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우는 사람이였다. 정말 이렇게도 잘 울수 없을 정도로 나는 잘 우는 사람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래 19살. 내가 흔들리고 방황하며 아침이면 아직도 살고 있다는 것에 분노하던 그때부터 나는 타인의 앞에서 울지 않았다.

그저 피아노 옆 좁은 공간에 초록의자를 하나 사 놓고 홀로 그렇게 울었다.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마음이 좁은 사람이라 타인에게 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19살 이른 나이에 나는 홀로 살아야 했고 그 넓은 집에 덩그러니 남았다.

함께 가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죄인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로 인해 이 모든 것들이 다가왔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였을까. 부모는 내게 같이 가자고 나와 함께 가자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홀로 남았다. 외롭다는 걸 안건 아마 그때부터 일까. 아니면 나만 홀로 남겨졌다고 느끼던 조금 이른 중3 무렵일까.

나는 왜 이렇게 외로워해야 하는 걸까.

이제 세상엔 나 홀로 남았다.

가족이라 할 것 없이 나는 홀로 남아 외롭다. 내가 울면 괜찮다라고 이야기 해줄 가족이 처음부터 없었는지 이제야 없어진 건지 나는 모르겠다.

 

어제밤 한참을 울다 문득 이 집을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포근해 보인다는 이유로 샀던 회색 소파. 삼나무로 만들어 향이 난다는 책장.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많은 책들.

내게는 너무나도 큰 6인용 식탁. 조율이 안된 오래된 피아노. 여행하며 깨질까 불안해하며 사 온 모로코 화병.

외로울까 무서워 크지 않은 침대. 어지러운 책상. 그것보다 더 어지러운 내 머릿속.

이 모든 것들을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옛날에 한 사람을 알았다. 그녀는 눈 웃음이 매력적이였고 말투가 나와 같았으며 붉은 머리에 각진 얼굴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그녀를 참 많이 사랑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아직도 내가 그녀를 참 많이 사랑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세상에서 떠나던날 나는 울지 못했다. 잔인하게도 나는 울 수없었다. 그저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내게 줄것이 있지 않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받아야 할것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녀가 내게 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나는 여전히 그리고 내가 그녀를 사실 조금은 원망했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녀가 떠나고 나는 친구에게 갔었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지 않을 친구에게 갔었다. 나를 안아주거나 나를 위로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내 친구에게 갔었다.

참 긴 여행이었다.

공항에서 나를 보고 친구는 저벅저벅 걸어와 밥 먹자며 배고파보인다며 내게 밥 먹자고 하는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밥을 먹는 건지 짜고 찌릿한 내 눈물을 먹는 건지 모르다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울던 나.

나는 그렇게 참 많이도 친구의 곁에서 울었다.

항상 든든하던 내 친구는 아직도 날 불안해하고 나는 친구를 걱정하고.

이렇게 나는 모든 것을 정리해야겠다.

 

이 집을 정리하면 어쩌면 정말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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