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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
강성률 지음, 반석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8월
평점 :

이 포스팅은 평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철학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은 이제 그만 두자. 『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는 고대 철학의 탄생에서 현대 철학의 흐름까지, 방대한 서양 철학사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롭게 소개한 책이다. 딱딱한 철학 이론을 나열 대신,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 마치 인물 중심의 역사서를 읽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이 책은 철학에 대한 주요 개념과 사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까지 비춘다. 예를 들어, 영혼이 육체에 갇혔다며 자신의 생일을 기피한 플로티노스, 친자식을 고아원에 보낸 루소, 네 번의 결혼 끝에 노년에야 평온한 사랑을 맞았다고 회고한 버트런드 러셀 등, 흥미로운 일화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철학을 단지 사상의 체계가 아니라, ‘삶의 태도와 선택’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본문에는 200여 장의 명화와 사진이 수록돼 철학자들이 살았던 시대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일러스트와 도판에 곁들여진 생생한 설명은 독서의 몰입도를 높이고, 역사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기존 철학 개론서가 연대와 개념 위주였다면, 이 책은 철학자의 사생활·에피소드·시대적 맥락을 함께 다뤄 흥미를 북돋운다. “소피스트가 될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탐구 영역에서는 독자 스스로 깊은 철학적 사고에 빠지게 만든다.
이 책은 특히 철학 초심자나 논술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 유용하다. “무지함을 깨닫는 사람이 현명하다"라고 했던 소크라테스, “절망은 신앙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던 키르케고르, “종교는 대중의 아편”이라며 사회를 비판했던 마르크스 등, 각 인물의 사상을 통해 생각하는 힘과 표현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그들의 고민·선택·실수를 통해 삶을 더 깊이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학은 시험 과목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인간 본연의 질문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는 철학이 낯설던 독자들에게 철학의 문을 열어 준다. 따라서 청소년은 물론,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학부모나 성인들도 함께 읽기에도 충분히 좋은 철학 입문서다. 단순한 철학 입문서가 아니다. 철학을 '사는 방식'으로 제시하며, 청소년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생각하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 박기자를 위한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