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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평점 :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남을 속여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은 지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존재할 것 같다. 요즘도 사이비 종교의 여러 가지 폐단을 지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전 재산을 받치고 몸과 마음, 영혼까지 받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17세기 프랑스에서도 이처럼 종교인을 가장해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거짓 종교인의 탈을 쓴 사람들을 비난하고 풍자로 풀어낸 <타르튀프>가 이번에 새롭게 각색되어 출간됐다. 미래와사람 출판사에서 시카고플랜(Chicago Plan) 시리즈 중 하나인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타프타프>이다.
이 책도 <햄릿>, <맥베스>, <템페스트>처럼 희곡의 구성은 그대로 두고 극중 대사는 현대어로 풀어썼다. 또한 주석을 읽지 않아도 될 만큼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p.14
페르넬 어허, 모든 것이 그분의 신실한 말씀대로만 된다면 다 잘 될 것이 분명하거늘.
도린 그 작자는 마님의 상상 속에서나 성인이죠. 하는 짓들을 보면 전부 위선 그 자체일 뿐이던데요.
페르넬 저 말하는 꼴 좀 보게!
도린 엄청난 보증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전 못 믿겠어요. 그자는 물론이고, 같이 다니는 시종 로랑도요.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타르튀프>는 고전주의 작가지만 프랑스 근현대 문학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몰리에르의 작품이다. 그는 배우이자 연출가로 17세기 프랑스 고전 희곡의 완성자로 불린다.
<타르튀프>는 17세기에 베르사유 궁에서 초연됐는데, 이후 성직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위선적인 모습으로 가득 찬 거짓 종교인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풍자함으로써 당시 고위 성직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거짓 양의 탈을 쓴 것 같은 종교인들을 볼 수 있다. 사이비 종교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거짓과 선동을 일삼는 정치인들도 그런 종교인들과 별반 다를 건 없다. 이들로 인해 결국 막대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는 건 언제나 백성들이었고 일반 시민들이다.
p.50
오르공 마리안, 내 뜻을 따라다오...
아비가 고른 신랑감을...
이 녀석이 왜 이번엔 아무 말이 없어?
도린 전 할 말 없는데요.
오르공 한마디만 해 봐라.
도린 그 인간 진짜 별론데.

이 책에 소개된 오르공이란 사람은 파리의 부유한 귀족으로 위선으로 무장한 사기꾼 타르튀프에 속아 자신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바치고 딸마저 타르튀프와 결혼시키려고 했다. 옆에서 지켜보면 사기꾼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는데 말이다.
어떻게 그들은 사기꾼의 세치 혀에 몸과 마음을 빼앗길 수 있단 말인가, 또 그들의 이야기에 맹신하는 사람들은 어쩌다 영혼이 좀벌레 먹듯 갈아먹힘을 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를 잘 읽어 보면 우리도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종교라는 거룩한 가면을 뒤집어쓴 협잡꾼 타르튀프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말에 속아 모든 재산가 가족을 잃을 뻔했던 오르공이라는 인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이런 사기꾼들에게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이 포스팅은 미래와사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