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예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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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하진 않는다.

그녀의 소설들은 재미있는 듯 하면서도 뭔가 2%부족하게 느껴지고...

흥미있게 느끼다가도 뭔가2%부족하게 느껴져서 그 미진함이

앙금처럼 남아 선입견으로 자리잡아 '이럴것이다~'라는 예견을 덜컥 내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바나나의 소설 중에서도 백미의 소설이 있으니 '슬픈예감'이다.

 

평범한 4식구의 장녀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던 '야요이'

그녀는 어느날 불현듯 잊고있던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고는 여지껏 이모라고 여겨왔던 유키노가

친언니였다는걸 깨닫게 된다.

유키노는 그런 야요이가 기억을 찾았으면 하는 감정과

여지껏 길러준 가정의 아이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감정사이에

사라지고...야요이는 사실살 남인 남동생 데츠오와

이모와 자신의 과거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한다.

 

뭔가 기묘한 스토리의 이 소설의 제목이 왜 '슬픈예감'이냐는

M군의 질문에 오래전 읽은 기억을 토대로 얼버무리듯 대답

했었습니다만...다시금 읽다보니 어린아이일때의 야요이는

다시는 그때의 (원래가족과 살때의)행복한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예감하고 우는 장면이 나오는 군요.

이 책의 장점은 작가가 원래 미완성으로 놔둔 작품을 조금씩 조금씩

써내려가서 몇년에 걸쳐 완성을 하여 그런지...미사여구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풍경이라던가, 심적갈등을 표현할때 직설적으로 이렇다 하는게 아니라

온갖 서정적 표현이 쓰여서는... 마치 색깔이 들어있는 안개속을 유영하듯

문장 하나하나가 황홀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서정적 작품이라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다른작품들도 용서할 기분이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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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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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인씨의 '가시고기'를 읽고 울었던 일을 리뷰에 올려놓았더니

여기저기에서 '등대지기'도 읽어 보라는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

조창인 씨는 사람의 감성코드를 잘 아는 사람같다.

어디서 어떻데 조율하고 어디를 건드리면 될지를 아는 사람 같다는 얘기다.

더구나 '가시고기'를 읽은 사람들이 왜 '등대지기'를 읽어보라는지 알 수있다.

둘은 다른 이야기이면서 하나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남다른 한국에서 부모에게서 자식에게 다시 자식에게서

부모에게로 끝없이 되물림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끈끈히 이어지는 유대감과 정...

그 팽팽한 한가닥 현을 울려 눈물이 터져 나오게 만드는 마술과도 같은....

작가는 '가시고기'로 독자들에게 큰 빚을 진듯한 기분이라며 이소설로

조금이나마 빚을 갚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더 큰빚을 지고 말았다.

사람의 감성을 마음대로 가지고 논 빚을....

 

 

여담 :내친구 중에도 9남매중에 막내임에도 부모님을 모시고 사느라

     고생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 아버님도 치매셨지요.

    일하는 와중에도 아버님이 실종 되셨다는 전화만 오면 달려가 파출소며 동네를 모조리 헤집고 다니며

     찾아 다니던...착한친구...

     집에 찾아 갔을땐 지린내와 쾨쾨한 냄새가 배인 집에서 세식구가 생활하고 있었죠.

     8명의 형,누나들은 모하느라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건지 물어보진 못했지만....

     결국 그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신날 문상간 병원 영안실에 여러 형제들 틈에서 담담히 서있는 그친구...

      때론 세상의 모든것을 초연한듯한 모습이 눈물 흘리는 것보다 더 슬퍼 보인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지요.

     그리고 그 친구가 못흘리는 눈물까지 제가 통곡하며 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상가에선 상주보다 더 큰소리로 우는것은 결례임에도 불구하고  그친구의 아픔이 

     느껴져서 예의고 체면이고 생각할 여지가 없던 겁니다.

     등대지기를 읽으며 그때일이 떠올라 다시금 흐느껴 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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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걸 2
마스 코지로 지음, 한나리 옮김, Gahin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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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세기말적 우울 분위기였던 것에 반해 2권은

전쟁 회복기의 분위기 랄까?

모....여전히 전쟁의 이야기는 나오고 있습니다만....

살아있는 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것...이란 분위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포스트 걸이라는 제목은 우편배달 소녀 정도로 생각 했더니...

인간의 뒤를 이을 이---포스트 맨에서 딴 포스트걸의 뜻도 있었군요.

전쟁으로 줄어버린 인류를 대신하여 인간의 감정을 가진 실키를 모니터링하여

로봇으로 대체 하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2권의 핵심은 실키에게 무려무려~

동생이라는 것이 생긴 것입니다.

음~ 실키에게 가족의 개념이 생길것인가? 하는 큐잭씨의

계략인지는 몰라도...감정을 탑재한 메르쿠리우스를

실키에게 동생으로 붙여주죠.

큐잭씨의 검은 음모는.....(아닙니다~ㅋㅋㅋ)

남성 아이형의 이 메르쿠리우스는 우편배달부도 아닌

도공의 제자로.....드디어 여러곳에서 실험적으로 쓰이게 되는 군요.

 

이번권에서 마음에 와닿던 장면은 선택에 대한 것입니다.

전투로봇에 탑재되어있던 컴퓨터가 자신은 프로그램 된데로 행동을 하고

인간에게 선택권을 주는 순간 인간은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행동해 버리죠. 그 결과는 한 마을의 몰살.

인간은 제대 후 과거는 잊고 자식을 낳고 잘 살아 가지만 이 컴퓨터는

그 일을 계속 연상하고 연상하여...미쳐버린 거죠.(흠~ 컴퓨터 쪽이 더 감정적이잖아!!!)

선택이란 이런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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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걸 1
마스 코지로 지음, 한나리 옮김, Gahin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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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의 여행'과 같은 스타일의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이라는 추천에 이끌려 싼값에 살 수 없을까 하다

헌책방에서 4권까지 발견하여 냉큼 샀던 포스트 걸 시리즈중

1권입니다.

1권답게 랄까? 세계관 설명에 충실 하군요.

궂이 '키노의 여행'과 비교하자면 '포스트 걸' 쪽이 좀더 암울한

세기말적 분위기와 조금 밀어 붙이기식 전개 입니다만....

작가 이야기를 읽어 보니 술집 주인과 이야기 도중 이 소설이 태어 났다고 하는걸 보면...

용서가 되는 군요.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전쟁이 끝나고 전화와 같은 통신 수단도 사라진

시대, 유성 처럼 인간의 피조물들이 타오르며 떨어지는 이때의

소식을 주고받는 수단은 편지.

글씨를 모르거나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인간형 로봇 메르쿠리우스들이 우편 배달을 합니다.

MMF108-41기인 실키는 여자형의 포스트 걸.

그녀는 차츰 자신안의 버그를 느끼기 시작 합니다.

그것은 '감정'

그런 그녀를 모니터하며 지켜보는 과학자 '큐잭'의 비호아래

전쟁으로 삭막해진 세상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기 시작 합니다.

 

1권은 '실키'가 점점 감정을 가져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언제인지 모를 전쟁을 배경으로 암울한 분위기 속에 작은 반딧불같은

존재를 탄생 시키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조금 억지스런 부분도 보이긴 하지만...

흥미로운 소재의 내용을 전개하기위한 과정이다 여기면 그마져 용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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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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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 인해 몽롱한 정신으로 '태양의 탑'을 읽고 있자니

꿈속의 일인지 책속의 일인지 알 수 없을만큼 망상과 자의식 과잉의 소설 이랄까?

호 불호가 극명히 갈릴듯한 소설인데 흠~이런 망상으로 가득한 때도 있는 법이지

하는 사람에겐 유쾌함을....

이건 도대체 뭔 소리야? 하는 짜증내는 사람도 나올만큼 조금 마니아틱 하달까?

1인칭 수기 형식이므로 자신의 어딘지 안드로메틱한 정신을 부끄러움없이

적고 있고 주변 사람도 알 수 없는 오오라에 이끌리듯 어딘지 정상이

아닌 사람만 모여있는 세계이다. 푸하하~

 

어떤 점에서인가, 그들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될 리는 없기 때문이다.

로 시작되는 이소설에서 나는 대학5년생(유급으로 인해)

으로 첫번째 애인이었던 '미즈오' 양에대해

연구 하고 있다.

이미 헤어진 사이인 미즈오양에게 애정 같은건 없는 상태로

관찰만을 할 뿐....리포트14권정도를 작성한 상태.

사랑하는 자전거 마나미양을(어째서 양인거야?) 타고

관찰만 할 뿐인 내 앞에 어느날 엔도라는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귀찮게 하지말라고 경고하고....

대학내에서 사천왕이라 불리며 칙칙함으로

세상을 잠식 시키던 내 일당들의 이야기가 현실을 녹여내며

망상과 백일몽으로 표면으로 떠오르게 되는....

 

실로 어마어마 하고 유머러스한 작품 입니다~푸하하~^^

알고보니 나에게 경고한 남자야 말로 미즈오 양의 스토커로 카메라까지 가지고

다니며 그녀를 촬영하는데 연민을 느껴 주인공이 나서서 그녀와 연결 시켜 준다던지...

크리스마스를 저주해 군중의식을 동원해 망쳐 놓는다던지,

자신에게 대쉬하는 현실의 여자를 무서워해 지방으로 도망가버리는

190이 넘는 거대 오타쿠 다카야부,  

세상의 모든것을 저주하는 질투의 화신 이도,남자들의 망상을 

이끄는 주도자격의 시카마까지... 읽다 보면 이들이라면 마음속에선 세계정복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두가지 오브제가 큰 역활을 합니다.

자전거 '마나미양' 주인공과 더불어 망상의 끝까지 브레이크 없이 달려주는 존재.

잃어 버림으로써 주인공은 망상의 미로를 헤매이게 되고 미즈오의 꿈속 까지--

(그 전까지는 외적인 사실만 관찰 했는데)

들어가게 되죠.

다시 찾음으로써 주인공은 다시금 현실로 돌아오고...

두번째는 '태양의 탑'--70년 엑스포때 세워졌다고 하는 표지를 장식하는

거대한 탑이 그것입니다.

어디선가 나타나 세워진듯 우주유산이라도 된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태양의 탑은

미즈오를 매료시키고 주변의 인물들이 자신을 올려다보며 행동하게끔 만들죠.

하아~누군가의 망상을 보고 싶으시다면....아니 현실 도피를 꿈꾸신다면

태양의 탑을 잠시 올려다 보심이 어떠실런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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