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기 - 빛나는 일상과 여행의 설렘, 잊지 못할 추억의 기록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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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해외로 나가서 공부해 보는 게 꿈이자 소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유학을 하거나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게 쉬운 건 아니겠지만 해외로 나가서 공부를 해보거나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과거로 돌아가 삶을 다시 살아보는 회기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과거를 다시 살면 항상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스무 살 때도 내일은 뭐 하지, 내일은 또 뭐 하면서 살지 걱정만 많았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많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생활에 좀 더 충실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니 해외로 나가볼 생각은 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가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선망의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영국이다.


p.31

유월의 첫날 아침, 일어나서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다. 수요일은 영국 학교에서 방과 후 교실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날이라 바쁘지만, 그 주는 하프 텀(Half term)이라고 하는 일주일간의 방학이었다. 평일에 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p.93

어린 시절, 커다란 차를 타고 국내를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삶을 꿈꾼 적이 있다. 어린 철부지의 환상이라고 생각하고 점점 잊어가고 있었는데, 실제로 화장실까지 딸린 캠핑카를 탄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다. 한국에 돌아가면 운전 연습을 더 한 후 캠핑카를 빌려서 가족이나 친구와 이곳저곳을 다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최근에 <해리 포터> 시리지를 영화로 다시 보기를 하고 있다 보니 영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는데, 이번에 읽게 된 <영국 일기 My journal in the UK>를 보다 보니 영국에 꼭 가보고 싶어졌다. 브렉시트 이후 EU를 탈퇴한 영국은 여러 번 총리가 바뀌었고,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물가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대영제국의 모습은 아닐 것 같지만 여전히 고풍스러운 중세의 건축 양식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관심을 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영국에서 지내면서 느꼈던 굉장히 개인적인 견해가 소소하게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 흥미를 끈다.


저자는 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로 2년을 보내고 귀국한 저자가 영국에서 보낸 4개월간의 특별한 일상과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했던 이야기, 가족들이 영국을 찾아왔던 이야기로 영국에서 보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도라 보고 있다.


p.154

고양이 키키가 운다. '야~옹'하고 방문 밖에서 계속 울었다. 나와 알렉스 모두 코로나에 걸렸으니 문을 열어줄 수 없었다. 고양이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걱정이었다. 키키가 계속 서글픈 음성으로 울자 결국 문을 살며시 열어 키키가 좋아하는 창틀에 갈 수 있게 두었다.


p.168

영국에 워킹홀리데이로 올 때 겸사겸사 유럽 여행을 꼭 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은 들었지만 결국 실천을 못 했다. 대신 영국의 거의 모든 주요 관광 도시는 방문했다. 그리고 그 외에 딱 한 곳 가려는 곳이 로마다. 여행이 사흘 남은 시점에 비행기 표가 우리를 배신하지 않기를 빌며, 이탈리아어를 웅얼거려 본다.



저자는 영국의 일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한국어 강사로 지냈다고 하는데, 영국 사람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상에서 함께 했던 추억들을 컬러풀한 사진과 함께 실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국의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을 살펴볼 수 있다.


그녀는 이웃과 함께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영국 여왕 70주년 기념 가든 파티를 하거나 웨일스의 학교에서 영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일들을 소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지 못했던 시간들을 보내고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했던 이야기를 보면서 로마도 가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다가 왜 해외로 가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평소에 보던 풍경과 다른 이국적인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최근에 친구가 살고 있는 목포에 다녀왔는데, 1박 2일의 짧은 시간 속에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영국에서 2년 동안 있었던 저자의 삶은 과거와 얼마나 많이 달라졌을까?


p.203

콜로세움에서 바티칸으로 가는 길목에는 나보나 광장이 있다. 광장은 길고 넓게 펼쳐져 있었고 세 개의 푸른 분수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운데에 있는 분수대에 다가가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물의 바람을 느껴보았다.


p.241

영국의 여름은 덥더라도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엄청난 더위는 일 년에 일주일 정도뿐이고 대부분 20도 언저리가 최고 온도이다. 로마에서 영국으로 돌아온 날에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온이 35도에서 11도로 바뀐 것을 보고 사무라치게 놀랐다. 영국은 여름이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어쩌면 저자가 영국에서 보낸 일상의 이야기들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모든 것을 경험해 볼 수 없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영국의 새로운 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한 영국으로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할 만큼 영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더 많아졌다.


저자는 여행과 새로운 모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교환학생으로 또한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했고, 영국에서도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하면서 인생에 큰 이벤트이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젊었을 때 많은 해외 경험을 해볼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것들이 그다지 부럽진 않다.


다만 영국과 많이 다르다는 로마의 여름은 어떨지, 가족들과 함께 영국을 여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등 그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가족과 여행의 즐거움이 새록새록 피어나고 있다. 일상을 벗어나 잠시 어딘가로 여행을 가보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이 포스팅은 세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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