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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ㅣ 스타 라이브러리 클래식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스타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단순히 한 인물의 몰락을 그린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일이 얼마나 버겁고 불안정한 것인지, 그리고 그 무게 속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정직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나’라는 화자가 세 장의 사진과 함께 한 청년의 수기를 건네받으면서 시작된다. 그 청년이 바로 주인공 요조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요조가 남긴 세 편의 수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그의 삶은 “인간으로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고통과 단절로 가득하다.
어린 시절부터 요조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버림받지 않기 위해 광대처럼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며 늘 밝고 익살스러운 척을 했다. 하지만 내면에는 지울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쌓여 갔다. 이 모순된 삶은 성인이 된 뒤 더 큰 파멸로 이어진다.

술과 여자, 순간적인 쾌락에 의지하며 자신을 잊으려 하지만 그럴수록 삶은 파괴된다. 연애와 동거, 실패한 결혼, 자살 시도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비극적이다. 끝내 요조는 사회와 철저히 단절되고,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잃은 듯한 폐인으로 전락한다.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지만, 그의 존재는 이미 ‘인간 실격’의 낙인 속에 갇혀 있다.
요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 안에도 불안한 그림자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겉으로는 웃으며 타인과 잘 지내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는 여기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품고 있다. 요조의 절망은 한 개인의 나약함이라기보다, 누구나 안고 살아가는 근원적인 불안의 표상이기도 하다.
다자이 오사무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본래 불완전한 존재이며 그 결핍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요조의 몰락은 경고이자 질문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 실격》은 인간 존재의 밑바닥을 보여주며,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인간은 흔들리고 실패하며, 때로는 ‘실격’이라는 낙인을 경험한다. 그러나 완벽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오락을 기대하기보다 자기 성찰과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사회 속에서 늘 가면을 쓰며 살아가는 듯한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