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자주 죽고싶었다. 참 많이 죽어야겠다 혹은 숨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였다. 그냥 그저 그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자살'이라고 이야기하는 행위를 한적은 없다.

그것이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혹은 귀찮은 일이였는 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그러한 행위를 한적은 없었다.

그저 잠들기전이나 깨어을때 눈을 감을때 다시는 돌아다니고 싶지 않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지겹다.

이러한 따위의 귀찮음과 괴로움 외로움 우울함으로 인하여 나는 그러고 싶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 두렵고 귀찮고 무서웠을때 나는 죽고 싶었다.

그래서 짧은 도피를 했었다. 그것을 누군가는 나의 첫번째 여행이냐고 묻는다.

실제로 내가 그 도피를 했을때 한 독일 남자가 나에게 물었었다.

 

"당신에게 태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곳인가요?"

"나에겐 도망처에요."

"도망이요?"

"나는 아주 어리죠. 어쩌면 당신의 첫사랑과 나이가 비슷할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난 모든것이 참 많이 두려웠어요. 힘들었고. 나는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내게 익숙하지 않아 다른 것에 내 생각따위에 신경쓰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친거죠"

"그래서 당신은 성공했나요?"

"어쩌면요. 나는 이주동안 어떤 생각도 슬픔도 혹은 죽고 싶다는 생각도 안했으니까요."

 

그 독일 남자는 자신은 음악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언어로 노래를 했었다.

내가 아직까지도 잘 마시지 못하는 맥주를 한병 사주었고.

가끔 그를 내가 머물고 있던 방갈로 앞 해변에서 만났다.

그는 아는 척을 하거나 어떠한 인사도 없이 그저 -괜찮다고. 당신은 괜찮을 거라고. 그 나이때는 다 그런거라고- 말했다.

그가 나보다 일주일을 먼저 떠났고 그의 냄새나는 몸을 나는 온몸으로 껴안았다.

내겐 참 고마운 그의 이름조차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만날수 있다며 그에게 - 아직 살고 있다고 이렇게 웃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이제 아주 조금 안정적이다.

떠돌이지만 안정적이라고 말할수 있는 떠돌이다.

집도 없고 차도 없고 그렇다고 땅도 없고 돈도 없지만 이제는 참 많이 행복하다고 말 할수 있다.

18살. 내가 죽고 싶었고 그래도 괜찮다고 믿었을 때 난 아마 사춘기였을까.

그게 십여년을 계속되었으니 참 오래동안 나는 방황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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