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은 절하는 곳이다 - 소설가 정찬주가 순례한 남도 작은 절 43
정찬주 지음 / 이랑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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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교가 없다. 

이사실은 가끔 기쁘기도 슬프기도하다. 

가장 기쁠때는 이슬람국가에서 아무렇지 않게 이슬람사원에 들어가 거기서 어쩌면 실존했을지도 모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알라를 향해 기도할 수 있을때 

기도빨이 잘먹힌다는 기도 명당에 가서 머든 될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며 다리가 저려 더 이상 걷지 못할 때 까지 기도할때 

성당에 찾아가 신부님과 아무렇지 않게 하느님이야기는 눈꼽만큼도 안하고 웃고 떠들수 있을때 

원불교 정녀님들이랑 수다떨고 차마시며 웃고 떠들때  

내가 종교인이였다면 이런 미친짓은 안할거라고 무언가 한가지에만 엄청나게 몰두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때면 참 고맙다. 

내가 무언가를 믿을수 없게 태어난것을. 내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않은 일을.  

내 주위 모두의 종교가 다른것에 참으로 감사하고 또 고맙다. 

그렇지만 가끔 생각할때도 있다. 

내가 만일 무언가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이였고 무언가 하나에만 마음 줄수 있는 사람이였다면 부처를 믿지 않았을까 하고. 

절에가서 떡먹는 거 말고 절하는 거 할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이곳저곳 절에서 숙식해결하며 돌아다니는 일 아니고 거기 어쩌면 정착이란걸 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아무튼 나는 절이 좋다. 

종교가 아닌 그냥 절이 참 좋다. 

나에게 믿으라 강요하지 않는 나 스스로가 그냥 머물다 가게하는 스님도 절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은 가까운 절에가 떡도 좀 먹고(내가 가는 절은 항상 백설기가 있다. 완전 맛있는)절도 좀 하고 

이렇게 떠도는 중생을 구원해주십사 어딘가 있을 그 분께 하소연도 좀 하고 스님 일도 조금 도와드리고 

별일 아닌 것 처럼 다시 돌아와 크게 웃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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