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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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음. 다들 좋다고 해서 인지 나는 싫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런 책이있다. 누군가의 글을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어이없는 상태이기에 그냥 읽고 난 후 재미있었다 없었다로 판단하는 나는 재미없었다. 파울로의 책을 읽다보면 한참을 생각하고 또 한참을 나 자신속에 들어가 들여다 본 후 나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나는 그런 책읽기를 할 상태가 못된다. 겉으로 훅 들여다 보는 무언가들에 익숙해져서 내 내면을 바라보고 그것과 함께 그의 책을 투영시킬 능력이 떨어진 상태이다. 물론 그가 그러라고 나에게 시킨적은 없다. 나도 물론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적 없다. 그런데 나는 그러고 있고 그의 책도 언제까지나 그렇게 있을 것같다. 내가 연금술사를 겨우 꾸역꾸역 읽던 날 나에게 그 책을 추천한 친구는 머쓱한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내 시간을 낭비했으니 책임지라고 그렇게 소리를 질렀으니 그 친구도 어쩔 수 없이 나에게 밥을 사야만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정신이 나간건지 여전히 계속해서 그의 책을 읽고 있다. 무슨 짓인지 알 수 없으나 그러고 있다. 그럼으로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무진장 예쁜 표지의 이 책도 그냥 사서 잡아먹었다. 잡아먹고 나니 내가 잡아먹힌 것만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든다. 두렵고 그렇게 무서운 날들 비겁하지는 마라는 그의 말대로 나는 그냥 비겁해지고 싶지 않아서 놓치지 않고 이 까만 글처럼 읽고 있는 것만 같다. 비겁한 인간이 되지는 말아야지 하다가고 그렇게 되버리는 그래서 욕심껏 힘들게 그의 책을 읽고 있는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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