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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람을 위한 약속 그리고 우리의 미래 - ESG,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약속! ㅣ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은학 외 지음 / 소금나무 / 2025년 11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소금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갈등과 균열이 자리하고 있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으나, 정작 그 중심에 있어야 할 ‘사람’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 사람을 위한 약속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3부작 가운데 ‘사회(Social)’ 편에 해당하는 책으로 기후위기와 불평등, 기술 격차, 노동 문제 등 오늘의 한국 사회가 마주한 난제들을 ‘사람을 위한 약속’이라는 키워드로 다시 묻는다.
한국ESG경영인증원에서 활동해 온 10인의 ESG 실무·연구자들이 공저자로 참여해, K-콘텐츠 산업의 제작 현장과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 디지털 전환 속 포용, 공정무역과 협동조합, 노무와 건설, 헌혈과 언론,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현장 이야기를 바탕으로 ESG의 ‘S(Social)’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다.

필자들은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과 함께 심화된 불평등과 불안정한 삶의 조건을 짚어 가며, 경제를 차가운 숫자와 통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 속에서 다시 보자고 제안한다. 특히 과거 고도성장기의 서비스·산업 문화를 되짚으며, 단순한 ‘고객 만족(CS)’ 기법을 넘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이 어떻게 사회적 신뢰와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는지를 짚어내는 대목은 오늘의 기업과 조직 문화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소비자 만족도를 올리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가 결국 브랜드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책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넛지(Nudge)’나 ‘앵커링 효과’처럼, 인간의 선택이 순수한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과 맥락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규범과 제도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현실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부드러운 개입과 공감의 언어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와 맞닿는 지점이다. 이 책의 사례들은 법과 규정의 ‘강제’보다 일상 속에서 스스로 지키고 싶어지는 ‘약속’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로 질문의 초점을 옮긴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공생’과 ‘ESG’다. 저자들은 ESG를 기업의 규제 목록이 아니라 시민과 공동체가 함께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으로 바라본다.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 정책, 공정무역과 협동조합, 건설현장의 안전 문화,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와 복지, 사회공헌과 헌혈 같은 사례들을 촘촘히 따라가다 보면, ‘사회(S)’가 더 이상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과제임을 실감하게 된다.
파타고니아의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을 연상시키는 대목에서는, 소비를 줄이고 환경과 공존하는 전략이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역설을 통해, 기업이 이윤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만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임을 환기시킨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ESG를 기업의 언어와 보고서 형식에 가두지 않고 이웃과 지역, 노동과 돌봄, 콘텐츠와 문화의 차원으로까지 확장해 ‘사회(S)’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ESG를 숫자와 규정이 아닌 관계의 언어로 풀어내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견지한다. 전문용어를 최소화하고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해, ESG를 어렵게 느껴온 일반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