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당신의 반대편에서 415일
변종모 지음 / 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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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길.몸이 안좋아 중도 포기해야 했던 그지 같은 여행을 마치고 집에 들어섰다.

나의 도반은 더 먼길을 떠나셨고 나는 다음주쯤 다시 길을 나서기로 했다.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아니 한가지만은 남았다. 내 등짝을 죽어라 먹어놓은 벌레 덕분에 돌아와야만 했던길.

오늘 집 앞 마트에 가서 침낭을 하나 새로 샀다. 내 정들었던 침낭은 버려버린체.

한국에 돌아오니 그리운 것들이 너무나 많아 내 등짝이 조금 괜찮아질 기미가 보이자 다시 편도로 비행기표를 예약한 미친년이다.

이곳에 그리워 할것이라고 해봐야 엄마였는데 이제 엄마도 해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하셨으니 더 이상 정이없는지.

정신차리고 이제 나랑 살자던 그이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보이는 내가 한심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싶다.

그래도 괜찮겠지라고 혼자 웅얼거린다.

사실 나는 항상 당신이 그리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당신이 보고프지 않았다고 웅얼거리는 내가 미워서 그저 웃어보이고야 말았다. 참 웃기고 한심한 나다.

다음주 오늘 이 시간에 나는 바라나시 화장터에 앉아있을테다.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기로한 내 짧은 여행과 다시 긴 여행을 함께 하기로한 누군가와 함께.

그러니 나는 당신이 여전히 보고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빠야. 거기 딱 기다려라. 그리고 내 여행의 시작은 핫샤워가 가능한 방이였으면 좋겠는데(쫌 궁시렁 거려본기다. 니 덕에 내 말투도 이리 되고 내 없으니 심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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