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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인문학 - 우리는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을 갖고 있다
이종혁.박주범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7월
평점 :

라틴어로 평야 ·평원을 뜻하는 ‘캄푸스(campus)’에서 유래한 캠페인(campaign)은 특별한 목적을 가진 조직적 활동을 의미한다. 모빌리티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에서도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의식을 고취시키는 한편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캠페인 속에 담겨 있다.
<캠페인 인문학>은 2019년 말부터 18개월간 [중앙선데이]를 통해 연재되었던 '세상을 바꾸는 캠페인 이야기' 칼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 국가와 사회 더 나아가 인류가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필요한 의식의 복원, 또는 행동 개선을 위한 개인과 공동체의 '작은 외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상을 바꾸는 캠페인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라는 사실을 깨닫고 각자의 위치에서 소소한 캠페인 이야기가 끊임없이 샘솟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책에 어떤 캠페인이 소개되어 있을지, 어떻게 인문학과 연결 지어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p.17
"그냥 두세요. 그걸 어떻게 막아요?"
"그래도 너무 고민이 되네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대화다. 무엇을 그냥 두라는 것일까? 바로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사는 브룩 새넌은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 하나를 제안했다. 세 딸을 둔 엄마로서 스마트폰이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어린 자녀들과 자신을 멀어지게 하는 장애물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사회운동이 '중 2까지 기다리자(Wait unitl 8th)' 캠페인이다.
p.32
2016년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비영리 잡지 [애드버스터스]는 '구글 검색하지 않는 날(Google No Search Day)'이라는 실천 캠페인에 도전했다. 당시 5월 5일을 구글 검색하지 않는 날로 지정했는데, 구글이 우리 삶 속에서 너무 큰 영역을 차지하면서 검색 의존도가 심각하게 커졌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이들을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구글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자신의 판단과 생각으로만 결정을 내릴 때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책에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는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캠페인이다. 어린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접하는 순간부터 부모와의 대화나 야외 활동, 독서량 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이 일상화된 사회로 변모하면서 스마트폰 외에도 노트북, 태블릿이나 스마트 와치 등 모빌리티 기기의 사용은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 상황이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스마트폰 사용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많은 부작용들로는 유년기의 상실을 들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이나 학습 방해, 수면 장애, 부모와의 대화 단절, 불안과 우울증 초래, 청소년 사이버 괴롭힘, 포르노와 성인물에 대한 노출 빈도 증가 등을 들고 있는데, 우리는 자녀들에게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여주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p.68
'결정할 수 있는 힘'은 캠페인을 통해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방지함으로써 모든 생명이 양육 준비가 되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다음 세대인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함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 10대 임신과 계획되지 않은 임신 비율이 크게 줄었지만 아직도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p.99
"성폭력은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모두가 성폭력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예방을 위한 개입이다. 이는 매우 작지만 의미 있는 조치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노 모어(No More)'라는 공공 자선단체의 주장이다. 이 단체는 2013년 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기치로 내걸고 정부, 기업, 대학, 지역사회, 개인 등 민관이 참여하는 통합 캠페인을 이끌기 위해 만들어졌다.

<캠페인 인문학>에서는 사회, 문화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세상을 바꾼 100가지 캠페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장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음이 필요하다'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중 2까지 기다리자 캠페인'부터 '대화가 힘이다 캠페인'까지 아이들을 키우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장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중 예술품 만들기 캠페인'부터 '풋볼 케이스 캠페인'까지 성희롱과 성폭력, 아동 폭력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3장 '우리는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에서는 '내 곁에 캠페인'부터 '히포시 캠페인'까지 시각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4장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에서는 남성 사망의 주된 이유로 알려진 건강 문제에 주의를 갖자는 '모벰버 캠페인'부터 안전한 먹거리 보급과 저탄소 식생활 문화 확산을 위한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까지 소개되어 있다.
p.131
1984년 NCSC는 처음으로 '실종 아동 우유갑(Milk Carton)'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우유갑 제조 협회의 도움으로 전국적으로 700여 독립 유제품 업체가 참여했다. 실종된 어린이의 사진과 인적 사항이 수백만 개 우유갑 옆면에 인쇄되어 전국 수백만 학교와 가정으로 전달되었다.
p.164
'두 더 매스' 캠페인은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는 저소득층이 얼마나 열악한 음식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지 시민들이 설문을 통해 직접 생활비를 계산해 보도록 했다. 또 유명인 참가자들이 푸드 뱅크 배급 음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함으로써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을 이끌어내고자 기획되었다.

5장 '나부터 시작하자'에서는 바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육지로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플래닛 러브 라이프 캠페인'부터 주류 구매가 불가능한 청소년들을 대신해 합법적으로 술을 구매하여 제공하는 어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고안된 '스티커 쇼크 캠페인'까지 나부터 시작해야 하는 캠페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6장 '의사를 잊지 마라'에서는 양귀비꽃을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보훈의 상징으로 사용한 '포피 캠페인'부터 스토리텔링의 힘을 활용해 일반인들에게 생생하게 자연 파괴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줌으로써 생태계의 종들이 멸종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협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멸종 다시 쓰기 캠페인'까지 우리가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캠페인은 개인과 공동체의 작은 외침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캠페인 인문학>은 ‘세상을 바꾸는 캠페인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이며, 우리가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캠페인 상황을 비롯해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인물과사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