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오늘 황사비가 내려요. 

비는 적당히 그리고 상쾌하지 않게 내리고 있네요. 저는 오늘 지인과 등산을 가려했으나 그 일은 다음이 될것같네요. 

당신이 있는 곳은 날씨가 어떤가요? 

당신이 있는 그곳 행복한가요? 

나는 당신에게 말했지요. 

꼭 이스탄불에 가서 죽고싶다고. 그곳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당신은 그런 나를 그냥 웃음으로 바라보았지요. 

저는 요즘 죽고 싶다. 라는 그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아요. 

살만해서가 아니라 정신이 없어서요. 

당신 살만한가요? 

요즘 러시아에서 미친것처럼 공부하던 그때가 떠올라 문뜩 어딘가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그때 많이 외로웠지요. 

당신이 내게 보낸 '어린왕자'. 이제는 이해할수있을거라는 그 조그만한 글귀와 함께 나는 많이도 울었습니다. 

어린왕자도 결국엔 외로웠던 거였구나. 라는 깨달음. 

당신이 너무나도 좋아했던 어린왕자.  

그리고 끝내 두려움에 당신에게 묻지 못했던 이야기. 

당신과 외로운 거냐고? 당신도 그런거냐고? 

나는 당신이 곁에 있어 외롭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런것 같습니다. 

P. 나는 당신을 생각할때면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이 스침니다. 

내가 당신을 외로움으로 밀어내어 그렇게 떠나야 했던 건 아니였나 싶어서 말입니다. 

그렇게 앞만 보며 뛰던 당신을 한번쯤 안아줘야 했던건 아닌지 미안합니다. 

그리고 항상 힘들다고 울기만 하던 나의 친구가 되어준 일에 감사합니다. 

P. 이 비가 그치고 나면 한국엔 봄이 올것 같습니다. 곧 당신이 좋아하던 파릇한 입들이 고개를 들겠군요. 

그럼 난 당신이 더 그리워 질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안녕. 

-당신이 좋아하던 카페에서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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