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끌 서평] 포르쉐 75년: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

포르쉐 75년 -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
랜디 레핑웰 지음, 엄성수 옮김 / 잇담북스 / 2025년 9월

이 포스팅은 잇담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한 책이다.

자동차 애호가들의 마음속에는 늘 하나의 로망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포르쉐와 같은 스포츠카를 갖고 싶다는 열망이다. 그것은 단순히 빠르거나 값비싼 차를 소유하려는 욕망이 아니라, 달리는 순간 느껴지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상징성 때문이다.

포르쉐는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를 넘어, 시대마다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문화를 이끌어온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한다. 《포르쉐 75년》은 이러한 애호가들의 로망이 어떻게 75년 동안 현실 속에서 진화하며 전설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1948년, 단 한 대의 포르쉐 356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스포츠카 역사의 첫 장을 열었다. 이 책은 그 첫걸음부터 오늘날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이르기까지, 포르쉐가 만들어낸 혁신과 도전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결국 《포르쉐 75년》은 포르쉐의 여정을 사진과 기록으로 응축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저자 랜디 레핑웰은 수십 권의 자동차 서적을 집필한, 자동차 전문 저술 분야의 대표적 저자다. 특히 포르쉐 관련 저술만 10여 권에 이르며, 이번 책에서도 방대한 자료와 정밀한 서술로 포르쉐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단순히 ‘자동차 팬들을 위한 책’에 머무르지 않고, 디자인·기술·문화의 교차점에서 혁신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책 속에는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지배한 917, 그룹 5·6 무대에서 우승을 거둔 프로토타입, 포뮬러 1 무대에서 TAG 터보 엔진으로 증명한 성과 등이 생생히 소개된다. 이는 포르쉐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레이싱의 절대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911 시리즈의 끊임없는 진화, 928과 카레라 GT 같은 대담한 실험, 그리고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으로의 전환은 ‘혁신과 도전’이라는 포르쉐 DNA를 증명한다.

SUV 영역을 새롭게 연 카이엔과 마칸, 럭셔리 세단의 기준을 제시한 파나메라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장의 확장과 재해석을 멈추지 않는 포르쉐의 철학을 드러낸다. 이는 한 브랜드가 어떻게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면서 동시에 스스로 무대를 창조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포르쉐 75년》의 강점은 풍부한 사진 자료와 희귀 아카이브 이미지다. 단순한 연대기적 서술을 넘어, 독자가 75년의 여정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356에서 타이칸까지 이어지는 디자인과 기술의 변천사, 그리고 경기장에서의 치열한 장면들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이 책은 한 자동차 브랜드의 연대기를 넘어, 시대를 앞서간 혁신의 기록이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도전의 역사다. 포르쉐가 어떻게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전설’이 되었는지, 이 책은 명쾌하게 설명한다. 자동차 애호가는 물론, 혁신과 디자인, 브랜드의 진화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참고해 볼 만한 책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