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홀로 가려는 여행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그와 함께 떠난 여행이였다.

떠오르는 해를 보겠다고 신년이니까 그걸 보겠다고 꽤 거창하게 밤잠 한숨 못자고 차를 달렸다.

그런데 우리는 놀리는지 해는 뜨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해서였을까. 너에게 그런건 어울리지 않으니 들어가 잠이나 자라고 나에게 장난을 치는 거 였을까.

날이 많이 추웠다. 그래서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나를 안아주는 그의 넓은 어깨가 좋았다. 그래서 너무 좋아서 잠깐 틱틱거리기도 했고 혼자 있고 싶어 떠난 여행이였는데 잠시라도 그가 내 곁에 없는 것이 싫었다.

조금씩 시간이 흐를 수록 내가 그를 더 많이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내게 사랑한다고 잘 말하지 않지만 어쩌면 단 한번도 말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여자인지라 그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내게 너 바보냐고 사랑하니까 이렇게 항상 보고싶어하고 보고싶어서 미쳐버릴거 같지라고 했었다.

얼마나 설레던지. 당장이라도 그에게 가서 그의 넓은 가슴팍에 내 온 몸을 기대고 싶었다.

어쩌면 말이다 그와 평생 함께 할지도 모른다.

내꺼하자.라고 말하는 그의 그 나지막한 목소리.

나는 그가 좋다.

그도 내가 좋단다.

우리는 과연 어쩌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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