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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밖 커뮤니케이션 - 팀원 온보딩부터 UML 활용법, 글쓰기 스킬, 원격 근무 노하우까지
재퀴 리드 지음, 곽지원 옮김 / 한빛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저자는 하고픈 말이 정말 많았나 봅니다. 팀원 온보딩부터 UML 활용법, 글쓰기 스킬, 원격 근무 노하우까지 348쪽에 담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1부에서 4부까지 각 부에 다루는 주제가 꽤나 상이합니다. 저자는 1부에서 다이어그램을 주요 소재로 전체 분량의 1/3에 해당하는 분량을 할애합니다. 1부 2장까지 읽다가 책을 덮을 독자가 꽤 나오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아예 2부부터 읽어도 좋겠습니다.
저자가 왜 이렇게 했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그냥 착실하게 개발만 하면 되는 역할에서 성장하여 승진하거나 봉급이 오르면, '기술력 떨어져 보이니까 오픈소스 썼다는 걸 언급하지 말라'라고 하는 사람들까지 IT 관련 의사결정에 들어오는 난장판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 아수라장에서 어떻게든 상황과 상태를 이해하게 하려면 그림을 잘 그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그림조차 '읽기' 꺼리는 이해관계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합니다. 때문에 색약을 다루는 내용이 거슬릴 정도로 장애감수성이 낮더라도 1부는 꼭 참고할 만합니다. 정말 별 사람이 다 들어오는 의사결정의 장에서 협업에 나설 때에 갖출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깨달을 수 있겠습니다.
나머지 2부에서 4부까지도 확실히 IT 개발 업무 종사자에게 유용한 내용입니다. 다만 소프트 스킬(soft skill) 관련 조언으로서 깊게 이야기하다 금세 넓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좀 생소했습니다. 축약어를 쓸 때, 바디랭귀지 할 때, 문화차이가 있을 때, 에토스/파토스/로고스, 피드백을 받을 때, ADR(Architecture Decision Record, 아키텍처 결정 레코드) 권장, 회의할 때 요령, 협업/소통 도구 장단점같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훑어 보면서 유용하지 않은 주제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전 제가 해오던 플랫폼 일이 있어서 저자가 ADR을 특별히 좀 더 언급한 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 회사 생활 가이드류 책에서는 팩스(fax, Facsimile) 예절이 나오지 않듯이 이 책에 나온 세세한 조언 상당수가 15년쯤 후에는 꽤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도움이 될 조언이 많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