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행자의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기쁘다거나 슬프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조금 무서웠다. 

내가 있는 이곳이 무서웠다는 것이 아니였다. 

그저 내가 보고 듣고 웃고 울었던 것들이 돌아가 나의 집에 앉으면 

순리처럼 자연스럽게 다 사라져버릴지 몰라 그것들이 무서웠다. 

본디 겁이 없다고 생각한 나는 여전히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안다. 

모두들 내가 겁이 없다고 생각한다만 나는 밤이 무섭다. 

모두가 잠든 밥이 너무나 무서워 혼자 잠들지 못하고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 또한 바보같은 짓임을 알고서 끝냈다. 

오늘은 즐겁다. 조금 무섭고 두려우나 여전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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