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스피치 마스터 : 이론편 -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말의 힘
김양호.조동춘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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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비전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오늘, 애플은 휴대폰을 재발명합니다(Today, Apple is going to reinvent the phone)."


2007년 1월,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검은 터틀넥을 입은 스티브 잡스가 이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인류의 모바일 역사는 새로 쓰였고, 스마트폰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표준이 되었다. 당시 그가 들고나온 '아이폰'이라는 기기 자체도 혁신적이었지만, 전 세계를 열광시킨 것은 단순한 기술 사양(Spec)이 아니었다. 그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확신에 차서 전하던 잡스의 '말', 그 자체가 혁신이었다.


20년 넘게 IT 현장을 취재하며 수많은 신기술의 명멸을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결국 차가운 기술에 가치를 부여하고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주는 것은 그 기술을 설명하는 리더의 '따뜻한 언어'라는 사실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온라인 방송과 각종 오프라인 콘퍼런스 무대에서 사회자로 마이크를 잡으며, 수많은 연사들이 쏟아내는 말속에서 진정한 울림과 소음의 차이를 몸소 체험해 왔다.


말 한마디가 단순한 물리적 소릿값을 넘어, 엄청난 무게와 에너지를 지닌다는 것을 매일 체감하는 요즘, 책 <골든 스피치 마스터>는 바로 이 '말의 본질'과 '무게'를 정면으로 탐구한다. 이 책은 스피치를 단순히 입술로 내뱉는 기교나 처세술로 정의하지 않는다.



저자는 말을 "한 사람의 내면이 세상 밖으로 투사되는 가장 구체적인 인터페이스"라고 본다. IT 기자의 시선으로 해석하자면, 말은 그 사람의 OS(운영체제)인 인격과 사유가 겉으로 드러나는 최종 결과값(Output)인 셈이다.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전설이 된 이유는 화려한 키노트 효과 때문이 아니라, 그의 확고한 철학이 언어라는 그릇에 온전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자로서 무대에 설 때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수사여구로 겉만 번지르르한 멘트는 청중의 마음에 닿지 못하고 공허한 울림인 '하울링'만 일으킬 뿐이다. 10년 차 진행자인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 또한 영혼 없는 유창함이다. 책은 내면이 빈곤한 자의 말은 소음일 뿐이며, 진정한 스피치 마스터는 내면을 치열하게 갈고닦아 그것을 정제된 언어로 출력해 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골든 스피치'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저자는 역설적이게도 '말하기' 이전에 철저한 '침묵'과 '경청'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정확하고 풍부한 데이터 입력(Input) 없이는 올바른 출력값을 기대할 수 없는 데이터의 이치와 같다.



말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명제는 단순한 자기계발서의 구호가 아니다. 긍정적이고 확신에 찬 언어는 뇌의 회로를 재설계하고 행동을 변화시켜, 결국 현실이라는 결과값을 바꾼다. 잡스의 말이 모바일 혁명을 현실로 불러왔듯,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은 우리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프로그래밍 코드와 같다.


<골든 스피치 마스터>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Skill)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말이란 삶을 대하는 태도(Attitude) 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지침서다. 당신의 말은 당신의 삶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가? 소통의 부재로 고민하거나 자신의 말에 진정한 무게를 더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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