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파이썬
야마다 요시히로 지음, 윤모린 옮김 / 정보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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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정보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바당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대학 다닐 때 프로그래밍을 조금 배운 적이 있다. 그때는 베이직, 파스칼, 코볼, C언어 등이 많이 활용되던 시기이고, I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던 시기라 많은 학생들이 전공 대신 프로그래밍을 배우려고 학원을 다녔다. 얼마간 프로그래밍을 배운 뒤에 내가 내린 결론은 프로그래밍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 IT 분야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게 되면서 많은 프로그램들과 그 프로그램들을 만든 사람들과도 만날 수 있었다. 파이썬(Python)에 대해 알게 된 건 2000년대 초반이었다. 그때도 프로그래밍 언어는 나와는 무관해 보였다.


이제라도 파이썬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혼자서도 파이썬을 마스터할 수 있다고 하는 책과 만났다. 정보문화사에서 나온 <독학 파이썬>은 파이썬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독학으로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도록 이론과 실습을 균형 있게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파이썬의 기초부터 실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래밍 관련 지식들을 쌓을 수 있고,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고자 하는 초보 프로그래머에게도 좋은 교재가 되어줄 것이다. 물론 요즘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굳이 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 생성형 AI와 노코드 플랫폼은 코딩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어 주어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하지만 현직 프로그래머들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프로그래밍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AI가 제안하는 코드를 이해하고 최적화하려면 기초적인 코딩 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AI를 활용하는 능력과 프로그래밍 지식을 병행하면 강력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파이썬(Python)을 새롭게 배워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파이썬은 1991년 네덜란드의 프로그래머 귀도 반 로섬(Guido van Rossum)이 개발한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로, 간결하고 직관적인 문법으로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윈도, 매킨토시, 리눅스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동일한 코드로 실행이 가능하고, 복잡한 구문을 최소화하고 들여 쓰기를 통해 코드 블록을 구분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변수 선언 시 데이터 타입을 명시하지 않아도 되며, 실행 시 자동으로 타입이 결정된다. 또한 데이터 분석, 웹 개발,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는 등을 볼 때 여전히 활용도가 높다.


예전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잠깐 배웠던 20대 초반일 때, 당시 강사는 30대를 넘으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기 힘들다며 지금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 40~50대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파이썬을 배우는 일이 멀어진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파이썬은 간단한 문법과 방대한 학습 자료가 제공되므로 독학으로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한다. 온라인 강의를 비롯해 튜토리얼, 커뮤니티, 교재 등도 잘 나와 있어서 파이썬을 배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보문화사에서 출간된 <[독학 파이썬>은 파이썬을 독학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종합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론과 실습을 모두 포함하여 604쪽 분량으로 구성되어 파이썬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파이썬의 설치 방법을 비롯해 문자 코드, 개행(줄 바꿈) 등 파이썬의 기본 개념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고, 각 장은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론적인 설명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습 예제를 통해 실제 코드를 작성해 보며 학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독학으로 파이썬을 배우는 데 필요한 모든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책에서 제공하는 예제 코드를 직접 실행해 보며, 실습을 통해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이 책으로 파이썬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보시기 바란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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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 - 불의 사용부터 우주개척까지
DK 과학사 편집위원회 지음, 박종석 외 옮김 / 북스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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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북스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여 년 전, 해외 취재로 미국 동부에 있는 워싱턴 DC에 갔었는데, 그때 보았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엄청난 규모에 꽤 놀랐었다. 이곳은 예술, 역사, 과학, 자연사, 항공우주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 곳으로 우리나라 중앙박물관 규모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 그중에서도 자연사박물관에서 보았던 거대한 매머드 뼛조각을 비롯해 우주박물관에서 보았던 다양한 우주인 복장과 2차 세계대전 전후에 만들어진 실제 비행기들의 전시장이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백과사전 보는 게 흥미로웠다. 어떻게 이렇게 많고 다양한 정보들을 하나의 책에 모을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던 기억들이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때 느꼈던 설렘과 흥분들이 지금도 취재를 다니고 사진을 배열하고, 타이포와 디자인 등 다양한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잡지사 일들을 지루해 하지 않고 즐기는 요인이지 않을까.


북스힐 출판사에서 출간한 <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은 타오르는 지적 호기심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주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이다. 나의 상상력을 또 다른 공간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책으로, 인류의 과학 기술 발전을 시대별로 정리하면서 각 시대의 중요한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진 배경과 그 과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이런 것들이 인류 문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p.7

불의 사용, 농경의 시작과 같은 인류 최초의 과학적 발견은 기원전 4000년경 최초의 문명이 생겨나기 훨씬 전에 일어났다. 사람들이 정착하게 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천문학을, 그리스인들은 의학과 수학을 발전시켰고 로마인들은 공학 분야를 선도했다. 하지만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많은 과학 지식이 수세기 동안 사라졌다.




과학과 기술이란 용어가 지금처럼 구별되어 사용된 것은 상대적으로 근대 이후의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오래전부터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실험하며 도구를 개발해 왔다. <인류의 과학기술 문명>에서는 이러한 ‘과학적 탐구’와 ‘기술적 혁신’이 명문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인류 문명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 준다.


이 책은 초기 석기시대 도구의 사용부터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 중세 시대의 천문학 발전, 르네상스 시기의 과학 혁명, 그리고 현대의 나노 기술과 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과 기술 주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과학적 발견과 기술적 혁신이 시대와 문화적 맥락에서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인류 최초의 기술 혁신으로 꼽은 불의 사용은 언제부터였을까? 이 책에서는 인류는 150만 년 전부터 불을 피우고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집에서 불을 피운 가장 오래된 흔적은 이스라엘의 제셰 베노 야코프 유적지에서 발견된 기원전 79만 년의 화로라고 소개했다.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음식을 더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게 됐다.


p.130

엔진은 부품이 움직이는 기계로 일반적으로 연료를 태워 화학 에너지를 생성하고 이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한다. 특히 증기기관의 발명은 산업 분야에서 공장과 기계를 가동시켜 산업혁명을 촉발했다. 1800년대 초에는 증기 기관이 선박과 증기 기관차를 구동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이후에는 가솔린으로 작동하는 내연 기관과 제트기 엔진의 등장으로 운송 분야가 더욱 혁신되었다.




이처럼 불의 사용으로 음식 조리하는 한편 난방이 해결되고, 사회적 상호작용의 변화를 가져와 공동체 형성과 생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초기 석기 도구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면서 사냥과 채집에 필수적이었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인류의 생활 방식은 크게 변화됐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고대 문명의 기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구조물로, 건축 기술과 조직력의 발전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천문학의 발전은 항해와 농업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르네상스 시기의 과학 혁명은 과학적 방법론과 실험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이 당시 갈릴레오, 뉴턴 같은 과학자들이 등장하여 현대 과학의 기초를 만들어졌다. 18세기 말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방직 기계, 철도 등 기계화의 물결을 일으키면서 대량생산과 대규모 도시화로 이어지며,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의 형성을 가속화 시켰다.


20세기 중반 이후, 전자공학·반도체·컴퓨터 등의 발전으로 정보화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은 초연결 사회를 구현하고, 인공지능(AI)은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또한 우주 탐사를 위한 로켓 기술과 인공위성,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등장하면서 인류의 활동 범위는 지구 궤도를 넘어 달과 화성까지 넓혀지고 있다.


<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은 과학 기술이 곧 인류 문명의 역사라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쉽게 재밌게 알려주는 흥미로운 여정을 선사할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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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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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북오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24년 12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의 문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 12.3 현직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에 체포 영장이 발부됐지만 집행이 되지 않으면서 새해부터 국내 안팎으로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새해에도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독서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소설 작품이나 수많은 도서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사그라들고 있어 안타깝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문학이 언어적, 지역적 한계를 넘어 모든 사람들의 감정과 삶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의 작품은 한 나라의 비극을 다룬 이야기를 넘어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면서 독자들에게 치유와 성찰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거센 가운데, 번역 문제로 전 세계 문학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많은 작품들이 그녀의 뒤를 잇길 기대한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은 문화평론가 이봉호 작가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그녀의 작품 세계와 한국 문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간결하게 정리해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의 주요 작품 32편에 대해 이봉호 작가가 친절한 해설을 덧붙여 독자들이 그녀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문학사를 시대별로 정리해 줌으로써 한국 문학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문학평론가, 편집자, 해외 번역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 8인의 인터뷰를 담아 한강의 문학 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또한 복잡한 문학적 이론 대신에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구성해 문학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배경과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자세히 짚어 줌으로써 그녀의 작품 세계는 물론 그녀의 작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사와 세계 문학사 모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그녀의 수상으로 한국 문학은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한편, 그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어 왔던 수많은 작품들도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은 한강 작가의 팬들에겐 그녀의 작품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더없이 좋은 선물 같은 책이다. 그녀의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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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착취 : 돌봄노동
알바 갓비 지음,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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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물론 아이를 돌보고, 환자를 간병하는 등에 대한 모든 돌봄에 대한 것들을 국가와 사회가 새롭게 인식하고 재검토해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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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착취 : 돌봄노동
알바 갓비 지음,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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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닉케북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사람 '인(人)' 자에서 알 수 있듯,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고, 반대로 누군가를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 이러한 개념에서 생겨난 돌봄은 아이를 키우고 길러내는 양육을 비롯해 노인 및 환자를 돌보는 등 사회 구조가 복잡해지고 발전할수록 돌봄 서비스로 진화했다.


하지만 이런 돌봄의 경우, 여성들에게 일임되는 경우가 많고 돌봄에 대한 가치는 인정받기 보다 사회적으로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전통적으로 돌봄은 가족, 특히 여성의 책임으로 간주되어 왔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돌봄 노동은 비가시화되고,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돌봄 노동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는 열악한 편이다. 2020년 기준으로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등 돌봄 노동자의 임금은 전체 임금 노동자 평균의 50% 수준에 불과하며, 고용 안정성도 낮은 편이다.


<친밀한 착취>는 흔히 ‘사랑’이나 ‘희생’으로 포장되는 돌봄 행위를, 일종의 노동으로 분석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착취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책이다. 전통적으로 돌봄은 가족 내부, 혹은 친밀한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불합리성은 암묵적으로 침묵해 왔다.



런던에 살고 있는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알바 갓비는 돌봄이 실제로는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마음' 혹은 '가족이니까 당연히'라는 명목 아래 정당한 보상이나 사회적 인정 없이 착취되는 구조로 발전해 왔다고 지적했다.


<친밀한 착취>는 돌봄이 제공되는 다양한 환경(가정, 돌봄 서비스, 간병‧요양 분야 등)을 여러 층위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이와 동시에, 어떤 이해관계와 권력 구조 속에서 돌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특히 돌봄이 어디서부터 불평등과 차별이 시작되고 재생산되는지 파헤쳤다.


저자는 또, 가족 내 여성에게 집중된 가사 노동이나 육아 노동, 그리고 저임금 노동자 및 이주 노동자에게 외주로 제공되는 요양 서비스 같은 현실 문제를 거론하면서 돌봄의 문제가 개인의 사랑이나 의무감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친밀한 착취>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돌봄의 ‘친밀함’에 주목하고 있다. 즉, 돌봄을 ‘헌신’이나 ‘희생’으로 신성시(?) 해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돌봄 제공자들에게는 보수나 지원 등을 꺼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회가 발전할수록 돌봄은 노동으로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가족 간의 돌봄은 가족이니까 당연히 돕는 것이라는 인식 속에 임금이나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노인이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돌봄 부담은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치부하는 경향에서 한걸음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이는 시장화된 돌봄(베이비시터, 간병인, 가사도우미 등)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 '친밀함'과 '정'이라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전문 노동이 필요에도 저임금에 과도한 감정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이주 여성이나 저소득층에 편중되고 있는 돌봄 노동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한국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돌봄은 ‘집안일’ 혹은 ‘여성의 역할’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등과 맞물리면서 돌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가족의 희생만으로 돌봄을 해결하긴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책은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물론 아이를 돌보고, 환자를 간병하는 등에 대한 모든 돌봄에 대한 것들을 국가와 사회가 새롭게 인식하고 재검토해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제 돌봄은 누군가의 희생이나 개인적 의무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노동으로 인식되고, 그 가치도 제대로 보상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한국의 돌봄 문화가 새롭게 이해되고 개선되길 기대해 본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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