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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능행 지음, 신상문 사진 / 도솔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님. 나는 스님이라는 말을 유독 좋아한다.
그렇다 하여 내가 불자가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절을 찾는다.
누군가와의 추억이 생각나는 그곳을 나는 차마 끊을 수 없음에 그러하는 것이라 그저 생각한다.
아주 가끔 그와의 추억이 생각나는 날이면 나는 먼저 떠난 그가 홀로 간 그가 그 토록 원망스럽이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또한 우리와의 이별이 누구보다 섭섭했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나는 더 이상 그와의 이별을 생각하며 울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섭섭할 뿐.
언젠가 그가 다시 우리곁에 서 웃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이상 그리 할수가 없다.
그렇게 내가 슬퍼하고 있던 날 나는 우연히도 도서관에서 한 스님이 쓴 책을 찾아 냈다.
처음에 나는 몰랐다.
이것이 스님이 쓴 책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스님이 먼 여행길을 도와주고 계신다는 것 또한.
그러나 나는 스님을 만났고 또 다시 울었다.
너무나 아팠기에.
너무나 슬펐기에.
너무나 그렇게 아파서.
처음으로 친구가 원망스러웠기에. 그 토록 착하던 그 녀석을 먼저 가게한 모든 것들이 나는 원망스러웠기에.........
그러나 나는 또한 안다.
그가 나보다 더 슬펐을 것을....
친구여. 나 이제 슬퍼하지 않겠다. 그저 조금 섭섭해 할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