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일기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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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어쩌다 보니 유럽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유럽에 대해 소개한 여행 관련 책이나 에세이들을 보면 살짝 질투가 난다. 난 언제쯤 유럽에 가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최근 해냄 출판사에서 나온 최민석 작가의 에세이 <마드리드 일기>를 읽어 보니 나이 들어서라도 꼭 가보고 싶다. 마드리드...


이 책은 소설가 최민석이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75일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체류하며 경험한 일상을 기록한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통찰로 마드리드의 풍경과 사람들, 문화, 예술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한 작가가 직접 찍은 230장 이상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블라인드 수리가 늦어지는 숙소 창문 앞에서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긴 비행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경유해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석에서 기내식을 먹었지만 부족한 배를 채우려 ‘어린이 메뉴’를 주문해 양이 적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대식가가 먹어도 남을 양의 감자칩과 치킨 너깃을 갖다주었다며 몸은 피로했지만 배는 전혀 고프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p.23

이 글은 토요일 오전이라 침대에서 게으름 피우려다가, 연로하신 서반아 할머니께서 "총각, 어서 나와, 방 좀 치우게" 하는 바람에 복도에 나와 쓰고 있다.


p.88

좀 전에, 고맙게도 호세 씨가 내 객실 앞에 식사를 놓고 갔다. 구라파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메신저 '왓츠앱' 단체방에 확진 사실을 올리자, 로버트와 수시는 물론, 지금은 스위스에 동생을 만나러 간 에드손까지 쾌유를 빌어줬다. 객지에서 홀로 아프면 몸은 고되고 서럽지만, 적어도 나에게 마음을 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하게 된다.





그는 마드리드에서의 첫날이자, 앞으로 있을 두 달간의 새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이 머문 숙소인 레지덴시아 데 에스뚜디안떼스는 과거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예술가와 학자들이 생활하던 역사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현재 호텔로 운영되고 있으며, 화가 살바도르 달리, 스페인 국민 시인 로르카 같은 예술가, 아인슈타인, 퀴리 부인 등이 머문 곳이라고 소개했다.


<마드리드 일기>는 낯선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일상의 특별함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매일의 기록을 통해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며, 그 속에서 얻는 깨달음과 성찰을 독자와 공유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일기의 마무리는 다음 두 문장으로 하고 싶다며, "웃으며 지내시길. 근거 없는 믿음이지만, 웃는 자에게 세상은 좀처럼 슬픈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덕리(마드리드를 이렇게 부른다나?)에서... ㅋ


p.179

이 글은 주말을 맞아 늦잠을 잔 후, 오전 샤워를 마치고 쓰고 있다.

학원에서는 매주 금요일 '에스파뉼 비보'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거리고 나가 실전 서반어를 터득하는 것이다.


p.268

이제 다음 주에 새 학생이 오지 않는 한, 교실에는 로드리고와 나밖에 없다. 이제 그와 나는 한배에 탄 운명 공동체가 된 것이다. 하여, 비장한 어투로 '이봐. 다음 주부터는 우리 한번 잘 지내보자"라고 하니, 로드리고는 대체 무슨 말이냐는 식으로 나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괜히 말했다 싶어 서둘러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로드리고가 떠나는 나를 다시 찾아와 진심 어린 표정을 하며 붙잡았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 이베리아반도의 중앙부에 위치한 도시다. 간략히 그 역사를 소개하자면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되며, 다양한 문화와 역사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다. 1561년, 펠리페 2세는 마드리드를 스페인의 수도로 천도했고, 이후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20세기에는 스페인 내전과 프랑코 독재 시기를 거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오늘날 마드리드는 풍부한 역사와 현대적인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스페인의 심장부로서 그 중요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민석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머물렀던 숙소의 깊은 역사와 연결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글을 쓰는 소중한 경험을 누렸다며, 출국장에서 본 스페인의 ‘Kiss & Fly’ 문화를 보고 로맨틱함과 실용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부조차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며 마드리드의 열정적인 직업의식을 느꼈다고도 이야기했다.



p.366

이 초코라떼는 마시는 음료가 아니었다. 한 스푼을 뜨면 꽃잎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속도로 초코가 서서히 흘러내린다. 그만큼 걸쭉하고 맛도 깊다. 즉, 서반아 초코라떼는 추로스를 찍어 먹기 위한 것이었다. 혹시 직접 맛을 보고 싶다면, 티스푼으로 조금씩 떠먹어야 한다.


p.398

이 글은 마드리드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그라나다로 가는 기차 안에서 쓰고 있다.

조금 전에 학원에서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원장과 리셉션 직원, 그리고 오랫동안 나를 가르치느라 고생해 준 '아나이스' 선생을 위해 빵을 조금 사갔다. 아나이스 선생은 늘 수업 시간에 말했다. "초이마저 떠나면 전 정말 울 거예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체험한 마드리드의 일상을 통해 스페인의 문화와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필체와 사람에 대한 애정, 관계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가 직접 촬영했다는 235장의 사진으로 마드리드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여행과 에세이가 결합된 형식으로,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또한 스페인이나 유럽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또 다른 여행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드리드 일기>는 최민석 작가의 이전 작품인 <베를린 일기>의 후속편으로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그의 독특한 시선과 문체를 느껴 보시길 추천드린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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