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니 루미 1 - 사라지는 사람들
한가을 지음, 김석류 그림 / 엔블록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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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꾸는 꿈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비누방울처럼 공기중에서 터져 버린다던가...

먼 우주 어딘가로 전파처럼 쏘아져 가는것은 아닐지...

'잠꾸니 루미'에서는 우리의 꿈 들이 바닷속 깊은 도시

루앙의 잠꿈나무에 열매 맺히듯 열려

꿈꾸니일족의 먹이가 된다고 그려내고 있네요.

제3회 한국 안데르센상 동화부문과 일러스트부문의 수상 작가들이

힘을 합쳐 쓰고 그려낸 약간은 무시무시한 이동화는

이렇듯 우리가 거의 신경을 안쓰고 지나가던 문제를

상상력이라는 무기로 거대한 문제로 만들어 놓습니다.

꿈은 좀더 소중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의 꿈을 누군가 더럽히거나

잊혀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죠.

 

 

잠꾸니 들이란 인간의 꿈을 먹고 물고기 형태를 취해가는 생물...

깊은 바닷속에 사는 이들은 바다를 떠나선 살 수 없고,

꿈에 따라 투명해 지기도, 회색빛으로 변하기도, 오색의 영롱한 모습이 되기도 하죠.

초등학생인 주인공 시원은 선장인 아빠,보건소에서 일하시는 엄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며

시원의 동생인 갓난아기시진을 돌봐주는 외삼촌과 살고 있죠.

그런데 어느날 괴상한 물고기들이 발견되기 시작하고, 해변에 갔던 시원은

투명한 모습에 인간의 말을 하는 물고기를 데려오죠.

그 물고기는 인간의 꿈을 먹고 사는 종족 잠꾸니 일족의 '루미'

공교롭게도 루미는 시원의 꿈을 먹는 잠꾸니...

원래대로라면 평생 만날 수 조차없는 두 존재의 만남은 사건의 서곡이 되죠.

루미는 시원에게 바닷속 도시 루앙에 일어나고 있는 불길한 사건들을 얘기해주고

때 마침 그 사건들은 인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사람들이 점점 괴상한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 합니다.

과연 루미와 시원은 이사건들을 어찌 해결할지...

 

인간은 커가면서 꿈이 빛 바래지는건 아닐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꿈이 오염되면 그 사람조차 괴물이 될 수있다는 메세지로 1부는 끝나는 군요.

물론 전하는 방식은 무시무시한 묘사긴 하지만요...ㅋㅋㅋ~

과연 뒷 얘기에서 시원은 루미를 따라 깊은 바닷속에 존재하는

신비의 도시 루앙에 갈 수 있을지...

그곳에서 어떤 모험을 겪고 엄마와 외삼촌을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 놓을 수 있을지

기다려 지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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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메릴 호
한가을 지음 / 엔블록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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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끊임 없이 선택의 기로에 선다.

1분먼저 집에서 나설까? 아니면 10분쯤 이불속에서 미적거리다 나설 것인가?

밥을 먹을까? 아님 가다 우유 하나로 때울까?

이런 별것아닌것 같은 선택들에 의해 미래는조금씩 변화해 가는 것이다.

우연이란 그 선택에 의해 다가올 수도 있고 멀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보물선 메릴호'는 이런 상상력이 극대화된 소설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평행적으로 존재하며 그곳을 오고가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주인공 주모이는 어느날 이상한 전화를 한통 받는다.

메릴호의 선장 주모이를 찾는 전화.

이 전화를 받고난 후 모이의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방에 난데없이 나타난 소녀 '마치'

아버지의 기억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일당들...

언덕위의 집에 끊임없이 쓰레기들이 실어 날라올라가고....

마치의 꼬임으로 숨어들어간 언덕집에 있는것은 메릴호라는 이름의 배.

그리고 그배는 평행우주를 여행하기위한 선박이었다.

마치는 온곳으로 돌아가기 위해,모이는 아버지를 빚더미에서

구하기 위해 그배를 숨어타고 여행길에 나선다.

그 모험에서 주모이는 상상도 못했던 사람과 만나고,

굉장한 보물을 손에 넣게 되는데...

 

이 책의 상상력은 정말 기발하다.

이 세계의 쓰레기가 다른 평행세계에선 굉장히 귀한 보물이고,

다른 평행세계에서는 흔한것이 이곳에선 다이아몬드나 금이라던가.

그 하찮은것이 오고갊에 따라 균형의 어긋나 우주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던가.

우주 간의 균형을 잡기위한 평행우주 경찰이라던가.

그럼에도 읽는 내내 편치 못한건 이 책을 어떤 연령대를 기준으로 삼았느냐다.

이야기의 전개는 청소년 취향인데 잔인한 묘사가 서슴없이 등장하고...

그런가 하면 보물섬같은 전개는....

전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았다기에는 무리한 이야기 전개도 거슬리고....휴~

중간에 나오는 바다에서의 상식이라던가 배의 구조,그 당시 해적들의 생활상들은

많이 연구해서 묘사를 충실히 하였고,미래 예측기라는 매혹적인 물건까지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갈팡질팡 하는 기분이 드는것은 아마도 작가가

조금 확신이 없었던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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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 2008년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주영선 지음 / 문학수첩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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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한 아웃...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마치 사방의 벽이 점점 조여오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갑갑하고 물밑에 있는것처럼 가끔씩 심호흡을 하게 만든 것일까...?

사람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것은 사람이다.

특히나 나와 서로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을정도로 가까운 사람들...

존재감이 희박하면 그만큼 남기는 상처도 미미하고 존재감의 벽들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멀리 있는 사람들이 가까워질 수 록 그들이 앞세운 벽들은 점점 나를

압박해 들어오고 그들이 휘두르는 말은 나를 상처입혀 쓰러뜨린다.

더구나 나를 미워하는 자들은 쓰러진 나를 보며 상처에 소금까지 뿌리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손내밀 곳까지 빼앗긴다면...

 

이 책에서 '나'는 위현 보건소의 소장으로 두아이중 작은애가

자폐증을 앓고 있다.

자폐증인 아이를 돌보기 위해 남편은 회사까지 관두고

집에만 있고 '내가' 돈을벌기위해 공무원 생활을 하는 중.

이런 그녀에게 마을사람들을 장악하려는 부녀회장과

그녀와 적이자 '나'를 상대하기엔 더없는 동지인

박도옥 할머니.

그 틈에 상처만 남고 '나'를 도피처로 삼으려는김금송.

드센 여자들 사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이장과 반장.

심지어 종교를 앞세워 핍박하는 사람들까지 ...

점점 사람들은 뭐가 잘못된건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나'를 조여오고 이용하기위해 휘두르려 한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것은 사람이다.

사람이란 혼자 살 수 없는 생물.

무리를 지어 서로 도와야 하는데,그러는 와중에 그 무리를 장악 하고 싶은 사람은

꼭 나타나기 마련인 것이다.

눈앞의 것만 쫓다보면 그것만이 전부인양 되어버리고 자신이 남들 눈에는 어떻게 비춰지던

상관없게 되어버린다.

이 소설의 답답한점은 너무도 담담히 일어나는 일들을 적어갈뿐

'나'란 존재는 능동적 대응조차 제대로 못한다.

하지만 현실일 때 내가 이상황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었겠나? 생각해보면

나 역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점이....

 

내가 주인공인양 답답함을 느낄정도로

몰입감을 주는 소설이다.

인물 하나하나가 성격을 알 수 있을정도로 생생히 살아있고,

그렇기에 상황의 답답함이 내일인양 느껴지기에...

책을 덮으며 사라지지않는 압박감과

내일이 아니라는 안도감에 숨이 내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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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을 위한 레시피
케이트 캐리건 지음, 나선숙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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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릿 소설은 흔히 가볍고 자극적인걸로 생각 한다.

나역시 예외는 아닌지라 가볍게 기분전환을 위한 소설로

이 소설을 펼쳐 들었지만 뜻밖의 진지한 화두에

나역시 어느새 진지하게 읽어내려가고 있었다.

나란 사람은 사랑이란 이세상의 사람수 만큼 다양하게 존재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

일평생 한사람만을 가슴에 품고 홀로 살아가는 사람, 결혼 따로 애인들 따로인 사람,

결혼은 했되 섹스리스로 살아가는 부부, 일찍 결혼해 그사람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등등

이 소설 역시 사랑없이 결혼한 할머니와 그 손녀의 결혼에 대한 이해와

사랑에 대한 다른 방식을 알아가는 과정이 엇갈려 그려진다.

결혼이란 전혀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던 두사람이 신성한 약속에

의해 서로가 서로를 감내해가며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충돌이 없을 수 없고, 미워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일 수 밖에

없다는것을 납득하고 감싸 안으며 포용해가는 삶일 것이다.

 

뉴욕에서 잘나가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트레시는

나이에 쫓겨 초조한 나머지 사랑하지는 않지만 잘생긴 남자

댄의 청혼을 받아들여 덥썩 결혼한다.

당연히 이 결혼이 정당한지, 잘하는 짓인지 초조해 하는

트레시에게 엄마는 '버나딘 할머니의 요리 레시피'를 건네주고,

그 안에는 레시피와 함께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결혼한 내내

느꼈던 불안과 과정을 빠짐없이 적어 놓은것.

 

할머니 버나딘과 손녀 트레시는 닮지 않은듯 닮아 있다.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첫번째고 결혼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위태위태하게 지탱해 나가는 것이 두번째다.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소설들을 읽다 보면 둘다 사랑없이 결혼 했지만

또 둘다 너무나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나만을 바라 본다고 해서 내가 다른곳을 보고 있는데

눈을 맞출수 있을까?

어떤 사랑은 한순간 불꽃처럼 확 피어 오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사랑은 불이 안붙은줄 알고 포기하는 순간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알갛게 불꽃이 넘실거리는 사랑도 있는것이다.

더구나 결혼이란 사랑을 넘어서 생활이고, 혼자가 아닌 둘이서 뭔가를

일구어 나가는 행위이기에 사랑을 넘어선 더큰 이해와 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소설에는 가슴에 와닿는 구절이 많이 등장한다.

*댄은 나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그 생각은 잘못됐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자기 스스로 행복해져야 한다.

 

*내 경험상 정직은 친절한 행동이 아니다.

그보다는 어설픈 도덕으로 가장한,자신을 배출하려는  이기적이고

잔인한욕구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것'은 견딜 수 있다.우리가 견딜 수

없는것은 두려움 자체다.

 

결혼이란 어딘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 있게

우리 자신을 흔들어 헤쳐나가는 것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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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회 추억
신영복 지음, 조병은 영역, 김세현 그림 / 돌베개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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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참으로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많은 역사적 사건과

사고로 멍든 과거를 갖고 있죠.

물론 역사란 계속 흘러가는 겁니다만...

1960년대 군부독재정치가 행해지는 와중에 청년 지식인으로 구성된

청년 문학가 협회, 민족주의 연구회, 기독청년 경제 복지회, 신 문화 연구회,

불교 청년회, 경우회, 청맥회가 조직되죠.

그리고 합벅적 월간지 <청맥회>를 출간하여 반미,반독재에 대한 대중의 정치적 계몽에

나섭니다.

그러나 1968년 8월 24일 158명의 회원들이 구속되며 이 운동은 와해됩니다.

이것이 유명한 <통일 혁명당사건>으로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남 대규모간첩 사건으로 최대 규모였죠.

이 사건으로 우리나라의 혁신 정치세력은 움츠러 들게되고 보수적 성향이 우세하게 된겁니다.

 

저자인 신영복씨도 이<통일 혁명당>사건에 휘말린

당시 숙명여대 경제학과의 강사였는데

구속되어 사형이 선고 됩니다.

그 순간의 공허와 허허로움....

모든것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듯한 아득함 속에서

먼 기억속의 한줄기 따사로움을 찾아

하루에 두장씩 지급되는 재생종이 위에

조금씩 적어내린 글입니다.

메모를 갖고 있는것조차  금지되어 있는 사형수의 독방안에서

놓칠수 없는 그 따사로운 기억들을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누군가에게 남긴다기보다는

잊혀지기전에 기록해두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소지품검사에 걸리기 전에 근무헌병에게

건네며 집에 전달해 주거나 그도 안되면 가지라고 한 것이겠지요.

 

이 추억은 봄날 문학회 회원들과 서오릉으로 봄나들이를 가던

신영복씨가 여섯명의 꼬마를 발견하며 시작되죠.

남루한 옷차림의 꼬마들...

냄비에 쌀과 단무지반찬만 가지고 역시 서오릉으로 봄 소풍을 가던

꼬마들과 엮인 추억은 후에 <청구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신영복씨가 갑작스레 구속되기 전까지...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짧습니다.

재생 화장지에 간략히 적어갔던 기억의 단편이니 만큼...

하지만 그 추억의 색채 만큼은

책을 읽는 내내 글을 읽는다  

는 행위가 아니라 그림을 감상하듯

잔잔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출판사에서도 그런점을 느껴서 인지

김세현씨의 그림을 통해 아련함을 더해주죠.

누군가에겐 작은 기억의 단편이

다른 누군가에겐 절망의 상황에서조차

희망의 촛불이 되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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