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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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로부터 서운한 말을 들으면 별것 아닌 일이라도 괜스레 기분부터 상한다. '지는 어떻고' 하는 생각으로 되받아쳐줄 일만 떠올리게 되는데. 이럴 때 헤르만 헤세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처럼 누군가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다면 누가 나 좀 구해줬으면 하는 도움이나 위로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말이다. 이럴 때 보면 좋을 책이 새로 나왔다.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가 쓴 에세이와 글, 그리고 시 모음집인 <삶을 견디는 기쁨>은 '영혼이 건네는 목소리', '조건 없는 행복',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 그리고 '삶을 견디는 기쁨을 담은 필사 노트'까지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말을 전해 주는 책이다.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p.59

슬픔에 잠긴 채 혼자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끔은 아름다운 시의 구절을 읽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수려한 풍경을 둘러보고, 당신 생애에 가장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 보라! 당신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렇게 했다면 곧 기분 좋은 시간이 찾아올 것이며, 미래는 든든하게 여겨지고, 삶은 어느 때보다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삶은 힘겹고 때로는 너무 버거워서 손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의지로 숨을 쉬고 움직일 수 있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지난 1년 동안 참 힘든 일이 많았다. 그냥 하릴없이 주말이면 누워만 있고 싶고 다른 이들과 소통을 거부했었다.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빨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눈에 띈 대목은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라는 문구였다. [절대 잊지 말라]는 시에서 이 문구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 보면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p.139

삶의 곡선이 서서히 위를 향해 올라간다. 입에서 콧노래가 술술 흘러나온다. 이제는 걸어가다가 예쁜 꽃을 보면 눈길도 주고, 지팡이를 이용해 장난도 치고, 그렇게 생동감 넘치게 살아간다. 다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앞으로도 위기는 다시 극복할 것이고, 더 자주 그렇게 될 것이다.




그는 우리의 삶에서 일과 돈이 유일한 우상인 것과 반대로 찰나적인 유희를 즐기는 성향이나 우연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 변덕스러운 운명에 대한 신뢰가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삶을 견디는 기쁨>은 헤르만 헤세가 일상에서 느꼈던 혹은 글을 쓰고 시를 짓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접근법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어떻게 탐구하면서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는 인간의 삶은 변화와 성장의 과정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론 삶이 잔혹하고 죽음을 피할 수 없을지라도 불평하지 말고 절망감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만 자연의 추함과 무의함을 받아들일 수 있고, 비로소 온전히 그것에 맞설 수 있는 동시에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삶의 슬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복당하지 않으려 애썼던 작가의 흔적들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문예춘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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