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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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건 참 아름답고 또 그래서 더 많이 예뻐보이고 결국은 슬픈건데도 사랑하고 싶고 그렇게 늙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래서 다시 사랑하고 싶고 이제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도 괜찮겠다 하겠다고도 결국은 이별하고 그런게 나의 사랑. 

옆에 있는 남자를 믿을 수 없어서라며 도망치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는게 나이고 그런 그에게 상처를 주는 건 언제나 나이다. 가끔 소주를 마시고 전화해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잘 살고 있느냐고 묻는 나를 원망하지 않고 안쓰럽게 내 이름 불러주는 그의 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닌데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한체 그렇게 이별을 고한 내 입술을 원망하고 다시 사랑이야기를 읽는다. 

그렇게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누군가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러는 것일까? 

작년 신혼여행지라고 생각하는 발리로 혼자 떠나던 날 나에게 이 책을 끼워 주던 그의 손을 놓던 나는 참 모진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는 단 한번도 그가 보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을 지 모르겠지만. 

지금와 생각하니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던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버린 것인지. 

벌써 결혼할 나이가 넘어서 친구들은 모두들 아이를 한손에 끼고 다니는데 나는 아직도 혼자다. 

나도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 죽을때쯔음 내 옆에 누군가가 이렇게 있었으면. 

나에게 그냥 가끔 손편지를 써줄 사람이 있었으면.  

어딘가로 떠난 이가 나에게 엽서한장 보내주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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