인생 전반에 대해서는 띄엄띄엄 알던 터라 이바라키 타모츠 작 <나이팅게일 평전> 소개글을 보자마자 주문했습니다. 만화이기에 아이들에게도 권하기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초등학생에게는 권하기에는 적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 것 외에는 전반적으로 만족했습니다. 딸이 좀 더 진취적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에게는 적당한 시기를 보아 권하기를 제안합니다.

 

굳이 이렇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데, 그가 겪었을 혼란과 환란을 독자도 절감하게 하려는 의도였다면 성공한 듯 싶습니다. 전반적인 톤이 지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 저자는 오로지 1부 평전 마지막 페이지를 위해 이야기를 그렇게 풀어나갔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2부 도설 '간호노트'는 세균감염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지 않아 손 좀 씻고 진료하자는 제멜바이스를 죽였던 의학계 수준에서 분투하며 만든 기록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틀린 부분은 따로 정리해도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바라키 타모츠 작 <나이팅게일 평전>을 나이팅게일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보면 오히려 그가 이룬 업적과 행정가로서 보인 면모를 놓치기 쉽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골방에서 편지만 썼다는 묘사로는, 그가 얼마나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는지는 알 만하지만, 아무리 영국 여왕이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준다고 해도 개혁이라는 어휘가 가벼울 정도인 업적들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설명에 아쉬운 점이 있어도 제가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일단 얇아서입니다. 만화로 평전과 간호노트를 모두 담고도 책 두께는 1cm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이팅게일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에게 부담 없는 수준으로 자세히 알려주는 입문서가 되어 줍니다. 정말 나이팅게일을 존경할 사람은 고작 이 정도로 그를 폄하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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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자리 - 과학의 마음에 닿다
전치형 지음 / 이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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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서 학자가 양심을 지키기는 커녕 적극적으로 영혼을 판 사례는 파도 파도 계속 나온다. 사사오입 개헌, 4대강 어용 과학자가 버뜩 떠올랐다. 물론 양심을 소중히 하는 학자는 많으며 <사람의 자리>는 그러한 학자가 쓴 책이다.


전치형 작가는 세월호를 비롯한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비극을 오롯이 설명하고자 감정을 누를 줄 알았다. 직시하기 어려운 사안을 다루면서도 '전달'에 최우선을 두고자 애를 썼다고 본다. 반면 난 상당히 감정적인 편이라 화를 내다 놓치는 말이 많다. 결국 무용한 나는 우리 사회가 겪은 불행에 고작 가슴 아파하기만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감정을 단순히 소모해서는 안 된다. 전치형 작가는 한국사회에서 보기 드물게 어른이라는 모습을 보였다. 본 받고자 한다.


더불어 이 책의 유용함은 갈수록 발전속도가 빨라지는 첨단기술을 대하는 자세를 제언함에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같은 첨단기술은 어느새 마법처럼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전치형 작가가 정리한 소회를 바톤 받듯 이어 받아 자기 생각으로 완성하길 바란다. 우리 사회에서 어디론가 휩쓸려 밀려가지 않고자 책을 찾는 사람에게 <사람의 자리>는 놓치면 아까운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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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 -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과 비즈니스 혁신을 만드는 고객 중심 접근법
배성환 지음 / 한빛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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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에는 별 생각 없이 관심 가던 주제인 '서비스 디자인'과 '디자인 씽킹'을 다루었기에 목차만 확인하고 덥석 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갈수록 보통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책을 사기 전에 목차를 보고 착각했는데, 목차만 보니 여느 삼백 쪽 정도 되는 책이 다룰 만한 내용이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읽어 나가면서 내용 밀도가 정말 녹록하지 않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기획이나 컨설팅 관련 도서 중에는 전업강사들이 명함 삼아 자주 내는 읽기 편한 책들이 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라도 책값 본전 생각이 나게 합니다. 그런 책들이 다룬 주제를 처음 접한 이에게는 인생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다만 그런 책만 흔한 대형서점을 둘러 보면, 깊이 있는 내용을 구하려면 번역서를 찾아야 하는가 보다 하는 편견이 쉽게 쌓이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계속 입문서 수준만 나오는 데에는 저자만 아니라 시장규모 등 출판업계가 극복하기 힘든 사정도 있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서비스 디자인과 디자인 씽킹을 접목하여 기존 컨설팅 프로세스를 재구성하고 사례까지 단계 별로 꽉꽉 채웠다고 보았습니다. 비슷한 얘기를 다룬 책 중에서 밀도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거라 봅니다.


대학교 교재로 쓴다면 한 학기로는 모자라지 않을까 싶은 밀도입니다. 실습까지 겸한다면 1년을 훌쩍 넘길 양입니다. 학생이라면 책을 버리지 마시고, 나중에 일을 하면서 꼭 다시 보시면 좋겠습니다. 느낌이 많이 다를 겁니다. 업종을 막론하여 참고할 점이 상당합니다.


이미 컨설팅이나 관련 업무에 경험이 있다면 '그래, 그래.' 동감하면서 되짚기 좋습니다. 그래서 제목에 '다시 배우는'이라는 문구를 넣었을지도 모릅니다. 프로젝트로 잔뼈가 굵었다고 해도 교만하지 않도록 이 책을 옆에 두고 틈틈이 펼쳐 보길 권합니다. 누락한 게 있는지 뭐 더 하면 좋을지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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