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처럼 살고 싶어서 - 내 인생 내 맘대로 접고 펴고 오리고 붙이고
안송이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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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종이 한 장을 곱게 접었다 펴고 다시 접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 마리 종이학이 만들어진다. 어렸을 적에는 종이배를 접어 물에 띄어 보고, 비행기는 접어서 하늘 높이 던져보고, 개구리도 접어서 폴짝폴짝 뛰어 보게 하면서 놀곤 했다. 인생도 종이접기를 하듯 접고 접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종이접기를 테마로 자신의 새로운 인생 경험을 이야기한 <종이접기처럼 살고 싶어서>를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에 좋아했던 것들 대신 지금은 전혀 다른 이를 하고 사는구나 하고. 저자는 핸드메이드 글로벌 마켓인 엣시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종이를 접어 팔고 있다고 한다. 한 번뿐인 인생을 재밌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종이접기를 하듯 마음껏 접고 펴고 오리고 붙이면서 나답게, 때로는 나답지 않게 살아보라며 자신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p.21

종이접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 영구에 온 지 4년 차가 되었을 때였다. 뜬금없이 남편에게 선언했다. 이 나라에서 또 한 번 영양사가 되어 보겠노라고. 브라보! 망각의 동물, 그대 이름은 인간이여!

20년 전 나는 여의도 증권회사 사원식당의 영양사였다. 적성에 안 맞는다고 1년 반 만에 때려치웠던 기억은 까맣게 잊은 채 영국 땅에서 그 직업을 다시 입 밖으로 내뱉다니. 대박 결심이었다.


p.26

이상한 일이 또 벌어졌다. 그날 이후 '무슨 일 하지'에서 '무엇 팔지'로 생각이 바뀐 것이다. 머릿속에는 얼마 전 보았던 판매 사이트가 떠나지 않았다. 저기서 장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또렷해졌다. 남편은 옆에서 계속 부추겼다. 밑져야 본전인데 한 번 해봐? 나 진짜 해? 근데 뭘 팔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바뀌었지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고 있었다.



40년 이상 똥손으로 살았다는 저자는 요즘 금손 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손재주가 좋다고 엄지를 치켜든다나. 그녀는 종이접기를 하면서부터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녀의 직업은 종이접기 수공예 작가다. 개, 고양이, 여우 같은 동물도 접고 딱지, 한복, 복주머니같이 한국적인 것도 접는다고.


그러고 보니 1년 전에 종이접기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가 개점휴업하고 서평 채널을 개설했는데 역시 개점휴업 상태다. 종이접기는 나름 자신 있었는데, 영상 편집 초보라 우여곡절이 많았고, 서평은 블로그에 글쓰기에 치중하다 보니 시간을 낼 짬이 없었다.


그런데 저자는 고객들이 보내오는 결혼식 사진을 보고 양복과 드레스를 비슷하게 접은 뒤 액자에 넣어 전 세계인들에게 판다고 말했다. <종이접기처럼 살고 싶어서>는 경력단절 주부였던 저자가 스코틀랜드에서 25개국 사람들에게 950여 점의 작품을 팔며 종이접기 아티스트로 살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p.42

페이스북에서 종이접기를 팔 때 킬트 액자를 가장 많이 주문한 것은 다름 아닌 시어머니들이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줄 선물용 액자를 시킨다. 신부의 엄마가 주문한 경우는 없었다. 킬트가 가문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보통 체크무늬라고 하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타르탄'이라 부른다. 액자를 주문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자기 집안의 타르탄으로 킬트를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p.43

그들의 자부심을 위해 나는 포토샵으로 편집을 했다. 무늬의 일부를 따온 뒤 킬트 치마로 잘 접을 수 있도록 특별한 편집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것을 A4 용지에 출력한 뒤 허리둘레 3cm의 치마로 접어 결혼식 예복을 만들었다. 자기 가문의 타르탄으로 만든 조그만 킬트에 그들은 열광했다.




'꼭 재미있게 살아라.' 고객인 할머니가 손녀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며 적어 보냈다는 이 말은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과도 같다. 그녀는 재밌게 살라는 말을 삶의 가치로 삼고 종이를 접으면서 그 속에서 배운 가치와 나다움을 어떻게 실천하려 노력했는지에 대해 담담하게 적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종이접기를 하듯 사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이 저자의 주문이다. 내 인생은 어떤가 하고 되돌아보니 뭔가 의욕을 잃고 나사 2개쯤 빠져 있는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내 인생을 좀 더 의미 있고, 재밌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렸을 적에 좋아했던 종이접기도 다시 해보려고 한다. 최소한 똥손은 아니었으니 뭔가 재밌고 신나는 걸 접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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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바이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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