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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 - 이미 시작된 AGI,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리다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1월
평점 :

이 포스팅은 교보문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 은 인공지능 전환기의 소음을 걷어내고, 앞으로 10년 인류가 마주할 거대한 구조 변화를 정면으로 응시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저자들은 기술이 아닌 '생존의 관점'에서 AGI(범용인공지능)와 ASI(초인공지능)의 도래를 다룬다.
이들은 AGI를 “특정 목적이 아닌 모든 문제 상황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하며 창출하는 지능”으로 규정하면서, 이미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는 AGI가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한다. 첫 장부터 “AGI는 축배와 독배의 갈림길”이라고 단언하는 이유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은 분명하다. 기술은 인간을 돕는 도구이자, 동시에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 될 수 있다. AI가 기후 위기 해결과 질병 정복 같은 압도적 혜택을 제공할지, 아니면 민주주의 붕괴와 대규모 실업, 적대적 AI의 출현 같은 시스템적 파국을 야기할지는 전적으로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기술 낙관주의와 공포주의 어느 한쪽에도 기울지 않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두려워하라”도 아니고 “걱정 말라”도 아니다. 대신 “알아야 대비할 수 있다”는 냉정한 문장으로 독자의 시선을 단단히 붙잡는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사람들이 미래를 회피하는 심리를 정면으로 짚어낸 부분이다. 많은 이들이 ‘내 직업이 사라질까’,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변할까’와 같은 질문을 갖고 있지만, 정작 이런 불편한 질문의 답을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독일 심리학 연구팀이 제시한 ‘고의적 무지(Willful Ignorance)’ 개념을 인용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피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는 경고는 지금의 한국 사회 정서와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이 수많은 미래 전망서 가운데서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장밋빛 전망 대신 불편한 사실(Fact)을 있는 그대로 말한다.
둘째, 1년 단위의 소비 트렌드에 머무르지 않고, 문명의 구조 자체가 어떻게 재편될지 10년 단위로 조망한다.
셋째, 샘 올트먼, 제프리 힌턴 등 글로벌 석학들의 발언을 단순 인용하는 것을 넘어 그 ‘맥락과 의도’까지 분석한다. 즉, 단순 정보의 나열이 아닌 ‘통찰의 깊이’에서 확연한 우위를 가진다.

이 책이 제시하고자 하는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AGI 시대는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선택지가 아니라, 방향만 남은 필연적 전환이라는 점이다. 기술의 진화는 막을 수 없지만, 그 기술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동할지, 어떤 시스템을 붕괴시키거나 강화할지는 인류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은 이 거대한 물음 앞에서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일종의 생존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10년이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은 가장 먼저 펼쳐야 할 페이지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