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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여행중
이미나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에이 바보. 정말 이건 아닌거 같아. 안그래.'를 외치며 나는 책을 손에 들고 팔을 팔락거렸다.
아휴. 정말 바보같아.
하긴 내 잘못이다. 내가 먼저 책의 저자가 누구인지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정도는 보고 샀어야 하는 거다.
하긴 안보면 또 어떻하겠어.
이미 산걸......
나는 또 이렇게 바보처럼 외치며 책을 펴 들었다.
사실 처음 읽으면서도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몰랐다. 물론 지금도 조금 모르긴 하고.
그러나 짧았고 그리고 좋았고 고민했고 나도 떠나고 싶었고 사랑하는 사람 지금 없는데 이런 내가 서러웠고
내가 떠나도 반가워 해줄사람은 없었고 반겨줄 사람도 없었고.
그저 또 누군가는 나를 보며 욕할수도 어쩌면 부러워 할수도 있는 거고, 우리 엄마는 한숨을 쉬며 기념품은 사지말라
하실테고......
나는 떠나야 할까?
요즘 이런 책만 끼고 사는 걸 보면 갈때가 된것같다.
그런것 같다.
그런데 난 불행이도 돈이 얼마 없으니 또 다시 거지여행을 해야 할테고 또다시 집이 그리고 질테고 지금은 다른사람
곁에 있는 그 친구들이 그리워질테고 바보처럼 이메일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러니 당분간은 더이상 바보가 되는 건 싫으니까 "내 여자친구는 여행중이에요."라고 말할 남자 생기기 전까진 그냥 여기
있을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