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바일라 22
박현숙 지음 / 서유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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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서유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운동화 전문 세탁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장선은 고객의 불만으로 폐기된 운동화를 얻게 된다. 그런데 겉보기에는 멀쩡한 이 운동화를 신고 나서 특정 인물 곁에만 가면, 장선은 발바닥이 미치도록 가려운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된다.


그 운동화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 가려움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장선의 마음속 깊은 분노와 복수심을 자극하는 주술의 시작이었다. 운동화의 힘이 점점 강해지면서 장선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복수의 길로 빠져들게 되는데...


<네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 속에 오싹한 주술 판타지 요소가 더해진 복수의 이야기다. 겉은 따뜻하고 밝은 청소년 성장소설처럼 보이지만, 실은 복수와 욕망, 감정의 뒤틀림을 다루고 있는 심리 판타지에 가깝다.


p.31

벌사장이 오리발을 내밀었다. 나는 벌사장이 내민 메모장에 적힌 대로 세탁할 운동화를 수거해 왔다. 비가 쏟아지는데 운동화 세탁을 맡기겠다는 사람이 유독 많았다.

"이제 막 들어왔는데 미안하지만 배달 다녀와라, 깨끗하게 세탁했으니까 빗물 안 들어가게 조심하고, 비스타혁신은 좀 먼데 고생 좀 해라. 원래는 내일 배달인데 세탁 끝났으면 지금 당장 가져다 달라지 뭐냐."


p.107

서랑이가 아프다고 했다. 매일 떡칠하고 다니던 얼굴이 맨얼굴인 걸 보면 아파도 많이 아픈 모양이었다. 얼굴빛도 창백하고 핼쑥해 보였다.

'어제 비를 맞아서 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랑이는 1교시만 하고 조퇴했다. 내가 좀 심했나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그 마음은 조퇴하는 서랑이를 복도에서 마주친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이 책은 박현숙 작가가 2025년 3월에 출간한 청소년 판타지 소설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 속에 오싹한 주술 요소를 더해 복수와 욕망의 이면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박현숙 작가는 동화 '뻔뻔 시리즈', '수상한 시리즈', '구드래곤 시리즈', 그리고 청소년 소설 '구미호 식당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 작가는 아이들과 소통하며 현실적인 문제를 판타지와 미스터리 요소로 풀어낸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청소년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관심을 끈다. 이 책은 주인공의 내면 변화를 통해 복수심이 어떻게 인간을 변화시키는지를 보여 준다.


<네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는 일상적인 배경에 주술적인 요소가 더해져 현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버무려졌다. 특히 청소년들의 감정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또래 학생들에게 많은 공감과 흥미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이 시기의 아이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들을 하고 있을지 엿볼 수 있다.


p.143

"장선!"

현관문을 열자마자 정이가 내 앞에 뭔가를 흔들어 댔다.

"이게 뭔지 알지? 네가 나한테 사 준 운동화 매장에서 받아온 운동화 끈이야. 오늘 받으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미안하다면서 두 개를 주지 뭐냐? 한 개는 우리 반 중고 마켓에 내놓으려고."


p.182

"네가 찾는 사람 말이다. 내가 좀 전에 일이 있어서 나갔다 오는데 말이다. 카키색의 푸석푸석한 긴 머리의 여자가 저기 만석시장 입구에 있는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뭘 먹고 있던데."

"정말이에요?"

"정말이지. 지금은 갔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네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장선이 누군가에게 복수하고픈 욕망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주술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결합했다. 따라서 복수와 욕망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술과 판타지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한층 더 높여 준다. 따라서 판타지와 심리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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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인공지능 백신 맞았는데 아무도 똑똑해지지 않았다 - 편리한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모두 불편한 인간지성 접종 대상자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1
유영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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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AI가 제공하는 신속한 답변의 편리함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에 길들여질수록,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문제의식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AI와 첨단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가치와 회복해야 할 본질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두 인공지능 백신 맞았는데 아무도 똑똑해지지 않았다>의 저자 유영만 교수는 "감탄은 머리에서 나오지만, 감동은 심장에서 나온다"라는 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성과 지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 책에서 "모두 인공지능 백신을 맞았는데 인간 지성만 살아남은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지성이 빛을 발하고 있는지, 아니면 점점 퇴화하고 있는지를 되물었다. 특히 AI 시대를 넘어서는 인간 고유의 능력과 가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이 책은 지식공유 프로젝트 ‘인생명강’ 시리즈 중 하나로, 해당 내용을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단순히 AI 기술의 발전사나 기능적인 설명, 그리고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기술의 진보 속에서 인간 지성이 갖고 있는 의미를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p.34

인공지능은 땀을 흘리지 않는다. 땀을 흘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몸을 움직여 도전해 보거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달은 개인적이고 경험적인 교훈이 없다는 뜻이다. 직접 겪어본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남의 이야기를 편집해서 보여준다. 그런 이야기는 재미있기 어렵다.


p.125

질문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 창문이다. 세상을 어제와 다르게 보려면 어제와 다른 창문을 마련해야 한다. 질문은 우리를 어제와 다른 세계로 들어서게 하는 창문과 같다. 여러 가지 창문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다양한 질문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유 교수는 '지능과 지혜는 다르다'라며, AI는 정보를 조합하고 계산하는 데 탁월하지만, 이는 인간의 ‘지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인간 고유의 판단력, 공감 능력, 윤리의식은 단순한 연산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인간 지성은 위기를 맞고 있으며, 우리는 스마트폰에 의존하면서 기억력과 사고력을 잃어가고 있다.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 줄수록, 우리는 사고의 주체가 아닌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AI는 인간의 표정을 분석하고 감정의 패턴을 예측할 수는 있어도, ‘느끼는 주체로서의 감정’은 인간만이 경험할 수 있다. 그는 감정은 생존을 위한 신호이자, 사회적 관계를 맺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교육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암기하고 문제를 푸느냐가 교육의 핵심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진짜 실력이 되는 시대다. 따라서 질문력, 통합적 사고, 비판적 성찰이 더욱 중요한 때다.


p.181

지혜는 책상에서 얻을 수 없는 육체노동의 산물이다. 몸이 개입해서 만들어낸 신체성의 결과다. 지혜는 사건과 사고에서 나온다. 사고와 사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쉽게 말해서 사람이 개한테 물리면 사고이고 사람이 개를 물면 사건이다. 사건을 일으키면 사연이 생긴다.


p.211

지금 학교 교육은 성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적성은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성적을 뒤집어 적성을 살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성적은 책상에서 올릴 수 있지만 적성은 내가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보는 가운데 몸이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나는 어떻게 성적보다 적성을 찾아서 대학교수가 됐는지 여기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문제는 가치 있는 인간다움의 회복이다. 유 교수는 인간이 AI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인간다워져야 하며, '공감, 협력, 상호작용, 창의적 문제 해결력' 등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책은 AI가 큰 파도로 밀어닥치는 요즘,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진정한 지혜와 감성의 가치를 되새겨보고자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 중심의 세상에서 ‘인간다움’의 조건을 탐구하며 교육과 감정, 창의성, 공동체 등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며, 대중과의 연결을 중시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할 때다.


이 책은 교육자, 부모, 교사 등 다음 세대의 교육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감정, 공감, 관계, 의미 등 인간적인 삶의 가치를 잃지 않으려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누고 이야기해야 할 시점에 딱 맞춰 나왔다. 특히 AI, 데이터, 테크놀로지에 관심은 있지만 인간성 회복에 대해 고민하는 미래 지향적인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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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회사에서 어떻게 쓰이는가 - 직장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AI 비즈니스 모델
케이트리 지음 / 생능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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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생능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이젠 AI 시대다. 스마트폰이 누구에게나 일상 폰이 되었듯이 앞으로는 누구나 AI를 사용하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개인은 물론 업체에서도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데,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기술 부서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 지금, <AI를 회사에서 어떻게 쓰이는가>는 AI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 책은 AI에 대한 기술적 지식이 부족한 경영진을 비롯해 사업 전략가,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AI의 기본 개념을 간략히 소개한 후, AI가 기업의 성과와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p.36

AI는 마치 보이지 않는 개인 비서처럼 기업들이 고객에게 더욱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어떻게 우리에게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궁금해 본 적이 있는가? 이 모든 것 뒤에는 AI라는 기술이 숨어 있다. AI는 고객의 취향과 선호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만들어냄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102

AI 최적화 비즈니스 모델을 한마디로 표현하며 '기존 기능을 AI로 최적화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델의 핵심은 AI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기존 프로세스와 기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즉, AI를 통해 기존 운영 방식을 최적화해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 개선, 산업 구조의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를 어떻게 보고 있나? 단순히 기술만 보는가 아니면, 비즈니스적인 수익 모델로 보는가? 혹은 비즈니스 혁신의 핵심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이 책에서는 AI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기업이 AI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와 AI 비즈니스 모델의 실제 사례를 소개해 관심을 끈다.


또한 산업 재산권 보호와 관련된 내용도 다루어, AI 도입 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비전공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용어에 대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직장인들이 쉽게 휴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언제 어디서나 AI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p.182

AI 기술을 대한 과대평가 또한 중요한 실패 요인이다. 많은 기업이 AI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하고 기술의 한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도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I가 모든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나 기술 도입 후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기대는 프로젝트의 초기부터 잘못된 목표 설정을 유도하고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p.219

AI는 현대 경제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로, 기업의 운영 방식과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AI는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를 회사에서 어떻게 쓰이는가>는 기술과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나들며, AI 시대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한편,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필요로 하는 AI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다양한 이슈들을 짚어주었다.


따라서 이 책은 AI를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통찰과 전략을 제공한다. 비즈니스 혁신을 원하는 CEO를 AI 전략을 세우는 직장인,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실무자,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AI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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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헤르만 헤세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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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오늘날 유명인을 비롯해 많은 젊은이들이 삶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누구나 어려운 일이 닥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도움의 손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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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헤르만 헤세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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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리프레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헤르만 헤세의 자서전적인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서>는 삶에 대해 또 한 번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주인공 한스는 뛰어난 재능으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신학교에서 입학한다. 하지만 친구 하일너와의 만남 이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다 결국 집에 돌아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유명인을 비롯해 많은 젊은이들이 삶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누구나 어려운 일이 닥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도움의 손길을 원한다.


그러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어도 내면에서는 상처받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주변 사람들의 바람과 기대에 자신의 삶을 껴 맞추고 사는 건 아닌지 묻고 있다.


p.37

막상 문법을 배우거나 독일어 문장을 그리스어로 번역하려 하면, 끝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 서로 충돌하는 규칙과 복잡한 어형 변화 속에서 길을 잃었고, 마치 처음으로 그리스어 알파벳을 접했을 때처럼, 그 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p.84

한스의 학업은 다시금 가장 충실한 상태로 돌아갔다. 그는 간혹 한 시간 정도 낚시를 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아낌없이 죄책감을 느꼈다. 매일 즐기던 목욕 시간마저도 이제는 자신을 가르치는 수학 선생님의 강의 시간으로 대체되었고, 그의 하루는 점점 더 단조롭고 팽팽한 긴장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주인공 한수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적에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 요제프 기벨라트는 중개업과 대리업을 하는 사람이다. 한수는 공부를 잘했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특별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었으며, 그의 아버지는 그가 신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마치면 목사가 되길 바랐다.


한수는 신학교에 들어갈 시험 준비를 위해 매일 교장 선생님에게 그리스어 수업을 받으며, 늦게까지 공부한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자랑스러워하고, 우수한 성적인 2등으로 합격한다. 그는 7주간의 긴 휴식을 가지며, 낚시를 하러 가는 등 자유를 만끽하지만 신학교에 다니기 위해 또다시 공부에 매진한다.


신학교에 들어온 한수는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지만 여전히 우울증에 시달린다. 그러다 친구 하일너를 만나 우정을 쌓아가지만 그로 인해 학교 성적이 떨어진다. 교장 선생님은 그에게 하일너와 교제를 끊으라고 권유하고, 이후 하일너는 퇴학 처분을 받는다.


p.153

"대체 뭘 원하냐?"

한스는 손을 놓지 않았다.

"너는 내 마을 들어야 해. 한스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때 비겁하게 굴었고, 널 외면했어. 하지만 너도 알잖아. 난 신학교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능하면 수석이 되는 것이 내 목표였어. 너는 그걸 '출세욕'이라고 불렀지, 그래,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게 내 나름의 이상이었고, 나는 그보다 더 나은 것을 몰랐어."


p.241

그는 다시금 황금빛 깃대 끝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았고, 친구 아우구스트의 웃음소리를 들었으며, 갓 구운 케이크의 향기를 맡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너무도 밝고 행복하면서도, 이제는 자신과는 거리가 먼 낯선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는 커다란 적송의 거친 줄기에 몸을 기대고, 참아왔던 절망적인 흐느낌을 터뜨렸다.



한수는 두통과 우울증으로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고향에 돌아오지만 고독과 우울감에 시달린다. 그는 죽음을 생각하며 외딴 장소를 찾아 헤매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길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한수는 결국 강물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다.


한스는 뛰어난 학생이자 촉망받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기 자신으로서의 삶은 허락되지 않았다. 학문과 성취, 명문 학교 입학이라는 '수레바퀴' 아래서 한스는 점점 짓눌리다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다. 오늘날 한국의 청소년들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미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헤세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통해 '우리가 밟고 있는 이 경쟁의 수레바퀴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바퀴 아래 깔려 무너지고 있는 수많은 ‘한스들’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나?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진정한 교육과 사랑의 방향을 다시금 고민해야 할 때란 생각이 들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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