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공식 - 욕하면서 끌리는 마성의 악당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1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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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베이더(스타워즈), 조커(다크나이트), 볼드모트(해리 포터), T-1000(터미네이터). 이들의 공통점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악당(빌런)들의 이름이다. 영화나 소설 등 모든 이야기 속에는 선과 악이 존재한다. 마치 시소처럼 선과 악의 캐릭터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갖느냐에 따라 좌우로 균형을 맞추다가도 한쪽으로 쏠리기도 하고 위아래로 오르내리기도 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이야기 속에 영웅(히어로)만 등장한다면 팥 빠진 찐빵이나 소금기 없는 음식처럼 밋밋한 맛이 날 수 있다. 극의 재미나 스토리 전개의 핵심에는 주인공이 있어야 하지만 그 주인공 못지않은 힘과 매력, 그리고 악마의 근성을 가진 빌런이 빠질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빌런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p.17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모든 성공한 남자의 뒤에는 여자가 있는 법"이라고 그걸 살짝 바꿔보자.


"모든 성공한 히어로 뒤에는 빌런이 있다."


p.35

빌런은 등장 시간이 적은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밑도 끝도 없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보여주라는 뜻은 아니다. 빌런 캐릭터에 어떤 특성을 부여하든 그 특성이 분명하고 확 두드러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궁금증에 답해 주는 책이 새로 나왔다. <빌런의 공식>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서사와 주인공을 ‘제대로 굴려주는’ 빌런 만드는 법을 13단계에 걸쳐 알려주는 캐릭터 설정 작법서다.


이 책은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빌런', '히어로', '사이드' 캐릭터 중에서도 악당 캐릭터인 '빌런'을 어떻게 이야기 속에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멋진 히어로가 가득한 세상은 아름답겠지만 히어로만 가득한 소설은 지루함에 몸부림치다 집어던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히어로보다는 사악한 눈빛을 반짝이는 빌런을 만드는 게 몇 배는 더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빌런은 언제나 흥미로운 캐릭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81

거짓 믿음을 두고 히어로와 빌런의 차이가 있다면, 히어로는 거짓 믿음을 깨버리는 반면, 빌런은 거짓 믿음에 동의한다는 점이다. 거짓 믿음은 히어로의 캐릭터 아크를 추진시키는 가장 중요한 플롯 장치 중 하나다. 빌런도 마찬가지다. 이 요소들을 잘 합치면 자다가도 떡이, 아니, 훌륭한 빌런 캐릭터가 생긴다.


p.121

여자는 좋은 빌런이 될 수 없다는 오명은 대중문화에서 여성 빌런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들은 나만 완벽한 여성 빌런 만드는 묘수를 모르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두려워한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엉덩이와 가슴이 달렸다고 사람이 달라지지 않는다. 좋은 남성 빌런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좋은 여성 빌런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주인공 혹은 히어로 캐릭터가 있다면 극의 전개에 따른 재미와 몰입감을 주는 캐릭터에는 빌런이 있다. 이야기의 판을 짜고 갈등을 만들며 주인공을 힘들게 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각성하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클라이맥스로 끌고 가는 캐릭터, 빌런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물론 빌런 중에는 '베놈'처럼 미워하기엔 쫌 애매한 캐릭터지만 '볼드모터'처럼 최악의 캐릭터도 있다. 저자는 작가는 장르의 '트롭(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같은 창작물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일종의 공식화된 설정이나 요소를 말한다)'에 충실하면서도 복잡하고도 특별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작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독자는 절대로 호락호락하게 봐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완벽한 빌런 캐릭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목차를 보며 필요한 부분을 찾아 참고서처럼 활용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p.153

우리는 클리셰가 나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클리셰를 내다 버리기 전에 이거 하나만 짚고 가자. 독자들이 클리셰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너무 많이 접해서 질렸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종종 클리셰와 트롭을 혼동한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클리셰는 독자들의 외면과 악플을 불러오지만, 트롭은 독자들이 기대하는 바로 그것을 제공한다.


p.189

당신의 빌런에게 해리성 정체 장애가 있다면 다른 인격일 때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의 인격이 지배했을 때 하는 행동과 일어나는 일은 그 인격만 기억할 수 있다. 다른 인격이 지배할 때는 기억이 사라진다.

각각의 인격은 성별, 인종, 나이, 몸짓, 행동, 버릇, 화법 등 저마다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빌런 캐릭터가 해리성 정체 장애라면 모든 인격을 기초부터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이 책에는 첫 부분부터 '최고의 빌런'을 고안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빌런의 특성, 동기, 목표를 설명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플롯은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한 빌런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정신 질환을 다루는 한편, 갈등을 만들고 클라이맥스와 결전은 어떻게 설정하는지, 두려움과 공포 등 빌런의 등장으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빌런의 공식>은 처음 글을 쓰는 작가부터 슬럼프나 자기복제에 빠져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작가들까지, 기존에 나왔던 빌런이 아닌 새로운 빌런을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모든 장르의 작가가 활용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 소설, 드라마 사례도 소개했다. 물론 스포일러도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해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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