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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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외롭습니다. 요즘처럼 외로웠던 날이 없을 정도로 나는 몸서리치게 외롭습니다.

 

이런 말을 그에게 한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화를 내더군요. 화라기보다는 섭섭하다 말하더군요.

그런데 나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이니까. 저는 그저 사실을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매우 외롭다고. 한없이 외롭다고.

 

그래서 날마다 나는 날이면 날마다 울었습니다. 심지어 소리내고 엉엉 울었습니다.

소리내고 우는 법을 배우지 못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나는 소리내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에겐 재미있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내 외로움의 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에게 나는 조금 재미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둘이 함께 한참을 걸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따뜻해서 조금을 걸어도 땀이 나지만 나는 한참을 그의 손을 꽉 잡고 사람이 없는 바닷가에 갔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그는 제게 입맞추었습니다. 우리는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아무말도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저 또한 말이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꽃이 핀 마당을 보여 저는 그의 무릎을 베고 가만히 누웠습니다.

그는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예쁜 목소리. 제가 사랑하는 그 음성으로 나긋나긋.

 

이제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그가 있어서. 책을 읽어주는 그 사랑스러운 음성때문에.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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